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강탈자 - 당신의 심장은 나의 것
딘 R. 쿤츠 지음, 김진석 옮김 / 제우미디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젊은 나이에 대부호가 된 라이언 페리는 모든 것을 가진 남자이다.
34살 나이에 인터넷관련 사업으로 대박을 쳐서 엄청난 부를 가졌음은 물론이고,남을 밟고 올라서지도 않았던 "착한 부자"이며 잘생겼고, 미모와 지성을 갖춘 여자친구까지 있다. 호화롭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심장이 이상하다는 점을 알게되고, 병원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심근증이라는 심장이 비대해지는 병을 갑자기 얻게 되었고, 그에게 남은 삶이 1년 내외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34살의 건강한 남자, 적당히 운동하고, 잔병치레도 없던 남자가 갑자기 심장병을 얻게된 것이다. 죽음이 두려워진 라이언 페리는 점점 소심해지고, 의심이 많아져 간다.
얼핏, 의사에게 주워들은 심근증의 원인중에 독극물 중독이 있을수도 있다는 말에 주위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고, 끔찍히도 사랑하던 여자친구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고, 급기야 아무도 몰래 여자친구 사만다와 그녀의 가족의 뒷조사까지 하게되면서, 어쩌면 그녀가 자신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는 부에대한 열망을 가진 그녀의 어머니가 배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까지 의심해보게 된다.
자신에게 병을 진단해준 의사를 믿지 못해 관련업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의사를 찾아가게 되고, 뜻밖에도 그는 생각보다 빨리 심장이식수술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게 끝일까.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28가지 약을 먹으면서 살아야하고,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장소를 꺼리게 되었고, 죽을 날을 받아놓았을 때도 헌신적이던 여자친구는 알수 없는 이유로 떠나가 버렸는데, 급기야 어느 날 그의침실에 심장을 꼭 닮은 하트모양 사탕 꾸러미가 얹어져있다.
Be mine. 나의 것이 되어줘.
이런 악랄한 장난을 치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가 얻게 된 삶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딘 쿤츠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소설을 읽어본 적은 처음이다. 스티븐킹과 비견되는 만큼 편안한 진행과 안정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런 류의 스릴러 소설가들이 대게 그렇듯, 읽는데 거리낄 것 없이 스피디하고, 가독성이 좋다.
스릴러 소설중에는 뻔하디 뻔하게 정석대로 진행되어가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들어간 데와 나오는 데가 다른 소설이 있는데, 딘쿤츠의 <심장강탈자>는 후자의 느낌이다. 초반과 중반, 그리고 소설 말미의 느낌이 모두 다르고, 독자의 예측을 불허하 듯 뜻밖의 사건으로 퍼져나가는 소설이다.

이 점은 장점이기도 하나, 또다른 면에서는 단점이기도 했다.
예측하기 힘들기는 하나, 후에 이어지는 사건들과 앞부분의 이야기가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고, 다소 쓸데없다 느껴지는 복선들도 많이 깔려져 있어서, 다 읽고 나니 그 부분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하는 부분들도 생겼다. 물론 소설의 말미에서 작가는 나름대로 그 불필요해보이는 부분들에 대한 해명을 해놓기는 했지만, 쌩뚱맞게 느껴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왜일지.
갑작스러운 병을 얻게 되면서부터 라이언 페리가 시달리게 되는 여러가지 망상과 의심들은 충분히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심장병을 얻게 되었을 때 보통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 부분은 라이언 페리가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랬을수도 있지만...)
다소 쿨해보이는 전형적인 스릴러 남자주인공같은 인물처럼 묘사되는 라이언 페리가 의심을 품게 될수 밖에 없으며 그로인해 소심하고 쪼잔하게 여러가지 뒷배경까지 캐가게되는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놓았더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심리묘사 자체는 괜찮지만, 그 심리에 어울리는 상황을 만들지 못했던 것이 실수가 아니었을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제목의 느낌과 소설의 내용의 불일치함 역시, 소설의 전체적인 어울림을 망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더 유한 제목, 이를테면 원제처럼 <당신의 심장은 나의 것>같은 제목을 붙였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따분하지 않게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았는데, 그렇다고 딱히 특별할 점은 못느꼈던 소설이다.
작가의 필력은 무척 안정적이지만, 이런 류의 작가들은 이제 너무나 많으니 조금 더 특별한 부분을 느낄수 있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덧붙여, 일부러 그랬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속에서 라이언 페리가 얼마나 잘난 인물이고, 얼마나 대단한 부를 지녔으며, 얼마나 사치스럽고 고급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소설 내내 간간히 주어지게 되는데, 은근히 거슬리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