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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2005년이었던가?)에 이어 올해 다시 경쟁사의 위세를 감상하고 나니 입맛이 다 떨어진다. 이대로는 안되겠지만 이대로여서 안되겠다는 건 주장 아닌 절망이겠기에 한 점의 그 무엇이면 반전하리라. 여기저기 이리저리 쑤석대는 거 밥값이겠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라 믿는다. 

1시간 분량의 일감을 6시간째 쥐고 앉았지만, 엑셀 한 셀이 무겁다. 자전거 뒷타이어는 빵구나버렸고, 날아간 하루 2시간 자출의 아쉬움은 일요일 밤보다 더하다. 이건 다시 쥐어야겠다. 현찰이니 챙겨야 한다. 내일은 기어이 고쳐야지.  

사생결단 안 하겠다. 오래 안 가더라. 되지도 않더라. 

균형이 늘 그립다. 가진 적 없으니 소망한다고 해야겠지만.
사생결단 저 위에 균형이 있다는 거, 극한의 정신세계라는 거 모르진 않았지만, 균형감각 할 때의 균형으로 사용하는 건 솔직히 얄미웠었다. 걸핏하면 사생결단하는 자가 힐난할 바는 못되지만.

프레시안에서 소개받은 노래 하나 따라 불러보고 눈 붙이고, 새벽에 회의준비! 변변한 답은 준비못했지만.


영산(靈山) -김광규

내 어렸을 적 고향에는 신비로운 산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올라가 본 적이 없는 靈山이었다.

靈山은 낮에 보이지 않았다.
산허리까지 잠긴 짙은 안개와 그 위를 덮은 구름으로 靈山은 어렴풋이 그 있는 곳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靈山은 밤에도 잘 보이지 않았다.
구름없이 맑은 밤하늘 달빛 속에 또는 별볓 속에 거무스레 그 모습을 나타내는 수도 있지만 그 모양이 어떠하며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 靈山을 불현듯 보고싶어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내려갔더니 이상하게도 靈山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이미 낯설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산은 이곳에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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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아닌 곳은 드물었지만, 꽉꽉 들어찼다고 하기엔 20cm가 부족했다. 적설량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등산인구는 늘었으니 다지고 다져져 맨얼음 저리가라 할 구간이 적지 않았다. 인적 드물어 푹푹 빠지는 서북능선은 반갑쟎지만, 적설량 많은 주능선이 발에 선사하는 느낌은 오묘한 데가 있었다. 보드라운 흙길보다 푹신하다. 아이젠이 단단한 표면을 뚫고 들어가 박히는 맛이 발자욱마다에 쾌감을 불어넣는다. 먹는 얘기해서 뭣하지만 아이스크림 튀김 쯤 되겠다.

눈은, 깊어서 군데군데 길을 바꿔놓는다. 여름에 산에 올라보면 뚜렷한 행로 옆쪽으로 갓길이 열려있는데, 겨울길이라고 미뤄 짐작하는 편이다. 주로에 눈이 깊으니 그나마 덜 빠지는 옆으로 다닌 탓에 새 길이 열린 것이라는 게 내 나름 개똥주장이다. 그 중에 인상깊은 곳이 토끼봉 정상에 있는 쉼바위 옆길이다. 주등산로는 이 쉼바위 왼쪽(토끼봉에서 연하천 방향으로 봤을때)으로 열려있는데 눈이 깊으면 이 길은 사라진다. 바로옆 능선들의 눈들이 쌓일 새도 없이 바람을 맞아 바람잦은 바위옆길에 굴러떨어져 키만큼 쌓인다. 여름엔 기어올라 땀 식히던 쉼바위 위로 자연스레 새 등산길이 열리는 것이다.

같이 간 사람들에게 이걸 설명해주고 좀 뻐겨보려고 했는데 눈이 적었던 탓에 틀려먹었다.

작년 서북능선 실패탓인지, 올해는 사람들이 '덜 먹고 가볍게' 가보잰다. 압력밥솥에 생닭 지고 가 삼계탕 해먹는 맛은, 뭐랄까, 중학교때의 나이키 운동화 쯤 될 것 같다. 닭고기 앂어 삼키는 맛이 뭐 특별할 게 있겠는가. 냄새 풍기면서 부러운 눈길 받는 맛이 진짜 맛이었던 거다. 올해엔 이거 생략하고 삼겹살 구워먹고, 김치찌개 해먹었다. 김치찌개 기막히다는 인사치레가 식사당번 답례인 줄 알지만, 감사하게 들었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고. 뭐니뭐니해도 최고히트메뉴는 버터구이 꼬마호떡. 레시피는 메뉴이름 그대로. 박팀장은 작년에 서북능선에서 해먹고 너무너무 간절해서 집에서 해먹어봤더니 이 맛이 안나더란다. 할머니들이나 하는 이 얘기는 모두로부터 핀잔세례를 받았지만 집에 가서 해먹어 볼 생각 안 한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싶다.

이번에도 천왕봉 못갔다. 양팀장, 신*철 두사람이 무릎이 안좋았다. 억지로는 끌고가지 않는다고 나름대로 세운 원칙에 충실했지만 이번에는 좀 후회도 된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힘들게 구례까지 밤차타고 왔는데 끝까지 못해내는 경험을 자꾸하게 되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인상구겨서라도 끝까지 데려가서 정상에 세우고 사진 한방 박고나서 축하한다고 한마디 해주는 게 더 낫지 않았나도 싶다.

우겨서 아둥바둥, 가까스로 해내는게 좀 촌스럽긴 해도 재미를 얻는데는 유력한 방법이다.



삼도봉에서




겨울운무는 따뜻한 기후 예보관이라 다들 반가와하고 있다.



연하천대피소-라면7개, 햇반4개 끝낸 후. 표정들이 이렇게 밝을 수가...




명선봉 넘어면서 벌써 무릎이 고장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았다면(사진솜씨가 좋았던지) 꽤 멋진 사진이 나올뻔했다.



선비샘 가는 길



벽소령대피소



칠선봉 직전 전망대. 이맘때 쯤엔 엄홍길이와도 이정도는 초췌해진다.



영신봉 철계단위에서 전망 감상중인 사람들에게 묻지도 않은 설명을 하는 양팀장



한신계곡 하산길. 그제서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최고인기메뉴-버터구이꼬마호떡



한신계곡엔 건너는 다리들이 많아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주행느낌이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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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에서 '나와바리를 지켜달라'는 사장님의 무시무시한 당부가 있은지 얼마되지 않은 지금인지라 농땡이 피워볼까 하는 간 큰 흉계는 언감생심. 맘만 먹으면 단숨에 해치울 것 같던 일들은 후진 일맵시에 턱턱 걸린다.

급기야 말이 잘 안되는 책을 하나 질렀다. 

'쉬는 것보다 골 넣는게 좋다'던 맨유의 호나우두의 철딱서니를 앞에 두고, 인생이란 말이지...라고 할려니 놈의 남은 전성기가 너무나 창창하다. 씨알도 안 먹힐 것만 같다.

경영천재들 주변 열심히 얼쩡거려봐야 '일 안풀림'에 대한 내성만 키웠지 싶어, 연예계/스포츠계에 이어 제3위라는 경쟁아수라판을 뚫고 나온 젊은 친구들 사는 모양을 곁눈질해 보려고 한다.  생기발랄 젊고 예쁜 똑똑쟁이들에게 한수 배울 수 있기를.

이런 짓까지 하는 나. 그렇지만! 내것도 인생이다.
뭔가 한 문장은 건져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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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원을 날리고 돌아오니 사장님이 수고하셨단다.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속이 터지던지. 한 짓이 한심하기로야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겠고. 나머지 ***,***,***원이 수중에 들어온 것도 아니어서 이거라도 어디냐는 작은 한숨도 언감생심인 판에, 수고하셨다니.

기분이 이렇고 저렇고 해서 술을 좀 먹어봤는데 2병치고는 개선효과가 워낙 미미하여 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깨끗히 밀어봤다. 단골 이발사 아저씨가 생각보단 괜찮게 나왔다고 말해준다. 거울을 보니, 워낙에 말수 적은 아저씨로서도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필요했겠구나 싶다. 점심에도 칫솔질 하러 갔다가 거울을 보고 으어 깜짝이야!가 절로 나온다. 옆에서 양팀장이 칫솔을 문 채로 킬킬거린다. 시간가면 익숙해지겠지.

맨날 야근하는 3층 지진아들, 공현*, 허*훈, 한*아, 전*세들도 퇴근하고, 오늘은 일 좀 하리라고 앉았건만 이리 꼬고 저리 꼬고 하다가 공연한 페이퍼질. 어찌 내 모든 불행이 나로 말미암았다고 하지 않겠는가. 자전거여행 생각에 콩닥거리다가 내일 아침회의 생각에 60년후 고갈된다는 석유걱정이 절로 난다. 삭발이나 하는 낭만꼬락서니의 운명이 늘 그렇겠지만, 공연히 이발값 날리고 인물만 버린 것이지 싶다.

마포대교 북단 진입로앞에서 펌핑 만땅된 대퇴근 진정시키며 담배 한대 꼬나 물던 지난주 출근길만 그립다. 음주퇴근하다 자전거 부셔먹었으니 이번주에는 패달질 꿀맛보기도 글렀다. 휴가를 내는 한이 있어도 자전거 수리 맡기러 가야겠다. 그전에 우선.

프로젝트스케쥴표 업데이트하고 전사사업계획 수정하고 공급자페이지/공급관계 재구축방안 작성하고 주간회의 준비하고 목표/비용수립툴 재점검하고 팀원제안사항 정리하고 음반팀-고객팀커뮤니케이션 통계만들고 아이템아이디 파일로 판매량 산출하는 URL개발의뢰를 해야겠다. 오늘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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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출발이 화끈하다. 상상해 보지 못한 돈을 떼일 상황에 주범으로 서 있고, 사생결단으로 헤쳐나갈 문제를 점진적 개선으로 풀겠다는 사람들을 맥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내가 회사돈을 갖다버린게 한두번만이 아니어도 그렇지, 수치심과 열패감의 양이 적당하지 못하다. 책임질 길 없기는 사장 아닌 다음에야 누군들 다를 바 없겠으나, 만회할 길 조차 없는 나는 어쩔 줄을 모를 뿐이다. 역시 막아야 할 일은 막아야만 하는 것이다. 벌여야 할 일은 벌여야겠고.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으니 필살기를 마련해야만 한다. 정신차리고.

산수는 물론 시나리오조차 없이, 달랑 남들이 하니까!만을 들고 프로모션 전쟁터로 나아가는 것은 경쟁심과 무관하다고 뜯어말리고 싶다. 좋게 보아도 장렬한 최후를 작심한 패장의 자포자기이겠다. 더구나 그속에 '할만큼 했다'는 혹시 없을지, 두렵고 무섭다. 
잔일이 많아 바빠서 못하고, 잔일을 없애려니 더 바쁠 것 같아 못 없애고, 그래서 또 바빠서 못하고. 지킬 것 없는 빈 성에 방패는 뭣하러 곧추세워두었냐고 묻고 싶다. 더 잃을 것이 없는데 무엇때문에 머뭇거리냐고 등도 토닥이고 싶다.

전화위복이 절로 생각나는 2008년 첫 주. 새옹지마는 싫다. 관조와 평론의 악취가 나는 명사이다. 전화위복의 결기가 좋다. 구차스러움, 아둥바둥, 찌그락빠그락과 잘 어울리는 동사.(전이 전복할때의 전이었으면 더 멋졌을텐데) 어쨌거나 새옹지마거리며 온화한 표정으로 허허거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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