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
M. C. 비턴 지음, 지여울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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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보는 시리즈이다. 희한하게도 '~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끝나는데 스파케타 시리즈나 해리 보슈 시리즈에 탐독했던 내가 주목할만하다. 무엇보다도 다른 시리즈보다 책의 사이즈가 참 마음에 든다. 이 책 한권을 꽤 오랫동안 읽었는데 어디에 들고 다니기에 부담없는 사이즈라서 좋았다.

 

스코틀랜드의 어느 낚시 교실에서 모인 사람들 중 한 험담꾼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는 이야기인데, 스케일은 크지 않다. 마치 일본 만화 코난이나 김전일 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 혹은 고전 추리물의 느낌이랄까. 사실 스토리에서 굉장한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아직 1권이라서 주인공에 대한 캐릭터가 잘 파악되지 않은 이유와 더불어, 단지 처음이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시리즈가 그랬듯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이 하나 있는데, 많은 책들이 이렇게 작은 사이즈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본 책들은 거의 이런 사이즈이다. 어디서나 읽기 쉬운 무게와 사이즈라면 종이책이 사양될 일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전자책보다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또한 책 값의 거품 또한 빠질 텐데 한국에 있는 많은 책들은 정말 '쓸데없이' 양장이 많고 사이즈가 너무 크다보니 책 값 또한 비쌀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죽음' 시리즈(?)는 책의 외모에 합격점을 주겠다. 그리고 앞으로의 전개가 점점 매력적으로 흐를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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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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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두 번째 책을 먼저 접한 후 첫 번 째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데 갈 수 없는 형편이라서 책으로나마 여행을 떠나고자 여행 책을 맘껏 탐독중인데 이 책은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다. 뭐랄까.... MSG가 잔뜩 들어간 느낌이랄까. 모자(母子)가 세계 여행을 떠나는 독특한 컨셉만을 지닐 뿐 다른 여행서보다 컨텐츠 부분에서는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남들 다 가는 여행 코스를 돌며 그 속에서 어머니와의 에피소드가 곁들여지는데, 마냥 미소 돋는 에피소드만 나열해놓은 조미료 잔뜩 들어간 책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여행가는 거 대단한 일인가? 전.혀. 솔직히 체력과 돈만 있으면 가지 않나? 요즘 같은 세상에 나이가 환갑이 되어도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세계일주가 힘들까? 물론 젊은 사람들보다야 힘들긴 하겠지만 정말 기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다루어지는 건 그야말로 과장이다. 우리 엄마도 이제 나이가 60인데 충분히 여행 다닐 수 있는 체력이다.

 

여행서는 차별화되어야 된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여행지에 대해서 다루거나 오랫동안 한 도시에서 살아본 경험을 풀어놓는 등 참신해야 한다. 이 책은 여행하는 사람이 노모(과연...)와 아들이라는 것 말고 내용은 다른 여행책들보다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 심지어 심각한 에피소드 하나 없는 내용이 짜증날 정도이다.

 

책의 제목처럼 일단 가고 보는 세계여행은 몇 살 까지 가능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점점 수명이 늘어나는 이런 시대에 나이 60은 결코 일단 가고 보는게 무리가 될 만한 나이는 아니다. 이 책은 그저 아들의 효자여행에 대한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에피소드만 나열해 놓은 책에 불과하다. 그래서 너무 달콤하기만 한 도넛을 먹어서 입이 떫은 느낌이다.

 

다채로운 맛이 느껴지는 도넛 같은 여행서야말로 진짜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를 매료시킨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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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었으므로, 진다 -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이산하 지음, 임재천 외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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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갈 때면 마음이 늘 따뜻하고 포근해진다. 나이가 한 살씩 먹어갈수록 각박한 도시보다는 시골이 좋은 것 처럼 점점 고요한 곳을 찾게 된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우리 가족과 절은 늘 함께였다. 도심 속의 작은 절에 있는 유치원을 다니며 늘 명상하고 불경을 읊으며 지냈었고, 부처님오신날에는 여러 신도들과 함께 등을 들고 시내를 함께 돌기도 했다. 학교를 다니게 되며 발길을 끊게 되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내 마음 속의 고향과 같은 그 곳에 요즘도 자주 들리신다고 하신다. 그때는 몰랐지만 조금씩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살게 되니 그 때가 참 좋았구나 싶다. 그 무렵에는 가족여행을 참 많이 했었는데, 아빠 차를 타고 국내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여러 절을 여행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당시에 성철스님이 입적하신지 얼마 안된 때에 아빠 손을 잡고 성철스님 사리를 보러 갔던 것이다. 또 통도사에서 엄마와 함께 신자들이 함께 하는 행사에 참여했던 것도.. 아련할 뿐이다. 

 

얼마 전에는 양양의 낙산사를 찾았다. 작년 첫 해를 낙산해수욕장에서 봤었는데, 엄청나게 추운 날 정말 갑작스레 밤을 새며 첫 해를 보고 속초 시장에서 만두국을 먹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재미있는 추억이다. 그 때는 강아지와 함께라서 절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에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포켓몬 게임을 할 수 있는 이유로 다시 찾았다. 정말 오랜만에 절에 오게 되어 그 때 느낀 감회가 어찌나 새롭던지. 더군다나 걸어도 끝이 없을 정도로 넓은 절을 돌아다니며 연신 감탄을 남발했다. 그러나 이 모든 감탄을 무색하게 하는 게 바로 유료 입장권이다. 도대체 왜 입장권을 받는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낙산사에 절을 하러 갈 때 마다 돈을 일일이 바치고 들어가야 되는건가? 자고로 절은 그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야 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곳은 절의 내부에도 관광객을 위한 카페가 있고 온통 관광객만 넘쳐나는 모습을 보니 절이기 전에 관광지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부모님과 함께 절을 다녔던 그 때 그 느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저자가 국내의 여러 절을 다니며 쓴 책인데, 시인이기에 시적인 표현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아서 사실 책장이 잘 넘어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책의 마지막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세월호 사건 당시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국내의 여러 스님들이 세월호 현장으로 바로 달려가서 유가족들을 위해 죽을 쑤어서 나르고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진도 앞바다를 다시 찾아서 여전히 기도를 한다는 걸 알게 되고 정말 감동과 감사함을느꼈다.

 

절은 내게 마치 귀소본능과 같은 마음을 느끼게 한다.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힘에 부치고 절망적일 때 찾아갈 수 있는 집같은 절을 찾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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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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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을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잊을 수 있을까? 그날 회사에서 잠깐 인터넷으로 한 여객선이 바다에서 침몰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배 안에는 몇 백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고 했다. 텔레비전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인터넷 뉴스로 봤던 신문 기사의 실시간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그 큰 배가 서서히 바다로 침몰해 들어가는 것을 국민이 눈 뜨고 지켜보았다. 곧이어 뉴스에서 '전원 구조'라는 기사를 봤다. 나는 그 때에도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배가 저렇게 침몰하고 있는데도 주변에서 구조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수 백명의 승객을 구조했다고? 아니나다를까. 곧이어 오보임이 밝혀졌다. 오보라는 건 즉, 그 수 많은 생명들이 그 날 그 시각에 국민들이 배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걸 보고 있던 그 순간에 죽어갔다는 것이다. 글로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황당할 따름이다. 어떻게 그 누구도 구조할 수 없을까. 그렇게 큰 배가 침몰하였는데 말이다.

 

사실 나는 세월호 참사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 분향소도 한 번 찾아가보지 못했다. 늘 나 자신이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말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은 이 나라에서 아무리 정의를 찾아 울부짖어도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이라는 조직부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까지 부조리함과 불합리함이 산재해있지 않은가. 그런 걸 깨뜨려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함을 안다. 그런데 기성세대 중에서도 기득권을 가진 수구 꼴통들은 바뀌지 않는다. 이들이 존재하는 한 젊은 사람들이 내던진 계란은 그냥 깨지고 만다. 30년 가량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느낀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요즘 청춘들은 고생 할 줄 모른다는 기성세대가 있는 한 대선 때면 무조건 '1번'을 뽑으니 나라가 이렇게 될 수 밖에. 대통령이 주도해서 돈과 권력으로 모든 건 통한다는 걸 보여준 국정농단이라는 극단적인 세태에 지금 젊은이들이 수구 꼴통들이 뽑아 놓은 무능한 인간의 뒤치닥거리를 다 해야 한다. 정말 살면 살수록 환멸이 느껴지는 나라이다.

 

늘 나 스스로도 살아가기가 버겁다보니 이렇듯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점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했던 것은 고작 강남역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남기기 단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간혹 그 후에 올라오는 관련 뉴스들을 보고 서서히 잊던 중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말이다.

 

한 마디로 <거짓말이다>는 그 당시 희생자들을 배에서 꺼낸 민간 잠수사 이야기이다. 4월 16일 민간 잠수사들이 어떻게 사고 발생 지역에 가게 되었고, 어떤 과정으로 희생자들을 데리고 올라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이 담겨져 있다. 가장 충격적이고 비극이었던 것은 바로 그 후 그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당시에 민간 잠수사가 한 명 사망하게 되었는데, 아무런 과실이 없던 다른 잠수사를 검찰이 피고인으로 수사하게된다. 이해할 수 없는 국가의 행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낸 사람은 바로 고 '김관홍' 잠수사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얼핏 뉴스로만 접했던 사실들이 모두가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정부의 행태로 인한 김관홍 잠수사의 죽음은 뒤늦게 내 마음에 분노가 되었다.

 

책을 덮고도 이렇게 마음이 무거웠던 적은 없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거짓으로 덮어버리는 이 나라에서 살면서 분노를 하는 것 조차 지쳐간다. 언제쯤이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정의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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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2
태원준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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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가족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었다. 지금은 사실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때가 그리운 것은 지금보다도 훨씬 젊었던 부모님의 모습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해가 갈수록 부모님이 늙어가는게 부쩍 보인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겉으로는 티내지 않지만 늘 부모님의 건강이 염려된다. 아무래도 맏이로 살다보니 지금까지 내 생활패턴은 학교나 회사 혹은 친구와 같은 외부적 요소보다는 철저히 가족 위주였었다. 부모님 또한 맏이인 나를 가장 의지하신다. 특히 엄마는 지금도 늘 내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는다.

 

여행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는 나지만 사실 엄마랑 둘이서 여행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늘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즐거움은 버린 채 살아오신 분이라서 여행을 가도 즐기실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다. 그런 내가 어쩌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심은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 엄마도 사람이고 인생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데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해서 착각했던 건 아닐까. 저자는 어머니와 무려 10개월을 배낭여행을 했는데 지금의 우리 엄마와 나이가 같은 저자의 어머니 또한 일생을 작은 가게에서 일만 하시다가 환갑이 되어서 세상 밖으로 배낭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아들보다 더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 스스로가 얼마나 불효녀인지 느끼게 되었다. 아빠는 올해가 환갑인데 이렇다 할 기쁨 한 번 준 적이 없어서 늘 마음 한 켠이 아린다. 나는 늘 '나중에'를 연발하며 언제까지나 부모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있을거라 믿고 있는건 아닐까. 이성적으로는 아니라는 걸 알지만 늘 마음은 스스로 이를 부정한다.

 

이 책이 다른 여행책과 다른 것은 바로 '엄마와 아들'의 10개월간의 배낭여행이라는 독특한 소재 때문이다. 여행을 했던 당시에는 카우치서핑이라고 지금의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숙박 시스템이 있었는데 모자는 여행 내내 카우치서핑을 이용했고 호스트들이 하나같이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가끔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은 MSG를 과다하게 넣은 요리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모자의 여행이야기가 늘 즐겁고 좋은 일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은 그렇지 않다. 물론 세계 어디를 가도 나이든 어머니와 아들의 여행에 흐뭇한 마음을 안 느끼는 사람은 없겠지만 지나치게 좋은 모습과 뻔한 여행지만을 다루어서 다소 아쉽다.

 

남동생이 나랑 아홉 살 차이가 나는데 집에는 남동생이 태어나기 전 가족사진 밖에 없다. 동생이 태어난 후에는 이렇다 할 가족여행을 가 본 적이 없다는 의미이다. 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는데 더 이상은 미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에게 더 충실한 것은 내 의무이자 숙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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