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잘 못 고른 것 같아.

공중그네 ㅣ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어째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파격적인 가격에 덤으로 후속편까지 끼워준 것 역시 한몫했으리라.(나도 그래서 보게되었으니까..)
하지만, 어쩌면 딱 이정도의 가벼움이 보편적으로 호감으로 작용하는지도 모르겠다.

큰 기대없이 사서 보게 된 책이지만, 내 취향과는 너무도 달랐던 책이다.
어느 부분에서 재밌어야했는지 모르겠다.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F컵에 무표정한 간호사 마유미가
사회 곳곳에서 정신적인 강박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조금 독특한 치료법으로 치료해나가는 책이다.
책은 시종일관 이라부의 전혀 심각하지 않은 아이다운 천진함으로 사람들이 마음에 담아놓은 소소한 강박부터 깨뜨려나간다.
하지만, 이 역시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환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나 뿐일까.
몇일가야 한사람 치료받으러 오는 지하1층의 정신과 의사는
무슨 운이 그리도 좋은지 포르쉐에 명품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는다.
살벌한 표정으로 환자에게 왕주사를 놓으면서 뭘 물어봐도 시큰둥한 간호사 마유미는
주사놓기전에 가슴과 다리부터 보인다.
비단 이런 모습 뿐만이 아니라, 자칫 범죄나 민폐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이런 치료법이 잘 먹힌다는 것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정신적인 문제는 그렇게 간단히 해결날 정도로 가볍지 않다.
나는 모든 것을 단순화 시키면 오히려 핵심이 뚜렷히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결방법이 간단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잘못 삐뚤어지기 시작하면, 갖은 애를 다 써도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또는, 오히려 더 삐뚤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라부의 낙천적인 치료법이 왜 나에게는 이다지도 공감되지 않았을까.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라고 하지만,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보았지만,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책 띠지에 둘러져 있는대로, 배를 잡고 웃을 정도로 웃기지도 않았고.
(오히려 단 한순간도 웃음 비슷한 것도 떠올려본적 없다.)
다 읽고난 후의 감상은 한마디로 "가볍다." 그리고 "시사하는 바 역시 식상하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