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책 낙천주의자의 무규칙 유럽여행 - 노플랜 사차원 정박사의 두 번째 여행에세이
정숙영 지음 / 부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작가가 낸 첫 여행기가 나의 몇 없는 소장 여행서 중의 하나이다. 선물로 받은 책인데 사진이 거의 없는 특이한 여행책임에도 아주 코믹함이 곁들여져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또 유럽을 잊지 못하고 여행을 가셔서 두 번째 책을 내셨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아주 멋진 사진이 곁들여져 조금 여행 책 다워졌다.

요즘은 여행 책이 너무 많아서 남들이 흔히 가보지 않는 곳을 가거나 흔한 곳을 가도 제 각각 나름의 감상과 개성있는 구성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 보다 그냥 쉽게 읽을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의 얄팍한 문체로 웃음을 자아내는 특성 뿐, 장소는 정말 전 세계에 유럽 여행 좀 했다 싶은 여행객들은 모두 한 번씩 가보았을만한 곳을 여정으로 삼았다. 그래서 흔하디 흔한 유럽 여행 책에서 느끼지 못한 독특함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자칭 런던홀릭이기에 이 책에서 상당히 비중을 둔 런던에 또 다시 매혹되어버렸다. 사실 저자의 말대로 런던은 지극히 심심하고 특징 없는 도시임에는 틀림 없다. 혹자는 유럽이 아시아보다 잘난 것은 실상 잘났다고 여기게끔 하는 '포장'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런던이 그 대표적 도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보면 볼수록 은근히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는 점에 저자와 심히 공감을 나누고 말았다. 

제법 여행을 많이 다녀도 인간인 이상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는데도 저자가 딱할 정도로 심한 실수를 많이 해서 아이러니하게 책에 재미가 더해졌다. 분명 실수를 밥 먹듯이 하는 내가 유럽을 가도 저자 못지 않을테지만 그런건 차치하고라도 그냥 떠나고 싶다. 유럽의 향기를 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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