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빠서 집중해서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비교적 가볍게 읽을수 있는 만화책들을 읽고 있다.
잠이 오기 직전까지 읽는 만화책이 참 달다.
워킨
표지를 보면 알다시피, BL만화인 워킨. 뭔가 성인남자들만 나오는 BL은, 그중에서도 모든 면에서 지나치지 않은 것들은 참 느낌이 좋다.
지나침이란, 지나치게 야하던가, 지나치게 느끼하다던가, 지나치게 격하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던가....그런 걸 말하는데, 이 모두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이라서 이중 한개만 해당되어도 썩 마음에 들게 되지는 않는 듯 싶다.
약간 밍숭맹숭하면서도, 수줍고, 말이 많지 않고, 약간은 무뚝뚝한- 그런 감성을 좋아하는데, 이 만화가 딱 그렇다.
서로 연관이 되어있는 두개의 이야기가 한권에 담겨있는데, 둘다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담배가게 아저씨와 동네건달같은 게이와의 사랑얘기가 귀여웠다.
그림도, 얘기도, 참 지나치지 않다.
나는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흑장미 앨리스
오늘 만화 관련된 글을 쓰게된 결정적인 만화책.
바로 이거다!!!싶은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정말 정말 멋진 만화 <흑장미 앨리스>.
기본적으로는 뱀파이어 물이고, 어떻게 보면 여자 하나에게 마음에 들려고 저마다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진 네명의 훈남이 열심히 작업거는 내용으로 빠질수 있는 이야기인데도, 하나도 식상하거나 유치하지 않다.
만화속에 꼼꼼히 설명되어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설정들이 바로 그 원인인데, 이 만화에서 남자주인공들이 여자주인공에게 열심히 데쉬하는 이유는 바로 "번식"을 위해서라는, 순정만화 치고는 꽤 삭막한 단어가 끼어들기 때문이다.
냉담해 보이는 그림체, 건조한 단어들, 전체적으로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마냥 내성적인 만화는 아니다. 푸른 불꽃같달까. 차가워 보이는데도, 그 안에는 굉장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그런 느낌.
설정과 캐릭터들의 표정은 냉정한데, 감정묘사는 묘하게 집요한 느낌이어서 일까.
아무튼 오랜만에 발견한 정말 정말 마음에 드는 만화책인데, 몇일전에 사서 벌써 두번째 돌려읽었다.
일본에서는 현재 4권까지 나왔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3권이 나와주었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기다리기까지 하면서 만화책을 읽은게 또 얼마만인지...!!!!! 두근두근!!!!아아!!!보배롭도다!!!!
이 작가의 그림체 자체는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읽다보니 난 또 남자주인공 디미트리에게 빠져들고 있고.......-_-;;
2권이 합본으로 나왔는데, 두 책이 묶여서 있는 합본을 사면 포스트카드세트를 준다.


바쿠만 4권째 읽고 있는중.
읽고 있는데 별 재미는 못느끼겠다. 오바타 다케시의 작화가 쩌는구나....라는 것만 매번 느끼고 끝난다.
이 만화가 별로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희한하게 오바타 다케시의 만화들에는 감정이 전혀 실려있지 않은 느낌이 든다. 기계적인 테크닉만 뛰어난 것같은 느낌...
일본만화에서 종종 느껴지는(심지어 순정만화에서 조차-) 여성비하적인 사고방식도 심심치않게 볼수 있는데, 소년만화이고, 또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여권신장같은 것에 정말 관심이 없다고 들어서, 그런가보다 싶다.
전체적으로 여자는 귀여우면 돼-라는 느낌이랄까...슈진과 1,2등을 다툴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여자애에게는 무섭다고 표현하고, 공부는 적당히 하면서 여성스러운 아즈키에게는 영리하다고 말하는 소년들.
글쎄...아무리 봐도 이 아이들은 정이 들 것같지 않다.
모든 면에서 지나치게 계산적이고 잔머리 쓰는 느낌이 들어서...
타고난 재능만 믿고, 만화에 대한 별다른 애정도 없으면서, 단지 "성공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만으로 뛰어드는 소년들은 아무래도 별로 귀엽지가 않다. 사이코와 아즈키의 수줍은 사랑 역시 애특하고 귀엽다기보다는 그저 답답하고 성급한 느낌이다.
4권 후반부 쯤에는 사이코와 슈진이 각자 자신이 하고싶었던 만화를 찾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꿈을 향해 다가가는 청춘이라는 느낌보다는, 자기 적성에 잘맞는 것을 택하는 느낌이었다. 너무 계산적이라 정이 안간다.
그럼에도 왜 보고 있냐면-
일본 만화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수 있는 만화책이기 때문이다.
직접 뛰어들지 않는 이상, 잘 알수 없는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점은 참 재밌기 때문에 보고있다.

두 만화 다 그닥 취향에는 잘 맞지 않기 때문에 2권부터는 안보게 될것같다.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은 소박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이 키우는 오드리라는 신비의 고양이와 그 고양이가 일으키는 작은 기적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제 영특한 고양이얘기는 그만 보고싶다. -_-;
나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고양이가 특별한 영물인듯이 말하는 사람들때문인지 괜시리 고양이가 이런 식으로 등장하면 좀 짜증이 난다. 게다가 내용도 좀 심심하기도 하고....
<누라리횬의 손자>는 4분의 1쪽 요괴인 남자아이가 어떠한 계기로 각성을 하고 이메망량의 주인이 되어 나쁜 요괴를 없앤다-라는 얘기인데, 그닥 재미없는 건 아닌데 살짝 아동만화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로 취향에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인간을 겁주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이 본업(?)인 요괴들에게 나쁜짓을 저지르는 요괴를 처단하자-라고 말하는 것도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