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야마 유메아키-남의 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빛나는 일본 호러 소설가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단편집. 작가는 <남의 일>에 수록된 작품들을 쓰면서 '공포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현대인들이 마음속 깊이 숨기고 있는 '공포의 본질'을 다룬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유니버셜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고백>(책 제목을 기억하기 힘들어서 검색했다..-_-;)을 지은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또다른 단편집이다.
아주 재밌었다기는 뭣하지만, 묘하게 독특했던 작가라서 앞으로 돈아까울 정도로 실망스러운 책을 두권이상 내지 않는다면 계속 지켜보고 싶은 작가이다.
다만,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윽...일러스트 표지....더군다나 일러스트가 예쁘지도 않다!!!
미스터리 박스 시리즈가 접히면서 이 작가의 책은 다시 볼수 없나...싶었는데, 그래도 나와주니 고마운가 싶기도 하고....ㅠ ㅠ그래도 표지좀....  

마르턴 타르트-검은 새  


네덜란드의 대표작가 마르턴 타르트의 심리 추리소설. 작가는 '추리' 형식을 빌려 젊은 부부의 사랑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속성을 탐구한다. 주인공 토마스와 레오니, 젊은 중산층 부부가 한 여인의 실종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 속에는 사랑과 믿음에 대한 진실과 한계, 성적 욕망과 물질적 욕망, 페미니즘과 낙태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작가는 초반에 토마스를 1인칭 화자로 삼고, 젊고 도발적인 여인 제니와 외도하려는 그의 심리를 보여준다. 결혼한 지 12년이 된 토마스와 레오니는 아이가 없다는 점만 빼면 남부러울 게 없는 중산층 부부이다. 하지만 토마스는 날이 갈수록 의무적인 부부관계에 회의를 느낀다. 토마스는 매력적인 제니를 만나지만, 관계는 얼마 지속되지 못한다. 그녀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는 점은 뚜렷한 물증 없이 경찰서에 구금된 상황에서도 저항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태도에도 꿋꿋하게 무죄를 확신하던 레오니는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그러나 그 단서는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실인데…

총 5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각 장마다 화자(토마스, 레오니)를 달리 하거나 형식(편지, 일기)을 다르게 하여 독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하도록 이끌어간다. 작가는 이러한 기법으로 사건뿐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인물의 심리를 보다 입체적이고 심층적으로 구현한다. 이 작품은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더 어릴때는 뭔가 자극적인 소재에서 자극을 받곤 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실종이나 유괴에 대한 이야기에 끌리고, 그 안의 이야기에 집착하게 된다.
물론 실종, 유괴 자체만을 그려내는 소설은 없어서,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가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고 없는지를 나누는 관건이겠지만, 왠지 이런 소재들의 소설은 자꾸만 보고싶다.
근데 신간이 왠 일시품절?-_-; 

조 힐-20세기 고스트 


스티븐 킹의 둘째 아들 조 힐의 소설집. 총 15편의 중·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브리티시 판타지상, 인터내셔널 호러 길드상을 받았고, 세계 최고의 호러소설에 주어지는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이 책에 실린 중편 '자발적 감금'은 <해변의 카프카>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2006년 월드 판타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오마주와 1950년대 SF 괴수영화의 클리셰를 결합하고, 핵전쟁의 공포를 밑바탕에 깐 '메뚜기 노랫소리를 듣게 되리라', 사람의 피를 빠는 흡혈귀보다 더 무서운 건 불건전한 정신을 가진 가족이라는 아이러니를 그린 '아브라함의 아들들', 유년시절의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을 명징하게 그려낸 '집보다 좋은 곳'.

[새], [오즈의 마법사], [판타지아]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고전영화를 보고 울고 웃었던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애틋한 찬가 '20세기 유령', 한 자폐아 소년의 비밀스런 능력을 그린 '자발적 감금'과 고독한 한 소년과 몸속이 공기로 가득 찬 플라스틱 풍선 소년의 눈물 나는 우정을 그린 '팝 아트'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조 힐의 장편 공포소설 <하트모양 상자>는 베스트로 꼽을 정도로 재밌게 읽은 소설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실망스럽지 않았고, 읽을 당시에는 꽤 즐거웠던 소설이었다. 경험부족한 신인 작가가 이정도로 흥미를 이끌어내는 소설을 쓸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고, 앞으로도 계속 보고싶은 작가인데, 얼마전에 소설집이 나왔다. 야호~
아버지의 이름이 그의 경력에 마이너스가 된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의 아버지 스티븐 킹의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 물론, 잘 읽히는 통속적인 공포 스릴러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왠지 포스트 스티븐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후후....
그나저나 이것도 표지 좀....................

윌리엄 요르츠버그-폴링 엔젤 


미키 루크가 주연한 전설의 오컬트 영화 [엔젤 하트]의 원작소설. 하드보일드 탐정물과 오컬트 호러를 결합한 장르소설로, 「플레이보이」에 연재된 뒤 1978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플레이보이 편집자상을 수상하고 에드거 상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으며 전세계 13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13일의 금요일, 뉴욕. 사립탐정 해리 엔젤에게 왕년의 스타 자니 페이버릿의 안부를 확인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왔다는 페이버릿은 어디론가 증발한 지 오래고, 그의 흔적을 뒤쫓는 엔젤의 발자취마다 어김없이 참혹한 죽음이 펼쳐진다. 부두교와 악마숭배, 근친상간, 회색 담배 연기 자욱한 재즈클럽과 버려진 지하철역….

소설은 처음엔 신랄하고 냉정한 탐정소설의 면모를 띠다가 끔찍한 연쇄살인과 비밀스러운 부두교 의식을 거치면서 점차 초현실적인 지옥도로 바뀌어간다. 작가는 기묘한 내러티브에 자신이 정서적으로 깊이 천착하는, 이른바 1950년대의 '비열한 거리' 뉴욕의 구석구석과 그곳에 새겨진 역사적 사건들을 재현함으로써 소설에 독특한 오라를 부여했다.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오컬트와 하드보일드의 접합이라니 어떤 느낌일까?
이것 봐. 표지 좋잖아?! 

브렛 이스턴 엘리스 

아메리칸 사이코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아메리칸 사이코] 원작소설. 한 남자가 싸이코 살인자로 돌변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미국 문명의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소설은 물질주의와 레이거노믹스가 만연한 80년대를 배경으로, 젊고 세련되며 매력적인 여피족 패트릭 베이트먼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먼은 월스트리트의 가족 소유의 회사에서 건들건들 일하며 부족함 없이 지내고 있다. 잘생긴 외모, 세련된 옷차림, 높은 학력, 부유한 가정환경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그이지만 지나치게 물질주의에 의존하는 베이트먼의 정신세계는 한없이 불안정하다.

그는 발렌티노 수트와 올리버 피플스 안경, 롤렉스 시계에 자존감을 느끼는 반면, 유명 레스토랑에 예약하지 못하고 명함 스타일이 뒤떨어지는 것에 열등감을 느낀다. 베이트먼의 세계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물질적인 것으로만 정의되는 세계, 명함의 섬세함이 아이의 살해보다 더 많은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세계이다.

작가 브렛 이스턴 엘리스는 분열증과 강박증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내면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온갖 명품 의류, 액세서리, 화장품, 최신 전자 기기 등을 줄줄이 나열하며, 1980년대 뉴욕 여피들의 물신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더 나아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황폐하고 공허한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굉장히 보고싶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자꾸 구매를 꺼리게 되는 건 왜일까?
고작 분권이라는 이유 때문은 아닐터인데...(그러고보니 유독 올 여름에는 분권 소설들을 많이 읽었다.)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세기의 로맨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오만과 편견>의 플롯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의 발생으로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상황을 가미했다. 함께 무도회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들이 좀비가 되어 인간사회를 위협한다는 가정에서 소설은 출발한다.

명랑하고 활발한 엘리자베스는 이상적인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에서 동양 무술까지 마스터한 실력자로 무장해 발차기와 화려한 검술을 보이며 생존의 위협 앞에서 역동적인 모습으로 거듭난다. 좀비는 젊은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 오해와 편견들을 신랄하게 드러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 상류사회의 위선을 풍자한다.

원인 모를 역병으로 쑥대밭이 된 마을에 오만하지만 멋진 청년 다아시가 찾아오고, 아버지를 도와 총과 무술로 무장한 엘리자베스는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투에 나선다. 엘리자베스의 결투기술을 보고 반해버린 다아시는 남몰래 청혼하지만, 오해에 빠진 그녀는 탁월한 발차기와 특유의 무술로 그를 내치는데…

설마 나오나?하고 있었던 소설인데 나오고야 말았다!
이 얼마나 엽기적인 리메이크소설인지....크크...
<오만과 편견>을 읽은지가 10년이 훌쩍 넘어버려서 자세한 서사가 기억나지 않아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