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퇴원 동행 덕에 오랜만에 마산 밥상.
해물된장국/생멸치조림+상추쌈/돛나물/달래된장찌개/묵은김치/조기구이.
한그릇이 한술 같은 초호화군단.
이것 먹어라. 저것 더 먹으련?
조용히 먹게 놔두지, 애 정신없게스리.
당신은 좀 가만 있으면 좋겠구만. 이 애 엄마는 나구만.
드물게 아버지와의 입씨름에서 이겼지만, 어머니도 몸살.
장거리 여행 탓도 아니고, 병실 간호탓도 아니고, 막내동생 맏이 소행.
나는 늑대다 너를 잡아먹겠다
라는 대사를 제 할머니에게 외게 하고는 숨은 (척 한) 다음,
잡게 하는 걸 2시간 했다나 뭐랬다나.
중간에 지루하다며 놀이를 바꿨다는데,
시놉시스는 그대로. 대사만 변경.
나는 호랑이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
기차가 드문드문해 등굣길이었던 철로는 지난달에 뜯겨져 버림.
항에서 멀어 선창냄새도 없고 뒷산에 가려 무학산도 안 보이는데
기차길도 없어져버린 고향동네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아픈 부모님 두고 오르는 상경길은 솔직히 홀가분했지만,
아침엔 회사 나오기가 싫어 울 뻔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