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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도시 - In Brug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역시 우리나라 식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이다. 제목과 포스터만 보면 하드보일드 액션영화인줄 알겠다.
내가 영화 제목을 살짝 바꾸자면, "킬러들의 유머"정도가 딱이겠다.
막상 포장을 까놓고 보면, 이 영화 상당히 큐트하다!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도시 브루쥐로 가게된 두 킬러. 거기서 자신들에게 내려질 어떤 지시를 기다리며 천천히 도시를 둘러보고 있는데, 중세시대스타일의 도시에 감탄해 일반 관광객이 되어버린 늙은 킬러 켄과 달리, 젊은 킬러 레이는 시궁창같은 도시라며 투덜대기 일쑤다.
연륜이 느껴지는 킬러 켄과 시종일관 눈치없는 욕설이나 퍼부어 대는 경박하기 이를데 없는 레이는 대체 이곳에 왜 오게 되었을까?
영화 중반쯤 까지도 그들이 벨기에의 한적한 도시에 떨구어진 이유는 등장하지 않고, 다소 소심하고 쪼잔하면서도 어딘지 기묘하게 귀여운 유머들이 계속된다. (이 유머가 그리 대중적인 유머코드는 아니니, 누구에게나 웃긴다고 보장할수는 없겠다. 개인적으로 "버팔로 66"식의 유머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하나같이 어딘지 굉장히 허술해서 그 점이 웃기는데, 그들에게는 어떤 투철한 직업정신이 있고, 나름 상처도 있다. 그 점이 더 기묘해서 계속 웃게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괜시리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한다.
참 진짜 뭔가 이상하고 기묘한 영화인데, 정말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