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7
아이라 레빈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공포영화 경고문구 중에서 "노약자, 임산부는 관람을 피해달라"는 얘기가 있다.
이 소설처럼 그말이 잘 어울리는 소설도 없을 것이다.
진정 임산부로서는 무시무시할수 밖에 없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설의 영화판 "악마의 씨"가 개봉했을 때는
많은 여자들이 병원에 가서 악마의 아이를 임신한 것 같다고 두려움을 털어놓았다고 하니까.

지난번에 우연히 산 소설 "뒤마 클럽"은 뒤늦게 알았지만,
로만폴란스키의 "나인스게이츠"의 원작이었는데,
이 책이 영화화 된 "악마의 씨" 역시 로만폴란스키의 영화이니,
이걸 우연이라고 불러야할지 잠재의식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영화는 하도 예전에 봐서 대충의 이야기만 기억나는데,
그래도 소설과는 좀 달랐던 듯 싶다.
(소설쪽이 더더욱 재밌음.)

평범한 젊은 여자 로즈메리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인 그녀의 남편 가이가
꿈에 그리던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사오기 전에 이 아파트의 무시무시한 과거전적에 관한 얘기를 들었으나,
아파트 자체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으니 그런건 어느 아파트에나 있을 법한 소문으로 넘겨버린
이 두 부부에게는 아직 아이가 없었다.
로즈메리는 아이를 갖고 싶지만, 남편의 직업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임신을 미뤄왔던 것이다.

우연히 세탁실에서 알게된 자기 나이 또래의 여자와 친구가 된 로즈메리는
얼마후 그녀의 알수 없는 자살을 목격한다.
그녀는 창녀 출신에 먀악중독자였으나, 자애로운 노부부에 의해
새사람이 되서 행복하다고 몇일전에 로즈메리에게 말했는데 말이다.
그 사건 이후로 로즈메리의 평온한 나날이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남편 가이에게 좋은 배역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부부는 아파트를 꾸미는 재미에 행복하기 그지없다.

강간을 당하는 꿈을 꾸고 일어난 날,
로즈메리는 실제로 남편에게 강간 비슷한 걸 당했다는 걸 알고
기분이 상해 잠시 다른 곳으로 떠나있는다.
그리고 그날 밤 일로 그녀는 아이를 갖게 된다.
너무나 갖고 싶었던 아이.
이웃에 사는 친절한 노부부의 너무나 섬세한 보살핌 아래
로즈메리는 아이를 낳을 꿈으로 부풀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임신을 한 로즈메리는 점점 살이빠지고 안색이 초췌해지기 시작한다.

스토리 얘기는 여기까지 해야겠다.

한번 잡은 순간 놓을수가 없어서 일해야하는 것도 내팽게치고 봤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었다.
미스테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오컬트 사탄주의 소설이라고 부르는 편이 좋겠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많은 공포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악마의 씨를 밴 여자의 이야기라는 어찌보면 황당무계한 이야기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흔히 겪을수 있는 공포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만약, 나를 둘러싼 세상사람들이 나만 빼놓고 전부 한통속이라면?
귀찮을 정도로 친절하며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보답을 원치않는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 노인들은?
성공을 위해서 라면 자기 아이도 팔것 같은 남자들의 출세욕은?
임신한 여자의 10달간 지속되는 "내 아이가 혹시 기형아가 아닐까"하는 불안감은?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우울증같은 임신 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은?
또는 처녀들이 갖는 임신에 대한 공포심은 또 어떤가?

작가는 이 오컬트 소설안에서 수없이 많은 일상의 공포를 털어놓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본 공포심 아닐까.
그렇기때문에 한사건 한사건이 구구절절히 소름끼치게 와닿았고,
모든 사건이 원만히 해결되는 "대단원의 막"을 성대하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보기에는 "그리로 가면 안돼!"라고 외치고 싶었던
점점 더 검은 암흑으로 파고 들어가는 엔딩도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책값은 비록 4천원이었지만, 4천만원의 재미를 얻은,
개인적으로는 양쪽 엄지손가락을 다 들어주고 싶은 정말 정말 엄청나게 재밌는 소설이었다.
단 한페이지도 군더더기가 없으며 깔끔하고 흥미진진하다.

누구나에게 꼭 한번 읽어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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