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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ㅣ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한동안 책을 읽지 않았더니 감성이 말라버리고 있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책은 내게 그런 것이었다. 지식과 지혜에 대한 배움과 더불어 인간으로서의 감성에 늘 기름칠을 해 준 도구였다.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듯한 느낌, 무조건적인 가벼운 지식만을 습득하기 위해 공부 아닌 공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싫어져서 잠자기 전에 조금씩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왜 내가 20대에 고 장영희 교수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을까. 읽어보았더라면 내가 그저 흥미로만 접했던 문학을 '왜'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영시와 영문학을 통해서 시인들의 사랑과 삶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상에 나왔던 시와 여러 작품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인간에게 가장 고귀한 감정과 행위들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랑'인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고 그리고 사랑에 의해서 성숙해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저 수박겉핥기식으로 학문을 사랑했었다면 지금은 오롯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학문을 사랑하고자 무던히 노력중이다. 그런데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런 내가 무척이나 공감하는 구절을 발견했다.
"그리고 짝사랑이야말로 성숙의 첩경이며 사랑 연습의 으뜸이다. 학문의 길도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짝사랑의 길이다. 안타깝게 두드리며 파헤쳐도 대답 없는 벽 앞에서 끊임없이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그 벽을 허물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승리자가 된다."
-p.155-
꼭 사랑해야 하는 대상이 사람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와 내가 하는 일 그리고 내가 키우고 있는 동물 등등 이 모든 것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만큼 바라지 않고 끝까지 사랑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학문에게 주는 사랑이 그렇듯 이 모든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면 언젠가는 보답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