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이노우에-슬램덩크

이 만화를 처음 보았을때가 어언 초등학교때였던 것 같다. 큰집에 놀러갔다가 사촌언니 방 한구석에 만화책이 가득 담겨있는 쇼핑백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슬램덩크>였다. 친구의 강추로 친구집에서 빌려온 것 같던데, 막상 언니는 읽지 않고 내가 읽었다. 그날 그냥 집에 안가고 슬램덩크 삼매경에 빠졌었더랬지...

그렇게 수십년(?)이 지나 다시 본 슬램덩크. 1권부터 설레이고, 볼때마다 두근거린다.
볼 때마다 마음이 뜨겁다. 책장이 넘어갈때마다 캐릭터들이 내 친구같아서 응원하게 되고, 한컷 한컷 지나치거나 모자른 점이 전혀 없다.
나이들고 나서 보니, 이 만화의 본질적인 매력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를 느꼈다.
그리고 다케우치 이노우에가 그림을 얼마나 멋지게 그려냈는지, 그리고 이 만화를 그리면서 작가가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도 한눈에 보였다.
애장판도 꽤 깔끔하고 책도 예전보다 더 커져서 감동이 배로 느껴진다. (세일로 사서 더 좋다.)

슬쩍 보려고 펼쳤다가 모든 것을 재쳐두고 빠져들게 하는 만화.
그렇지!! 청춘이란 이렇게 뜨거운 것이 아름답지!!!!! 

 

 

 

 

 

 

 

우라사와 나오키-몬스터

슬램덩크 애장판과 함께 집에 날라온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방대한 자료량과 좋은 소재, 탁월한 스토리 텔링 능력.
우라사와 나오키는 천재인가? 싶기도 하지만,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항상 결말이 아쉽다. 용두사미거나,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거나.
예전에 이 만화책을 결말까지 보지 않았던 건지, 결말 부분이 기억이 안났는데, 생각보다 너무 시시하게 끝나버려서 아쉬웠다. 요한의 정체가 조금 더 거대하길 바랬거늘, 너무나 개인적이고, 너무나 사소하다.
그럼에도 이 흡입력이란...바로 이게 몬스터지.

  

오카자키 마리-서플리

일본 순정만화속 여자들이 싫다. 나약한 캐릭터도, 강해보이는 캐릭터도, 어떻게든 너무나 의존적이다.
오카자키 마리의 <서플리>속의 여자들도 그렇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직장여성들.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서 구를대로 구른, 베테랑 여자들이다.
그런데도 한없이 의존적이고 남자없으면 살수 없을 것 같은 여자들이 태반이다.
이래서는 안돼! 나에겐 일이 있어! 일은 나를 구해줄거야! 그렇게 외치면서도 남자에게 못안겨서 안달난 것 같다.
왜 진짜 혼자 서는 여자들은 등장하지 않는 건가?
여자라는 걸 확인받기 위해서 필요한 게 남자밖에 없나?
일이 그렇게 힘들고,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아쉬우면 그까짓 일 때려치우고 시집이나 가면 되지 않나.
있는대로 찡찡대면서, 그렇다고 일을 관두기는 싫고,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나는 이런 찌질한 여자주인공들 딱 질색이야!

감각적인 표지와 스타일 좋은 그림체, 여주인공들의 초의존적인 성격 말고는 그럭저럭 재밌게 보고 있긴 한데,(아직 5권까지 봤지만, 계속 이 느낌이면 짜증나서 안 볼 것같기도...) 감성 쩌는 일본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애매모호한 나레이션들도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순정만화는 우리나라 만화가 더 재밌는 것 같다. 

  

후루야 미노루-낮비

오랜만에 후루야 미노루의 신간을 접하고 서점에서 낚아채서 가져왔다. (2권까지 나왔다.)
아직 2권까지 읽었는데, <심해어>와 비슷한 느낌. 청소용역 아르바이트생의 건조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데, 역시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인 만큼 마냥 담담하지는 않다.
이 책에는 주인공처럼 평범하고 소심하게 살아가는 초식남이 있는가 하면, 어린시절부터 살인 환상에 젖어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의 동창생도 나오는데, 앞으로 여자를 매개로, 이 두사람의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어떤 이야기가 발생할까 궁금하다.
정말 <심해어>를 똑 빼닮은 만화인데도, 좋아하는 작가라서 그런지 마냥 기대가 되더라.
<두더지>라던가 <시가테라>, <심해어>같은 만화들을 거듭하면서 일상과 사람을 다루는 감각이 점점 부드러워 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리고 은혼 26권째 타파.
만화책을 12권 이상 읽으면 입안이 가시가 돋히는 나로써는 선전중인 거다. 아직까지는 무척 재밌다.
31권 나왔던데, 무리없이 읽고 32권도 기다릴듯!
(++)사다 말았던 기생수 애장판도 이제 다 모았으니 시간나는대로 다 봐야지.
아..읽을 만화책이 많으니까 너무 좋다.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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