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트 - Doub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용호상박이라는 말은 이런 영화를 보고 등장한 말일런지도 모른다. 그저 연기력 하나로 좌중을 후덜덜상태로 몰아가는 메릴스트립과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연기대결만으로도 충분히 별 다섯개 만점짜리 영화 <다우트>.
제목대로 의심에서 시작해 의심에서 끝을 맺는 영화이다.

고지식하고 규율을 최고로 여기는 깐깐한 원장 수녀, 그리고 교사에의 열망만으로 가득찬 뭣도 모르는 순진한 수녀.
의심의 시작은 이 젊은 수녀에서부터 시작된다. 학교의 유일한 흑인학생이 어느날 신부실로 불려간다.
자유분방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플린 신부에게 불려간 흑인학생은 어두운 얼굴로 다시 교실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서 풍기는 술냄새, 어느 날 플린 신부가 그 아이의 캐비넷에 속옷을 몰래 넣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젊은 수녀는 의심하기 시작하고 원장수녀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신부와 학교의 단 하나뿐인 흑인 학생사이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 두 수녀는 플린신부와 대면해서 이 일에 대해 따지지만, 학생의 비밀을 지켜준다며 신부가 대답을 어물쩡 피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사실을 고했는데도 의심은 풀리지 않는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는 명확히 구분지어지지 않는다.
진실보다도 인간이 의심을 품는 과정의 잔혹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심이 파고들어오고 추문이 시작되기 시작하면 더이상 무슨 말을 하든 믿어지지가 않는 것이다.
영화속에 원장수녀의 의심에 시달리다못한 신부가 그녀의 행동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배게 깃털이론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찢어진 배게에서 떨어져나와 사방으로 흩어진 깃털을 다시 주워담는 것, 잘못된 추문이라는 것을 다시 되돌리기는 그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의심과 의혹, 추문에 당해낼 자는 아무도 없다. 인간은 세치 혀만으로도 사람을 죽일수 있는 잔혹한 존재이다.
믿음이 무엇이었는가, 정의나 사랑이 무엇이었는가, 도덕이 무엇이었는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아쉽게도 그런 것보다도 의심이었다. 확실한 증거없는 의심.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또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는 영화가 끝나갈 무렵, 원장수녀가 흘리던 눈물에서 어렴풋이나마 알수 있을 따름이다.

의심이 번지고 추문이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의 잔혹함에 대한 멋진 영화이다.
원래는 연극이라고 하던데, 그만큼 영화속에 등장하는 장소나 인물이 무척 제한적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영화적 장치없이 솔직담백하기 담아내는데도 스릴이 절절 넘치는 것은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호연때문이다.
그저 소리한번 질렀을 뿐인데 후덜덜하게 만드는 메릴 스트립의 독한 연기, 진실이 뭔지는 알수없지만, 그저 믿고 싶도록 만드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진실된 눈빛, 나약한 어머니이자 아들이 무사하게 성장할수 있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덮어두고자 하는 비올라 데이비스의 절절한 눈물, 에이미 아담스의 나약한 순수함. 모든 배우의 연기와 아우라가 멋지게 빛났다.
흥행할 것 같은 영화는 아니지만, 꼭 한번씩은 보고 의심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의심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깊은 영화이다. 아주 쩐다, 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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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6-0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어떤 영화일지 궁금합니다.^^

Apple 2009-06-02 19:10   좋아요 0 | URL
정말 재밌습니다.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