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출발이 화끈하다. 상상해 보지 못한 돈을 떼일 상황에 주범으로 서 있고, 사생결단으로 헤쳐나갈 문제를 점진적 개선으로 풀겠다는 사람들을 맥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내가 회사돈을 갖다버린게 한두번만이 아니어도 그렇지, 수치심과 열패감의 양이 적당하지 못하다. 책임질 길 없기는 사장 아닌 다음에야 누군들 다를 바 없겠으나, 만회할 길 조차 없는 나는 어쩔 줄을 모를 뿐이다. 역시 막아야 할 일은 막아야만 하는 것이다. 벌여야 할 일은 벌여야겠고.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으니 필살기를 마련해야만 한다. 정신차리고.

산수는 물론 시나리오조차 없이, 달랑 남들이 하니까!만을 들고 프로모션 전쟁터로 나아가는 것은 경쟁심과 무관하다고 뜯어말리고 싶다. 좋게 보아도 장렬한 최후를 작심한 패장의 자포자기이겠다. 더구나 그속에 '할만큼 했다'는 혹시 없을지, 두렵고 무섭다. 
잔일이 많아 바빠서 못하고, 잔일을 없애려니 더 바쁠 것 같아 못 없애고, 그래서 또 바빠서 못하고. 지킬 것 없는 빈 성에 방패는 뭣하러 곧추세워두었냐고 묻고 싶다. 더 잃을 것이 없는데 무엇때문에 머뭇거리냐고 등도 토닥이고 싶다.

전화위복이 절로 생각나는 2008년 첫 주. 새옹지마는 싫다. 관조와 평론의 악취가 나는 명사이다. 전화위복의 결기가 좋다. 구차스러움, 아둥바둥, 찌그락빠그락과 잘 어울리는 동사.(전이 전복할때의 전이었으면 더 멋졌을텐데) 어쨌거나 새옹지마거리며 온화한 표정으로 허허거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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