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 - 개정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영호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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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 백수들은 그들이 잘나지 못해서 취업이 되지 못하는걸까. 분명 바늘 구멍만한 취업문을 통과한 사람보다 그런 이유로 취업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책의 제목 그대로 전 세계가 '노동의 종말' 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해왔고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온 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이 노동자로서 일해 온 자리에는 이제 기계가 차지하고 있다.

5부로 나누어진 각 챕터는 사실상 비슷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제조업이 기계화되면서 해고된 많은 노동자들이 서비스업의 노동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는 낙관론조차도 금세 좌절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것이 전산화되고 기계화되고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여유가 생기고 자유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레져를 즐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가 막연히 꿈꿔 온 유토피아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 또한 금세 좌절될 수 밖에 없다. 노동을 전제로 한 자유가 아닌 이상 그것은 그저 인간의 자존심을 짓밟는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하게 만드는 것 뿐이다. 이런 혼란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지금도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정말 말그대로 제레미 리프킨이 예상했던대로 흘러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소름이 끼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안이다. 노동시간단축을 중요한 대안으로 주장했는데 이는 한 사람이 많은 노동을 하는 방식을 좀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일을 짧은 시간 안에 하는 효율성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이루어지기가 힘들다. 그 어떤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업에서는 최대한의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비인간적 제도에 불과하고 시간분할노동이 국가 경쟁력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쉽게 이루어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끔찍한 현실을 좀 더 좋은 방법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과연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한 기계화와 전산화가 지배하는 지금을 유토피아라고 할 수 있을까. 삶의 질이 나아지는만큼 인간이 도구화되고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하는 이 시대를 우린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며 또 어떻게 타개해야 하는 것일까. 적절한 대안만이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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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책 낙천주의자의 무규칙 유럽여행 - 노플랜 사차원 정박사의 두 번째 여행에세이
정숙영 지음 / 부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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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가가 낸 첫 여행기가 나의 몇 없는 소장 여행서 중의 하나이다. 선물로 받은 책인데 사진이 거의 없는 특이한 여행책임에도 아주 코믹함이 곁들여져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또 유럽을 잊지 못하고 여행을 가셔서 두 번째 책을 내셨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아주 멋진 사진이 곁들여져 조금 여행 책 다워졌다.

요즘은 여행 책이 너무 많아서 남들이 흔히 가보지 않는 곳을 가거나 흔한 곳을 가도 제 각각 나름의 감상과 개성있는 구성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 보다 그냥 쉽게 읽을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의 얄팍한 문체로 웃음을 자아내는 특성 뿐, 장소는 정말 전 세계에 유럽 여행 좀 했다 싶은 여행객들은 모두 한 번씩 가보았을만한 곳을 여정으로 삼았다. 그래서 흔하디 흔한 유럽 여행 책에서 느끼지 못한 독특함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자칭 런던홀릭이기에 이 책에서 상당히 비중을 둔 런던에 또 다시 매혹되어버렸다. 사실 저자의 말대로 런던은 지극히 심심하고 특징 없는 도시임에는 틀림 없다. 혹자는 유럽이 아시아보다 잘난 것은 실상 잘났다고 여기게끔 하는 '포장'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런던이 그 대표적 도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보면 볼수록 은근히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는 점에 저자와 심히 공감을 나누고 말았다. 

제법 여행을 많이 다녀도 인간인 이상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는데도 저자가 딱할 정도로 심한 실수를 많이 해서 아이러니하게 책에 재미가 더해졌다. 분명 실수를 밥 먹듯이 하는 내가 유럽을 가도 저자 못지 않을테지만 그런건 차치하고라도 그냥 떠나고 싶다. 유럽의 향기를 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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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시스 손상집중 클리닉 트리트먼트 - 200ml
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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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시스 제품은 옛날 옛적에 써 본 후 절대 안 쓴다. 일단 특유의 냄새가 너무 싫고 샴푸가 세정력이 놀라우리만치 형편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 샴푸는 '려'를 쓰고 있는데 트리트먼트는 거의 다 써서 하나 마련해야 하는 김에 가장 저렴한 케라시스를 오랜만에 구입해보았다.

샴푸가 좀 저질같지만 트리트먼트는 두피에 직접적인 자극이 되지 않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써보았는데 역시 그 특유의 싫은 향기는 여전하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 때 염색을 해서 안 그래도 머릿결이 가늘고 약한데 더 심각해져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드디어 나의 원래 머리색을 찾게 되었다. 그 후 절대 염색을 하지 않고 미용실에서 정리를 하니 나름 머릿결이 좋아졌는데 트리트먼트 관리까지 하니 더욱 괜찮아진 것 같다. (지속되는 드라이로 인해 또 다시 나빠지기 시작하지만)

사실 손상집중 클리닉이라는 명칭을 쓸 만큼 큰 효과는 없지만 트리트먼트를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게 조금은 더 머리를 차분하게 해 준다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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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큰 퍼퓸 파우더 팩트(오리지널) - 20g
이넬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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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를 잘 안 쓰는데다가 너무 관리를 소홀히 해서 종종 깨버린다. 이 참에 마몽드를 버리고 새로운 팩트를 하나 마련하려고 하는데 어떤 제품이 좋은지 몰라서 상품평과 베스트셀러 상품을 쭉 보고 대충 하나 지른게 바로 이것. 입큰이라는 명칭을 어디서 들어본 듯한 느낌이긴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촌스럽기 그지 없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 팩트 케이스에 IPKN New York이라고 되어 있길래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해외브랜드인가 싶어 나름 좋아했었는데 설명서를 보니 New York 스타일을 추구하는 국내 브랜드란다. 대략 어이없음. 뉴욕스타일은 또 무엇이며 그 많은 뉴요커들의 다양한 인종과 스타일에서 하나의 획일화된 스타일을 찾기란 어려울텐데 그저 뉴욕하면 멋있을 것 같아서 대충 붙여놓은 것 같아 코웃음만 날 뿐이었다.

여하튼 이때까지 싸구려 팩트만 써서 그런지 팩트에서 향기가 나는 점에 심히 놀랐다. 완전 향수를 들이부은 듯한 상콤하고 아름다운 냄새가 나서 팩트를 열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또 같이 온 베이스 또한 뭐 그냥 쓸만하다. 내가 피부가 매우 흰 편이라서 혹시 피부색과 맞지 않으면 어쩌나 싶어서 상품평을 꼼꼼히 읽어보니 화사한 효과가 크다고 해서 질렀는데 역시 그거 하나는 인정해준다.

돈이 쪼들려서 개강 기념으로 대충 산 팩트이지만 팩트를 많이 안 쓰고, 나처럼 형편이 궁한 사람이라면 이 제품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좋은 브랜드의 비싼 제품이 확실히 다르니 조금 더 투자하는게 더 현명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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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낭 속의 영국 남자
노시은 지음 / 안그라픽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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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 떠오른다. 인터넷에서 만난 영국남자를 만나러 정말 영국으로 가다니. 가까운 나라도 아닌 여덟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그 섬나라를 그저 신상만 조금 아는 전혀 만나본 적이 없는 영국남자를 만나러 떠난 것이다. 이 책은 이 한국여자와 영국남자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런던 외곽의 브릴이라는 곳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와 함께 런던 곳곳과 스코틀랜드 및 아주 간략히 일본,우리나라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나처럼 영국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여행기보다도 이 둘의 사랑 아닌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빈약한 서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무모한 한국여자에게 있어 영국남자가 생각보다 신사적인것이 아닌 것을 보고 모든 영국남자가 신사는 아니구나라는 엉뚱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영국 여행책에서 하나같이 언급하는 스코틀랜드가 같은 영국임에도 언어가 달라서 알아듣기 힘들 정도이고, 문화적인 부분도 많이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 속에서의 스코틀랜드 여행기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이 책에서 그린 여행다운 여행은 스코틀랜드 여행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찬란할만큼 슬픈 러브스토리이다. 그 배경이 영국이라니, 저자에게 영국은 이제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떤 기억이든 함께 한 사람이 자기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따라 추억 속 배경에 대한 느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모하게 영국까지 간 저자의 젊음과 용기가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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