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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세상을 부수고 싶다면 1
가오루 후지와라 지음, 하주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조금 외우기 어려운 제목이다.
"네가 세상을 부수고 싶다면"....
나는 잘 울지 않는 사람이지만,
영화나 만화나 노래를 보고 듣고는 곧잘 운다.
오랜만에 내게 눈물을 찾아준 만화가 바로 이 만화이다.
이 만화를 보게된건 2년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친구랑 책방에 갔다가 친구가 사길래 2권부터 그냥 사서 왔었다.
그림은 예뻤지만 당췌 무슨 얘기인지 전혀 몰라서 제쳐두고 있다가,
다음에 책방에 가서 1.3권을 모두 사서 온다음에 읽고 매우 감명을 받았다.
나는 전생이라던가, 환생같은 신비스러운 주제의 만화를 좋아한다.
현실세계의 무미건조한 얘기는 종종 잼있기도 하지만,
나까지 메말라지는것같은 느낌이라 별 재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이 만화는 전생에 얽힌 이야기이다.
후지와라 카오루의 그림처럼, 조용하고,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의 만화이다.
뱀파이어인 렌은 일본으로 건너와 살고 있다.
그리고 오래전 죽어버린 자신의 사랑인 세실과 닮은 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칸나.
칸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인데,
매번 양파를 빼간 햄버거를 주문하는,
이 거리에서 자주 마주치는 렌을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날, 칸나는 부모님과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우연히 지나치던 렌은 칸나를 동족으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그때부터, 그들의 전생에 얽힌 잔인하고 퇴폐적이고 슬픈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생과 현생, 그리고 영원히 죽지 않는 뱀파이어는 얼핏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이만화에는 렌도, 칸나도, 또는 렌과 칸나의 친구도 아닌,
제3의 인물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외의 제 3의 인물때문에,
제목이 "네가 세상을 부수고 싶다면"이란 것을 알게되는 것은
3권 마지막에서이다.
이 만화는 분명 탐미적이고 슬프고 아름답다.
후지와라 카오루의 아름다운 작화 탓도 클것이지만, 대사부터가 몽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재미없다고 1권에서 때려치고 만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지루한 부분을 지나치면, 슬프고 잔인한 운명의 행로가 밝혀진다는 사실을....
이 만화를 처음 다 보았을 때는
슬프고 무서운 꿈을 꾸고난 후처럼, 몽롱하고 막연한 슬픔에 가득했었다.
네가 세상을 부수고 싶다해도...
그것은 아름답기 때문에 그냥 두고 관찰할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