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생 연쇄살인범 얘기나 폭력에 찌든 스릴러를 찍을 것만 같았던 데이빗 핀처가 "나도 아카데미 탈수 있다규!!!"라고 절규하듯이 내놓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소재"로 이용한 영화로, 소설에서는 느낄수 없는 잔잔하고 소소하게 아름다운 느낌을 덧대어놓은 영리한 영화이다.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가 되며 끝이 나는 이야기. 굳이 이 이야기를 말로 풀어내는 것은 바보짓이리라.
그래. 이쯤되면 데이빗 핀처도 상한번 받을만 하다. 영화는 딱 그만큼 훌륭하다.
따뜻하고 감동있고 어느 정도 수준도 갖추고 있으면서, 아카데미가 좋아할만한 분위기이다.
어쩐지 상을 노리고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는 무척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볼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역량보다 각본가의 역량이 더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 유명한 <포레스트 검프>의 각본가이기는 한데, 아마도 모르고 보았더라도 작품자체의 무게와 대사발을 보면서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렸을 사람도 있을런지 모르겠다. 이 사람 각본 어떤 면에서는 참 특이하다.
뭔가 굉장히 독특하고 남들이 생각치 못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아닌데, (이 영화 역시 원작이 따로 있으니 소재를 각본가가 창조해낸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거나, 눈물 펑펑 쏟게 신파로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면서, 묘하게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이야기의 구조부터 풀어나가는 솜씨가 몹시 안정적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비범한 능력이 아닐까.

어쨌거나 딱 명성만큼 즐겁게 보았던 영화이고, 영화속의 소품이라던가 씬 하나하나가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아름답다.
 

 

특히 이 포스터에 나오는 이 장면은 이 엄청난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아련하고 예쁘던지...
게다가 후반부에 등장하는 브래드 피트의 10대 후반 20대 초반쯤 되는 얼굴 어쩔거야.ㅠ ㅠ 완전 자체발광 초미소년. 아..이 모성본능 자극하는 촉촉한 눈빛.....끌어안고 토닥이고 싶다.하악하악...예뻐...귀여워...하악..

그런데 왠지 모르게 케이트 블란쳇은 영화를 보는 내내 장면 자체의 아름다움은 제외하고, 그 여자 자체가 예쁘다고 생각되는 씬이 하나도 없었다. 이 여자, 원래 이렇게 기계 같이 생긴 여자였구나. 그동안 이 여자가 다른 영화에서 나오는 걸 볼때마다 그냥 "여자"캐릭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철의 여인같은 강렬한 이미지 였던 것 같은데, 그냥 "예쁜 여자"로 등장하는 케이트 블란쳇은 뭐랄까. 포토샵으로 3중 블러 처리를 하고 눈 코 확대 마술을 부리고 볼터치까지 해주었는데도 정떨어지는 느낌이었달까. 귀염성이 전혀 없는 얼굴이라 그런지 얼굴 자체의 균형이라던지 아름다움같은 것을 떠나서 뭔가 모르게 전혀 호감가지 않았다. 그냥 마네킹이 연기한다는 느낌이었달까. 아윽..얼굴 부담스러웠다. 벤자민 버튼 잡아먹을 것 같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