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귀걸이를 한 고양이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홍영의 옮김 / 초록배매직스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친구에게 선물받았던 책이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미모의 여의사 니반초는 사실 레즈비언이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여자들을 유혹해 자기집으로 끌어들여 섹스와 SM을 즐기는데,
이여자는 자신을 레즈비언이라 부르지 않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여자라고 부른다.
그녀는 자신은 여자들의 쉽게 변해버리는 마음같은건 믿지 않고,
솔직한 몸만을 믿는다고 생각한다.
그녀에게는 3명의 노예가 있다.
같은 병원 간호사, 먼친척 뻘 되는 여대생, 다리를 잘려버린 병원의환자 무용수...
이렇게 3명...
그들은 니반초에게 영생이라도 약속할 것처럼 굴다가,
마지막에는 모두 떠나버린다.
간호사는 시집을 가버리고, 여대생은 유학을 가버리고,
무용수는 니반초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떠나간다.
니반초는 그녀들이 떠나가기전에, 그녀들을 집에 불러서
메스로 귀에 구멍을 뚫고 루비귀걸이를 달아준다.
한때라도 자신의 노예였다는것을 그녀들이 기억하기를 바라며...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이 참 여러가지 있는데,
일단은 너무 글씨가 없다는 점이다.(한장에 두줄써있는 장도 있다.)

보면서 조금 기분나빴던 것은,
성적으로 자유롭고, 남자에게 절대 굴복당하지 않으며 능력있는 여의사로 혼자 자립한 완벽한 여자처럼 그려지는 니반초에게 어쩔수 없는 여자의 굴레와 상처를 덧씌운것이다.
그녀가 레즈비언이 된 사연이 꼭 필요했을까.
원래도 그런 성향의 사람은 충분히 있는데,
여느 영화나 소설에서 질릴대로 울겨먹듯이 어린 시절이나 학창시절에 남자에게 강간을 당한후 남자 혐오증이 걸려버렸다는 이유를 꼭 넣어야 했을까.
왜 니반초의 성격와 취향뒤에 굳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놓고
"어떻게 생각하면 불쌍한 여자"라는 느낌을 갖도록 유도했는지 이해할수가 없다.
강간 당한후 남성 혐오에 빠지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결혼해서 잘 살아가는 사람도 많을텐데, 왜 꼭 이런 식으로 영화나 소설에서는  레즈비언과 강간당한 여자를 한데 묶어버리려고 할까.


혹시 남성의 손에 씌여진 소설이라 그럴까.
마치 많은 야오이 소설에서 강간을 당하고 게이가 되듯이,
레즈비언과 강간 역시 그런 환상인 것일까.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찝찝한 책이었다.
게다가 많은 일본 소설이 그러하듯 끝이 역시 흐지부지하게 끝난다.
아...이런 엔딩 정말 싫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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