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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3월
평점 :
글쎄. 좋게 쓰려고 쓴다면 한도 끝도 없는 미사여구로 극찬을 할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2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두 세개빼고는 공감도 가지 않았고.
(그 두세개도 공감갔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나마 괜찮았다.
어떤 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건지 모르겠는 것도 있었다.)
모든 단편이 너무나 일상적인데, 지나치게 일상적이어서 지루했다.
그다지 큰 사건 없는 남의 인생을 몇시간정도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1시간 걸어야 30센티 갈수 있는 달팽이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모든 단편에서 사람들은 단절이 되어있다.
서로 말도 통하지 않고, 서로에게 자기 입장만 고수하기도 하고, 지극히 평범하고 공허하다.
특별히 그들 하나하나가 나쁜 사람이거나, 해서는 안될 짓을 한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의 일상 또한 이 소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텐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않는 스타일이라 재밌는 부분은 별로 없었다.
괜찮은 소설이라는 점은 동감한다.
입맛에 맞는 사람에게는 꽤 감동적일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생각도 감정도 동감도 없이 본듯 싶다.
구스반 산트의 "엘리펀트" 초반 30분 정도를 무한 반복하며 읽어댄 듯 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