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라고 하면 좋을까? 정말 유치하고 뻔하며, 시간이 아깝다고 여겨지는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오쿠다 히데오 하면 역시 이라부인데 이라부 없는 그의 소설은 역시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라피포'로 이미 확인했지만, 이 책으로 한번 더 확인하는 정도 밖엔 안 될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에게 '스텝파더 스텝'과 '이코-안개의성'과 같은 책이 독자로 하여금 실망하게 한 것과 다를 게 없다.

한밤중에 행진은 10억엔을 둘러싸고 무척이나 다르고도 독특한 세 명이 돈을 차지 하기 위해 함께 모험을 하는 스토리이다. 돈에 눈이 멀어 투자하는 척하며 뒤통수치고 훔쳐갈 이들과, 또 돈에 눈이 먼 야쿠자와 싸우고, 도망가고 뒤쫓고하며 우여곡절을 겪는 이런 스토리는 삼류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재미없고 식상한 스토리이다. 그리고 어설픈 감동으로 소설의 결말을 맺는 것 또한 우습게 느껴질 뿐이다.

이라부를 두고 외도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확실히 별로일 수 밖에 없는가? 그는 이라부 없이는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없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의 다른 작품도 많이 접해보지 않고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Feeling - Twelve Stops And Home [ISLAND 50주년 캠페인]
The Feeling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나처럼 락에 열광하는 이가 있다면, 그냥 아무 말 없이 The Feeling의 음악이 나오는 이어폰을 귀에 꽂아주고 싶다. 눈을 반짝거리며 무언가를 발견한 듯한 그 놀라운 표정을 열에 아홉은 분명 짓게 될 것이다. 그 정도로 놀랍고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음반이며, 나에게 아주 꼭 맞는 비싼구두와 같은 최고의 명반이다.

몇몇 곡은 우리 귀에 익숙할 수도 있다. 트랙 3번의 'Fill My Little World'는 이미 CF를 통해 익숙할 것이고, 5번트랙의 'Sewn' 역시 익숙하다. 눈물 날 정도로 훌륭한 곡이다보니, 이런 보석 같은 곡은 이미 The Feeling의 음반을 즐겨 듣고 그들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널리 전파하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이 음반을 제외한 나머지 두 음반은 싱글음반이다보니, 강추할 음반이 이 음반 밖엔 없지만, 2006년 혜성처럼 나타난 이 신인그룹을 앞으로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들이 다른 음반을 들고 나올 때 까지 귀가 닳도록 이 음반으로 만족할 수 밖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몽드 포어 타이트 클렌징 폼(모공 청정 클렌징폼) 150ml
아모레퍼시픽[직배송]
평점 :
단종


클렌징 폼에 대해서 신경써서 구입하지 않는 편이기에, 주로 저렴하고 양이 많은 것을 써왔었다. 고로, 1+1인 참존 POINT만 쭉 쓰다가 배송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보다 훨 비싼 바로 이 제품, 마몽드 포터 타이트 클렌징 폼을 구입했다. 처음 세수할 때 클렌징폼 속에 캡슐이 함유되어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게다가 세정력이 대단할 것 같은 느낌의 상쾌한 향까지 ! 녹차향에 익숙해있던 나였는데, 가끔은 이렇게 화장품을 바꿔볼만도 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말그대로 모공 수축을 내세우는 클렌징폼인데, 아직 확실히 효과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클렌징폼 하나로 그런 효과를 누리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듯 싶다. 허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쁘지 않은 클렌징폼이라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피부도 자연히 건조해지는데, 특히 건성피부이신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모공 넓고, 피지 분비가 많은 지성피부에 알맞은 클렌징 폼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자신의 솔직한 성(性)경험,성 고백 그에 대한 생각들을 쓴 책을 출판해서 한 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배우는, 그녀가 모두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져 갈 무렵 자신의 언행에 대해 후회를 한다는 고백을 얼마전 모 잡지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보았다. 그녀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파격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알 수는 없지만, 결국 그녀도 하나의 커다란 괴물 앞에 무릎 꿇은 모습을 보고는 철없는 청년의 객기로 치부하게 되는 어떤 통쾌한 느낌,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씁쓸한 느낌 또 그녀가 한 것과 같은 감행은 자신을 파국으로 몰고 갈 뿐이라는 걸 바라보고, 안주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어떤 다행스러움의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졌다.

체제 속에 순응한다는 것은 성공을 위한 필수전제이다. 때문에 이 체제를 벗어난다는 건 대단한 모험일 수 밖에 없다. 이는 즉, 체제를 벗어난 후 그 용기있는 누군가는 극과극의 결과로밖에 향할 수 없다. 성공했다면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 있겠지만, 실패했다면 터무니 없는 이상주의자, 몽상가로 치부될 수도 있다. 벗어난 체제에서 성공하기란 실패하기보다 어렵다.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체제라는 울타리 속에서 만족하고 싶어한다. 한번뿐인 인생에서 영웅 혹은 실패자 둘 중 하나가 되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지만, 그런 불편한 인생을 살아갈 만큼의 용기는 어쩌면 나이와 반비례하는지도 모를일이다.

정이현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그녀가 젊은 작가이기 때문이다. 한국소설을 많이 읽지 않기때문에 작가들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소설이란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몫들 중의 하나를 차지하고, 이는 자연히 독자로서 비슷한 세대를 걷고있는 작가들에게 더욱 끌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때문에 많은 젊은 독자들이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정이현을 좋아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그녀가 여성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 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나이의 거의가 내가 아직 인생에서 거쳐온 나이가 아니고, 그로써 그 연령대에 흔히 겪게 되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가령 취업, 결혼, 출산 따위를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주인공들의 그런 고민을 안게 된 내면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같은 여성이기에, 그리고 정이현이 겪어 온 삶의 경험이 사실적인 서술에 대한 힘을 부여했기에 공감대 형성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녀의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와 어찌보면 다를게 별로 없어보인다. 체제에 순응하면서도, 우리에게 불편한 무언가를 따끔하게 지적하는 듯한 느낌은 그것과 다르지 않다. 다만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과 생활환경의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는데에 좀 더 발전적인 면이 보인다. 단편 하나씩을 읽을 때마다 묵직하면서도 쓰고도 떫은 그런 과일을 씹은 느낌이었다.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이게 모두 우리의 자화상이자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명치를 타격받은 이 느낌은 오래토록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소설이란 이렇듯 우리에게 이런 불편함을 주면서도 나의 내면을 다시금 돌아보게끔 하는 역할로서 진정한 사명을 수행하는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좋은 소설을 읽었더니 나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거기에다 정이현의 소설은 재미까지 있으니 며칠간 즐거운 여행을 다녀 온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사실 난 아직도 맘을 다스릴 줄 모른다. 원래 인간이란 한없이 모순된 존재이면서도 간사한 존재가 아니더냐...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며 세상을 살아가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스물두해를 살아왔기에, 살아오면서 나름의 삶의 지혜를 다소나마 얻었고, 그 지혜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있지만, 부딪치면서 지혜를 터득하기보다 책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가르침을 배우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 이것이 내가 책을 읽는 이유들 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너무나도 흔한 내용의 자기계발서와 지혜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언뜻보면 이 책도 별반 다를바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책들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 조금은 다르다. 저자는 누구나가 그렇듯 야심있는 젊은이로 인생을 살다가 서른 중반에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가 된다. 그는 평생을 휠체어 신세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쯤되면 누구나 괴로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큰 고비를 넘기고 휠체어로 세상과의 소통을 하게 된다. 하지만 두번째의 큰 슬픔이 닥쳤으니, 그의 손자인 샘이 자폐증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바로 이 책이 손자 샘에게 줄 그의 휠체어를 타고 바라본 세상과 사람 그리고 자아에 대한 지혜의 가르침을 묶은 책이다. 어쩌면 그가 보통 사람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었기에,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보통 사람들이 정의내리는 성공을 위해 달려가느라 이런 성찰의 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자연히 이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종잡을 수 없는 나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격변하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고, 그 증상이야말고 지극히 정상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스스럼없이 그 감정을 받아들이다보면 언젠가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런 열린 마음이야말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던 나였는데, 조금은 스스로에게 관대해질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혼란을 느끼는 내 모습을 보고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인간이라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느껴졌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이 책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생을 살아본 느낌이 어떠냐고 누군가 내게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매우 재미있고, 즐겁다 혹은 너무나도 힘들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둘 다 일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 자신의 삶을 관조할 수 있을때가 되면 또 어떨까... 인생을 항해, 소풍, 여행 등 매우 그럴듯한 무언가에 비유하지만, 사실 지금 내가 느끼는 인생은 쉽지가 않다. 수많은 경쟁의 문턱,그런 모든 경쟁의 목적인 부와 명예로 느끼는 우월함과 어쩌면 그로 인해 느끼는 행복... 경험해보지 못한 이런것들을 추구하기 위해 지금 난 나를 바로 바라보지 않고, 그런 시간마저 아까워하고 있으며 수없이 요동치는 감정을 바로 보고 다스리는 시간 또한 낭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요컨대 난 아직도 어른아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아이였던 내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성장시켜준 것 같은 영양제 같은 존재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