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박스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반전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할수 있는 것은 장편보다는 오히려 단편인 것같다.
긴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 함축적인 이야기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뒤집어놓는 반전까지 마련한다는 것은 여간 글쓰기에 여유롭지 않는 이상 힘든 일 같다.
리처드 매드슨의 <더 박스>는 그런 느낌으로 재밌게 볼수 있는 단편집인데, 대부분의 단편들이 아주 짧은데 비해 임팩트도 확실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도 뚜렷하다.
"어라?"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한번 생각해볼 여지까지 주는, 참 즐거운 반전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첫번째 짧은 단편 <버튼, 버튼>은 2009년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소식이 그닥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영화가 성공적이지는 못했나보다. 아주 짧으면서 임팩트 있는, 단편집의 섬문을 열기에 적절한 단편인데, 어디서 본 것같은 느낌은 왜일까. 이 비슷한 단편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 단편을 다른 곳에서 읽었던 것만 같은데, 어디서 였을까...하고 곰곰히 생각해보고, 리처드매드슨의 <줄어드는 남자>에서 읽었던 것을 간신히 떠올려냈다. 아...이제 내 기억력도 맛이 갔구나...허허...
<버튼, 버튼> 이외에도 기상천외하면서 환상특급같은 느낌의 단편들이 가득한데, 개인적으로는 <흡혈귀 따위는 이 세상에 없다 >, <특이한 생존 방식>, <매춘부 세상>같은 단편들이 재밌었다.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들은 소설자체를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수 있다기보다는, 다분히 영화적인 느낌을 주는 것들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리처드 매드슨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 드라마화 되었다고 한다.
무척 단순한 글쓰기임에도 그 한자 한자를 생각해내기 위해 분명 작가는 고심했을 터.(이래놓고, <버튼, 버튼>을 5분만에 썼소-라고 얘기하면 할 말 없지만....그럼 당신은 천재!)
줄줄히 늘여쓰지 않음에도, 대사 하나하나가 전달하는 의미는 정확히 전달되고,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신경질적인 문체는 스릴감을 더해준다.

문학적인 즐거움보다는, 단순한 일상에 단순히 표현되되, 기이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오랜만에 한큐에 책을 다 읽는 즐거움을 또 느껴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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