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 - The Wolf M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가 보고싶었던 딱 두가지 이유. 하나는 빅토리아시대 영국이 배경이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베네치오 델토로 때문에.
베네치오 델토로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나오는 영화마다 열렬히 쫓아볼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영화를 유독 기대했던 것은 베네치오 델토로에게서 나는 늘 늑대를 보고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딱! 적절한 캐스팅이라 생각되어서 룰루랄라 <울프맨>이 개봉하기를 기다렸지.
다 보고나서의 감상은 그렇다.
공포를 기대하거나, 다른 -맨 시리즈들같은 액션을 기대하거나, 박진감넘치는 반전 대서사시를 기대하면 실망할 것이요, 베네치오 델토로의 짐승남 변신을 기대하거나, 비교적 잔잔한 스토리를 좋아하거나, 짐승남의 애달픈 비극을 사랑한다면 성공할 것이다.
나는 후자쪽 인간이었으니 그럭저럭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이상하게 나는 불쌍한 사연을 가진 짐승에 약하단 말이야....ex.킹콩)

내용은 간단하다. 배우로 활약하던 주인공이 형의 부고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언제나 약간 이상하고 냉정했던 아버지는 여전하고, 형의 죽음은 끔찍하며 기이했고, 남겨진 형의 약혼녀는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형의 약혼녀의 눈물어린 호소와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형의 기이한 죽음을 쫓다가 집시촌에서 늑대인간을 마주치게 되고, 늑대인간을 죽이겠다고 설치다가 물려버렸다.
그리고 결과는 누구나 예상하듯이 이 남자 역시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게 되어버린다.
이 영화를 "어쩌다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어 선의에 맞서다"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엄청난 오류이다.
오히려 이것은 고전적인 가족비극물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고,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종종 사람들이 지루하다 말하는 이유는 그 점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1세기 영화이면서도 20세기 이전의 방식으로 얘기를 전달하고 있으니까.
또, 늑대인간이 나와서 인간을 다 쓸어버리고, 킹콩처럼 여자를 지켜줬건만 짐승이기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류의 비극적인 애정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영화에도 역시 이 짐승남이 사랑하는 여자, 결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 등장하기는 하나, 영화의 핵을 이루는 것은 짐승남과 여자의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애증이고, 영화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인간과 짐승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이다.

애정물보다는 비교적 가족비극물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무척 고전적이면서 멋진 영화였다.
영화의 CG부분, 남자주인공이 늑대로 변해가는 과정은 요즘 영화로써는 어쩌면 촌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의 고전적인 분위기에는 크게 누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음울하고 아름다운 배경들 또한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요소이고, 암울한 환타지에는 이 작곡가 만한 사람이 없다 싶은 대니앨프만의 음악도 좋았다.
어떤 장면들은 참 장중하고, 어떤 구도들은 참 아름답더라.
영화를 보면서 내용이 조금만 더 깊이감이 있었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긴 했다. (특히, 아무리 비중이 그쪽에 있지는 않다 하여도, 여자주인공과의 사랑이야기는 건너뛰기 식이기도 했다.)

태양과 달. 그리고 모든 자연은 살아있는 생물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태양이 밝음과 정열과 남성성의 상징이라면, 달은 차가움과 어두움, 여성성의 상징이다.
옛부터 보름달이 뜨면 정신병자들이 날뛰고, 범죄율이 급증한다고 했고,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눈앞의 사물을 확인할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밤을 두려워했다.
늑대인간이라던가 흡혈귀라던가 귀신이라던가, 밤과 달과 괴물이 얽히는 설화들이 많은 것은 그런 사실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지,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지금 나는, 인간일까, 짐승일까.

p.s. 뭐니뭐니해도,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 너무 좋구나....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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