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코담배케이스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9
존 딕슨 카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미용실에서 읽기 시작해서, 미용실을 나올때 다 읽은 책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빠르고 드라마틱한 전개가 눈길을 사고잡는 추리소설이다.

남편의 외도에 지쳐 이혼을 한 젊은 여자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로 하는데, 모든 것이 다 잘되어가고 있던 순간, 전남편이 침실로 찾아와 폐악을 부리게 되고, 두 사람은 건너편 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이 건너편 집이란 주인공 여자가 결혼하기로 한 남자의 집인데, 약혼자의 아버지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을 목격하고도 자신이 목격자라고 말할수 없는 상황. 왜냐면 상황을 설명하자면 자신이 전남편과 그시간 함께 있었다는 것도 함꼐 설명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의 오해가 생기는 바람에, 자신이 살인자로 몰리는 상황에 처하고 마는데....

존 딕슨 카의 책은 몇권 더 읽어보았던 것 같다. <화형법정>에서부터, <벨벳의 악마>, <구부러진 경첩>, 그리고 그의 대표작이라는 <황제의 코담배케이스>까지 읽었는데... 뭐랄까. 정도의 차이는 다르겠지만 결말부분에 가면 나는 똑같은 감상을 얻게 된다.
초반부와 중반부까지는 상당히 설득력있고 흥미진진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데, 후반부에 가면 다소 어이 없어지거나, 시시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화형법정>같은 책은 내 인생에서 가장 황당했던 추리소설중 하나였다.)
섬세하고 즐겁게 표현된 캐릭터 묘사도 좋고,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해서 드라마틱한 연출이 자유자제로 이루어지는 느낌이라서 읽어내려가기는 참 재밌긴 한데, 항상 내가 납득되지 않는 결말이 나와버려서,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황제의 코담배케이스>같은 경우는 결말이 납득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었고, 그럴 만도 하다...싶은 면도 있긴 했지만, 예상외로 심심한 결말에 또 맥이 빠져버렸다.
하긴 추리소설에서 뭘 얻어가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긴 하면서도, 항상 막판에 다르면 그간 책을 읽어온 시간에 대한 허무함과 책을 읽는 도중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같은 것이 느껴진다.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작가. 그럼에도 계속 읽고 있었던 이유는 존 딕슨 카의 책을 더 읽어보면 그 매력을 알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 마음에서 였는데, 여전히 실패. 그래서 앞으로는 읽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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