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발랄하고, 꿈에 가득차있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것뿐이라면 그냥 보통 애니메이션과 똑같았겠지.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정말 재밌었던 이유는 외면적인 발랄함과 상큼함을 넘어선 마음 짠한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모험하는 삶을 살고싶었던 꼬마들이 어른이 되어 결혼하게 되고, 여전히 마음속에 품어둔 꿈들은 삶에 의해 자꾸만 좌절당한다. 예측불허의 삶. 마음만큼 되지않는 일들.
겨우 그 꿈을 이루어볼까 했더니 할머니는 더이상 여행을 다닐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고, 할아버지는 홀로 남겨진다.
혼자 남겨진 자가 이루려는 두사람의 꿈.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꿈도 진화해야했던 걸까.
이런 저런 이유로 할머니와 꾸었던 꿈들은 좌절되지만, 그는 또다른 꿈을 얻게 된다.
아주 오래전, 그들이 자신들의 모험을 기록해놓을 거라던 책에 그들의 기억이 사진의 형태로 남아있듯이,
그들만의 파라다이스에 그들의 추억이 가득담긴 집만이 덩그라니 남아있는 마지막 장면은
묘하게 기분좋고, 또 묘하게 슬프더라.
월E가 크게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좀더 발랄한 애니메이션을 원하는 어린 아이들의 시선을 잡지 못해서라고 하던데,
사실 나는 월E보다 이 영화가 더 어른들이 보기에 좋은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다.
물론 주제가 "모험"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무척 재밌게 볼수 있는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을 더 깊이 느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꾸었던 "한때의 꿈, 그러나 지금도 마음속으로는 원하고 있는"이라는 필수조건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꿈을 꾸어보았던 사람들을 위해, 그 지나간 꿈들이 결코 헛된 것은 아니었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또다른 꿈을 얻고 또다른 모험을 하며 살게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마음이 짠해지는 애니메이션. 좋구나.....허허허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