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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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본 최고의 서스펜스 작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작품속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얼마전에 읽었던 '모방범'에서 또한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이 책 <마술은 속삭인다>에서는 더더욱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그 아버지만을 기다리는 어머니 아래서 자란 마모루는 아버지가 사라짐과 함께 그런 아버지가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죄로 인해 다른 여자와 도망간 것으로 믿고 자란다. 어머니는 끝까지 그런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채로 세상을 뜨게 되고, 홀로 남겨진 마모루는 이모집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어느날 택시운전사인 이모부의 차에 한 여성이 달려들어 죽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마모루는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버지의 행방불명의 진실 또한 알게 된다.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해준다는 것은 크나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용서'를 이용해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이끌어내고 독자들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한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에서 결국은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미야베미유키 작품의 특징이 아닐까.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미야베 월드 시리즈를 포함해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보노라면 참으로 많은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면서도, 그 작품 하나하나가 어느 것 하나 뒤처지는게 없다고 느껴진다. (다만, '이코 - 안개의성'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다른 미야베월드 시리즈도 찾아서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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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5-1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 괜찮죠^^

미미달 2007-05-1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괜찮죠. 휴머니즘 ^ㅡ^ 감사합니다.

속삭이신님 아 그래요? 이코 - 안개의 성 보셨나요?
정말 맛 없는 음식 억지로 먹은 듯한 기분.
이렇게 책을 재미없게도 쓰는구나 싶어 미야베 미유키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작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모방범은 짱이었죠. 그야말로. :)
 
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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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도서관에서 1권만 빌리고 나서 왜 2,3권을 함께 빌리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아무리 미야베 미유키가 쓴 책이라도 두께에 질려 금방 읽을 수 없으리라 속단해버렸던 것이다. 예상과 달리 이토록 두꺼운 책이지만, 긴장감과 스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그 어느 얇은 책 못지 않게 금방 읽어버리고 2권이 빨리 읽고 싶어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젊은 여성만을 노리는 끔찍한 연속살인사건으로 인해 일본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이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의 가족에게 직접 접촉해서 그들을 우롱하는 악랄한 짓을 해서 더더욱 그들을 아프게 한다. 어느 순간 우연치 않은 사고로 인해 범인은 죽고, 이로인해 사건은 해결되어가는듯 보이지만 이는 거짓에 불과할 뿐, 일본 국민들은 이 사실이 거짓인지 차마 깨닫지 못하고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사건의 범인에 대한 진실은 더더욱 미궁에 빠진다.

  이 책의 한 권이 이리도 두꺼운데 총 세 권이나 되는 까닭은 바로 연쇄살인사건의 처음부터 범인이 밝혀지고 나서도 한참이나 꼬인실이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실은 너무나도 심하게 꼬여있기에 그만큼 쉽게 풀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의 세상을 무대로 한 잔인한 연극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겨났으며, 그 희생자와 관계된 사람들 또한 살아가면서 얼마나 큰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지, 우리는 간혹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 보면서 그들의 아픔을 쉽게 가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희생자의 가족의 심정이 어떤지를 알게 된다면 앞으로 실제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을 예전처럼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책에 나왔듯 그들에게 있어 살인마에게 희생된 희생자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만약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이 말이 그들의 심정을 한마디로 축약할 수 있는 듯 싶다. 

  미야베 미유키의 팬이 되고, 고대하던 이 책을 읽고 나니 더더욱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스토리 속에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와 또 인간의 나약함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그녀의 범죄소설을 읽고나서 느끼는 것은 재미속에 숨어있는, 세상과 그 틈에서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씁쓸함인 것이다.

(* '모방범'을 책 제목으로 한 것은 그닥 책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다른 멋진 제목이 더 있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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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The Max! 5집 - Returns - 아웃케이스
엠씨 더 맥스 (M.C The Max) 노래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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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소 엠씨 더 맥스의 노래를 즐겨듣는 편도 아니고, 몇몇 곡들을 제외하고는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번 앨범은 정말 완벽이다. 음반시장이 침체라고 해도 이렇게 잘 만든 앨범이 있으면 사람들은 절로 사게 마련이다. 이런 앨범이 흔치 않기 때문에 침체이겠지. -_ -

암튼 Rock적인 요소가 이번 앨범에 더더욱 많이 가미되어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짱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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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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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관련 미스터리는 보지 않고도 일단 재미있다는 선입견이 지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 또한 출간되었을 적 부터 무척이나 읽고 싶었고, 읽어보니 역시나 재미있긴 하다. 그러나 여기서 재미있다는 것은 독특하게도 추리가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다. 미스터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자체에는 후한 점수를 주기가 망설여진다. <명탐정 코난> 혹은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나 봄직한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을 한 명씩 심문하고 배제시킨 결과 마지막에 범인을 지목한 것은 단순하고도 뻔한 레파토리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이 그럼에도 재미있는 것은 바로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다. 미스터리 소설임에도 쿡쿡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공중그네'의 이라부를 능가하는 엉뚱한 캐릭터의 맹활약이 미스터리소설을 단숨에 엔터테인먼트로 바꿀만큼 재미를 선사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외과의사들만의 고뇌, 대학병원에서의 권력투쟁을 직접 의사로 몸담고 있는 작가가 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뿐 아니라 독자에게 더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하얀거탑>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두 소설 모두 일본 메디컬 소설 속 대학병원의 권력투쟁을 적나라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왠만해서는 진지한 면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나름 논리를 앞세우며 제 몸을 아끼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로지컬 몬스터 '시라토리'. 스카페타 시리즈의 마리노 만큼이나 애착이 간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두 편 나와있는데, 아직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하루 빨리 시라토리의 또 다른 활약을 볼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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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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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한국 문학에서 그려지는 여성들의 도발은 기껏해야 '불륜' 정도에 불과했다. 그것은 이제 너무 식상해져 버려서 심지어 도발이라는 느낌마저 사라져 버렸다. 왜 현실과 달리 문학에서의 여성들은 아직까지도 한껏 움츠려져 있어야만 하는 걸까? 좀 더 당당해질 수는 없는걸까? 한국 사회가 그리고 한국 역사가 여성을 약자로 몰아세웠지만 현대에 이르러 여성은 예전의 그 여성이 아님을 말해줌에도 왜 문학에서만큼은 여성을 아직도 보호하려고만 하는 걸까?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바로 그런 여성들의 도발을 아주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더 이상 여성들은 예전의 문학속에서 그려진, 아니 문학뿐만이 아닌 현실에서 보여준 소극적인 한국의 여성상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속에 나오는 여성들은 선하지 않다. 이들은 악함속에도 사회에 순응하려는 이해타산적이고 속물적인, 한마디로 철저히 사회화되었기에 어쩌면 이는 도발로 보기보다 현실에 적합한 여성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테지만, 이를 '위장'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어떨까? 실제 책의 해설자는 이는 여성들이 현실에 타협하면서도 도발을 하는 것은 결코 순응이 아닌 반항이라고 했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장치는 '위장'이라고 했다. '위장'으로 저항을 한 것은 아주 현실적인 도발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때까지 꿈꾸었던 낭만적 사랑이란건 당최 무엇일까?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닐까. 완벽한 왕자님이 나타나 그에 비해 무엇 하나 부족한 여자를 거두어주는 스토리.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드라마에서는 그때그때 스토리만 바꾸었을 뿐이지 주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이런 드라마를 수도 없이 방영해주면서, 그리고 여성들은 그런 드라마를 수도 없이 보면서 얼마나 많은 헛된 꿈을 꿀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좌절을 하겠는가? 진정한 낭만적 사랑은 아직까지도 이런 사랑임을 사회가 획책하고 있다.

  그럼 이 책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이상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알 정도로 진부하기 짝이 없고 당연하다. 그럼 이 책은 여성이 어떻게 도발해야 하는가를 보여준걸까? 대한민국에서 여성들은 도대체 어떻게 도발을 해야 드센 여자라는 말보다도 현명하고 강한 여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걸까? 대한민국에서 여성들이 낭만적 사랑을 꿈꾸기에 아직도 그들은 한없이 약해져야만 하는 아이라니하고 희한한 존재들이다. 언제쯤이면 여성들이 진정한 도발을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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