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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나는 앞으로 감상문을 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주 괜찮은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에는 반전이 많고 이글에는 스포일러가 아주 많을테니,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패스해주세요.
아무것도 모르고 볼때 더 재밌는 소설입니다.
나는 이 소설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다.
단지 서점사이트에 써있는 몇줄의 줄거리 요약을 보고, 형사 스릴러물이라고 생각했고,
책을 반정도 읽으면서까지도 그렇게 생각했고,
형사 스릴러물이 왜 이렇게 전개가 느린지 의아해 하면서 봤다.
그러나 끝까지 다 보고 난 다음에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이 소설은 사이코 드라마였던 것이다.
보완관 두명이 정신병원이 있는 섬으로 간다.
이곳은 정신병으로 인해 사람들을 해친 살인자들을 모아놓는 정신 병원.
그중에 자신의 세 아이를 죽인 여자가 행방불명된다.
보완관 둘이서 그 여자를 찾으러 가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엉뚱하게도 수사들어간지 몇일 안되서 여자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고,
주인공 테디는 몇일간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듯한 비인간적인 뇌 수술과 치료법에 의아해하며
임무가 끝났는데도 돌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에 대한 얘기이다.
요즘은 이런 류의 반전이 많아서 반전 자체가 깜짝 놀랐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물론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보았으니, 당혹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많은 정신병 중에 가장 많은 이야기거리가 나오는 분야가 정신분열일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슬프다.
자기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꾸만 또다른 사람을 만들어내고,
실수를 저지른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싶어한다.
그들은, 자기자신을 견딜수가 없어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막바지에는 이런 슬픈 감정에 도취되었다.
미친 아내와 그 아내를 사랑했기 때문에 내버려두었던 자신에 대한 용서못할 감정.
아내가 죽인 아이들에 대한 사랑보다 더 컸던 아내에 대한 사랑.
그는 그걸로 미쳐버렸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죽인 아내를 또 죽인 자기자신을 용서할수가 없었다.
그의 환상은 과대망상적으로 부풀려져서,
그는 이 섬에 갖혀 정신병원에 수용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만의 섬에 갖혀버린 것이다.
갖힌 기억, 받아들일수 없는 진실.
이 소설에서 가장 슬펐던 부분은, 의사가 그에게 그 자신을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모든 기억을 떠올리고, 그제서야 자기자신을 인정한다.
차라리 미쳐있는 것보다 더 한 슬픔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것.
<다음날>로 이어지는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
차분하게 얘기를 끌고 나가는 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
반전, 반전들 외쳐대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충격적인 반전이 들어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반전에 어떤 사연이 있느냐가 아닐까.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고,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슬프기까지 했다.
영화로 제작된다는데, 왠지 영화로 제작되면 좀 뻔해지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소설로써의 재미를 그대로 남겨두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