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5월9일~5월18일까지 자전거여행 계획중. 석가탄신일이 끼어있어 휴가는 5일만 써도 열흘이 나온다. 서울-땅끝-부산-경주까지는 가지 않을까 싶다. 장거리는 처음이라 텐트, 식도구 없이 매식하고 찜질방에서 잘 마음.

대충 지도를 찾아보니 코스는 대략 이렇다.
집-가양대교-한강-안양천-금정역-(39번국도)-아산-(21번국도)-예산-홍성-서천-(29번국도)-김제-(23번국도)-부안-(30번국도)-변산반도국립공원-(23번국도)-고창-영광-함평-(1번국도)-무안-목포-(2번/13번국도)-해남-(77번국도)땅끝마을-(55번지방도/18번국도)-강진-(2번국도)-장흥-보성-벌교-순천-광양-하동-(19번국도)남해-(3번국도/77번국도)-고성-(14번국도)-통영-(77번국도/2번국도)-마산-창원-진해-부산-(31번국도)-울산-감포-(4번국도)경주

길형원이가 중간에 맘 바꾸지 말고 꼭 같이 가기를.
허벅지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끌고다니는 비참은 면하기를.
두세번 굴러도 좋겠으나 관절은 냅두고 찰과상으로 마무리되길.
2~3일 정도만 비오기를.
변산반도 30번국도 진입과 마산/창원/진해/부산 통과는 야간주행이기를.
예산쯤에서 어죽, 부안 한정식, 목포 세발낙지, 벌교 꼬막 꼭 먹어보기를.

아직 5개월이나 남았건만 벌써 이렇게 설레어서 어쩌자는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준모아저씨께 사진 한장을 얻었다. 팀장들이 우글우글한 것을 보니 워크샵, 반바지들이 보이는 걸로 봐서 여름, 없는 사람 있는 걸보니 2006년... 2006년 상반기 평가 워크샵쯤이겠다. 

그네 흉내를 낸 소파에는 sonia, starla, animus, hjh가 앉았고, 뒷줄에는 pyo, sindbad, bhi, migz, sk95sm이 화단석에 걸터앉았다. 옆에는 strife21이 서 있다. 

먼저 앞줄. sonia는 게중 가장 성실하게 포즈를 취해 주었고, starla는 앉긴 앉았으되 딴짓하며 딴데 보고 있다. 무슨 사진질이냐는 불만을 서투르게 감춘 animus는 소파에 깊숙히 앉아 이 사진소동이 한시라도 빨리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그 옆 hjh의 표정으로 미뤄보아 사진사는 아마도 상습배송지연하는 Gift쪽 거래처 사장이리라. 기쁠때나 슬플때나 오직 이 한가지 표정. 놀랍고도 두렵다. 

뒷줄. pyo. 전날 욕먹었구나. 의기소침, 안절부절. 카메라에 눈을 못맞추고 제 허벅지 털 갯수 세고 앉았다. sindbad. 실패하면 약이되리라 믿어서, 승리하면 훗날의 독이리라 믿어서 울 일도 웃을 일도 없어 그저 미소 뿐. 음흉하고 두렵다. bhi와 migz. 족구는 니들 둘이 다 했냐? 그리고 sk95sm. 만사에 헤벌쭉 사람좋게 웃으며 배 쓰다듬고 있지만, 엑셀할 때만큼은 두 눈 빛나지.

그리고 옆. strife21. 뭔가 맘에 안드는 모양이다. 오른팔은 삿대질을 준비중이고, 콧잔등으로 미끄러져 내려온 안경폼새로 봐서 누군가가 쓰지도 않은(혹은 앞면만 사용한)A4용지 한장을 휴지통에 꾸겨넣었던가 했을게다. strife21 왼쪽으로 두명 더 보인다.(어째 몇사람 빠졌다 했는데, 기가막힌 전원촬영. 준모아저씨는 사진사) 뭐 하잘때마다 늘 늦는 touch. 오늘도 늦었다. 항상 신경쓰는 헤어스타일 매만지며 오고 있지만, 네 헤어스타일은 기록되지 않았다. 늦은탓에. 그 왼쪽뒤에는 ziririt. touch보다도 더 늦지. 뭐하고 있는 줄이나 알까 싶다.

모두에게 승리를! 그리고 몇 분께는 행운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장님이 술 끊어랬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ㅇ 한눈에도 칠순이 되신 할머니 5시간40분만에 완주하여 골인하시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원없이 건강하게 더 달리시라고 응원해봤다. 자기재능에 맞는 일을 자기가 좋아하는 일 삼는 것은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제 때 찾는다면 더더욱 큰 복이겠고. 늦지 않게 이런 행운이 모두에게 찾아오길 바래본다.

ㅇ 거동이 불편하신 노모를 휠체어에 태우고 달리는 마라토너. 오른쪽 호수 보세요. 건너편 사람들 보세요. 지친기색도 없이 설명하는 것을 조용히, 잠시 지켜보았었다. 그 오르막들을 다 어떻게 했을까... 5시간 30분만에 완주하셨고 휠체어에 키가 모자란 손주들이 환영해 주었다. 흔하던 박수소리가 이분들께는 꽤 컸다.

ㅇ 아저씨 한 분이 초조하게 응원하는 선수를 기다리다 지쳐 잔디밭을 가로질러 운동장입구까지 달려간다. 함께 달려들어오는 선수는 그이의 부인인듯하다. 남편은 곁에서 달리면서도 왼쪽으로 옮겨서 부인얼굴 한번 쳐다보고 오른쪽으로 옮겨서 쳐다보고 예쁘고 자랑에 차서 만세를 한 채로 팔짝팔짝 뛴다. 민망해 벌겋게 달아오르긴 했지만 왼쪽 오른쪽으로 고개돌려 눈 맞추는 부인의 얼굴은 조용히 웃고 있었다.

ㅇ 하이서울 마라톤대회에서 봤던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는 이번에는, 자신을 돕던 마라토너들을 위해 나팔(악기이름 모름!-아주 길었고 태평소 소리가 났다)을 부르고 있었다. 잘낫냐 못낫냐는 두번째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좋은 말은 왜 이렇게 드문 사례에서나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 것일까. 

ㅇ 3주간 술독에 빠져지냈지만, 힘들던 32km 지점에서 페이스메이커 삼을만한 아주머니 두분을 졸졸 따라다닌 덕에 무사히 완주했다. 힘들 때 페이스메이커 삼을만한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혹은 힘들 때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 삼을만한 사람이 된다는 건 또 얼마나 폼나는 일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마이 오연호기자의 노통인터뷰 읽고나니 패배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절로 젖는다.

노무현대통령을 뽑던 2002년 선거일에 근무를 했었다. 물류센터 이전과 이전 까짓것이야 산들바람에도 못미칠 물류개편작업이 결국은 실패폭풍속으로 치닫고 있던 터라 아쉬운 마음 깃들 구석도 없었다. 일은 해야겠기에 목구멍으로 밀어넣던 밥 한숟가락에 얹힌 밥알들의 생김새와 촉감을 잡아내던 식도의 느낌을 지금도 기억할 수 있던 때였으니까.

투표는 못했지만 열렬하게 지지하고 응원했던 노무현의 집권 5년 술회를 들으며 드는 생각은 복잡하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계시는 양반이지만 언감생심 은근한 동질감, 동류감을 가져왔다. 실패라고 본인이 자평해버린 정치전술들에 나는 열광했었다. 참신했고, 창의적이었다. 절묘했고, 통렬했다. 정치던 유통이던 일은 이렇게 하는 것 아니겠냐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적소수파였고, 나는 업계4위 회사의 직원이었으니까.

인터뷰는 솔직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해 보였고, 터져나오고 게워내어지는 듯 했다. 패배자의 그것이 확실해서 처연한 느낌이다. 패.배.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니 노무현은 패배자의 자격을 두루 제대로 갖추었다.
1) 소수파이고
2) 명분이 뚜렷하고 취지가 훌륭했으며
3) 전술과 시도는 진심어리고 창의적이었나
4) 적은 강대하고
5) 여건은 미성숙해서
6) 패.배.했.다.

이런 걸 두고 아름다운 패배라고 한다던가. 승자와 관객들이 승리감과 즐거움을 만끽한 끝에 이 등신!이라는 말 대신 패자에게 들려준다던 "아름답다"는 그 말. 흥! 이 정도도 안했다면 그냥 패배가 아니라 승패를 떠난 관객인게지. 게이머가 아니었다면 패배할 수조차 없으니 대단한 거라고 하면 동의해 줄 수 있겠다. 세상의 패배자들은 모두들 이정도는 다하고 패배한단 말이다.  

사람들은, 나는 너무나 "아슬아슬하게, 안타깝게 실패하는 법"에 익숙해 있다. 실패는 다 아슬아슬, 안타깝다. 그렇지 않은 실패를 본 적이 없다. (검정눈이 없건만)흰눈처럼 형용사 남용이지 않은가. 어떤 때는 혹은 어떤 액션을 보면, 내가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인지, "최선을 다했으나 안타깝게도 패배한 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인지 의도 자체가 헷갈릴 때도 있다. 노무현은 전자였던가? 후자였던가? 나는? 우리는?

노무현이 패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사에 빛나게 자리할 것은, 알라딘이 1등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없이 사라져갈 것처럼 명백하다.(역사가 어쩌구해서 승리라는 평가에 동의하기 힘들다. 모든 상품들이 시장에서 성공/실패를 겨루는데, 어째서 유독 정치상품만이 역사라는 곳에서 평가받는단 말인가?)사람들아! 우리가 하고 있는 것, 아름답고 안타까운 패배를 향하고 있는지, 승리를 향하고 있는지 되짚어보자. 찬물 한바가지 뒤짚어쓰자.  

패배를 두고 "아름답다"고 하는 건 승자와 관객들이지 패자가 아니다. 그건 머저리를 본 적이 없다. 장렬하건, 안타깝건, 최선을 다했건, 취지가 빛나건, 느닷없는 악조건탓이건, 어쨌거나 패배는 꼴불견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_-; 2007-10-1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승자라고 자부하는 한나라당은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