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 한 방울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5
샬롯 암스트롱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그저 그런 외모에, 그저 그런 재산에,
별달리 내새울것 없이 조용하고 착하게만 살아온, 친절과 봉사의 화신 깁슨은,
동료 교수의 죽음소식에 장례식에 찾아갔다가,
죽은 교수의 딸 로즈메리를 만난다.
10년간 병든 아버지를 간호하고 결국 부친상을 당한 그녀는 지치고 병이 들어 있는 상태였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깁슨은
결국 이 여자에게 결혼을 신청한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딱해서, 보호자가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남자는 55세. 여자는 32세.
그들의 나이차는 무려 23살.
거의 아버지와 딸 뻘이다.

그의 결혼 목표는 이여자가 건강해지고 행복을 되찾는 것 뿐,
그들은 부부라고 보기엔 뭐한 관계였는데,
어느새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어느날 밤,
그와 그의 아내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아내는 다치지 않았으나, 그는 다리가 부러져 결국 다리를 저는 상태가 된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묘한 광경을 목격한다.
젊은 집주인과 그의 아내, 나이도 취향도 딱맞는 그들을 보면서 그녀가 집주인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그는 다리도 저는 무능력한 55세 중년인 자신의 상태를 되돌아보면서,
그녀를 놓아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남자 못지않게 아내도 만만치 않게 착해서,
그가 이혼을 하자고 말을 꺼내면 분명 자신을 자책할 것이 틀림없고,
또 그걸 보면 그는 가슴이 아플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했다.
자신이 질투를 하고 있다는 것이나, 아내의 새 남자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사고 후유증으로 정신병에 걸렸다고 해버리면 자살은 어쩌면 간단한 문제가 되니까..

화학자인 집주인의 사무실에서 독약을 훔쳐내서 올리브유 병에 옮겨 담는데 까지는 성공하는데,
나름대로 죽을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쇼핑하다보니,
집에 돌아와서 짐을 푸는데 독약이 없어진 것이다.-_-;
분명 어딘가에 떨어뜨린게 분명한데, 그걸 다른 사람이 주워서 누가 사놓은 올리브유인줄 알고 줏어갔다면,
큰일나는 일이다.
"자살"이 "타살"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순간.

이 잃어버린 독약 한병을 찾는 얘기가 이책 "독약 한 방울"이다.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한번도 살인이 나오지 않으며,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조금도 음울하거나 우울하지 않으며,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사랑스럽다.

얘기의 반정도는 주인공 깁슨과 깁슨의 아내 로즈메리의 이야기고,
나머지 반정도는 독약병을 찾는 이야기이다.
흔히 환타지소설을 보면,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면서 도와줄 사람들을 모으는 내용이 아주 많다.
이 책은 특이하게 그런 식으로 전개를 해나가고 있다.
독약 한병을 찾기위해서, 자살하려고 결심한 주인공 깁슨은
온 동네방네 자기의 실패한 자살계획을 창피하게도 얘기하고 다닐수 밖에 없고,
그날 그가 지나온 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서,
그들과 함께 독약을 찾아나선다.

등장인물들이 전체적으로 너무너무 착하고 다정하고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워서,
소설을 읽는 내내 사랑스러운 기분에 휩쌓였다.

독약 한병을 찾아가면서 얻는 인생의 진리.
아..참 괜찮은 책.

p.s 문고본 책 왜 이렇게 재밌냐..-_-;
완전 쏙쏙 들어오잖앙...후후후후후


"왜 저주스럽고 불쾌한 것만이 사실이라는 거죠?
난 사실을 진리의 별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죄악도 역시 사실이지만...
그러나 진리는 죄악과 같지 않아요."

-샬롯 암스트롱 "독약 한 방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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