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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 A Frozen Flow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충분히 대담하다. 충분히 섹시하진 않다
누군가 네이버 영화평에 이렇게 평가해놓았더라. 이 영화에 딱 적당한 말인 것 같다.
요즘 시대극의 트렌드는 "얼마나 벗느냐"가 가장 화두인듯이 꽤 벗어재끼는 시대극들이 많이 나오고 소재 또한 이전보다 대담해진 느낌이다. 문제는 그것이 선정적이어지느냐, 예술적이어지느냐가 아닐까. 파격적인 소재들은 그만큼 뭔가 부서질 듯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어서 훨씬 보는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잘 될수 있는 장점을 지닌 반면에, 조금이라도 어설퍼지면 쌈마이가 된다는 사실.
이 영화를 그다지 재밌게 볼수만은 없었던 것은 소재는 파격적이나 감정선은 너무나 무디기 때문이었다.
이야기 자체로만 본다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야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내숭없이 그대로 표현하면서 감정선도 잘 살렸다면, 이 파행적인 금기의 사랑이 아슬아슬하며 가슴아프게 다가올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럭저럭 지루하게 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재밌는 영화도 아니었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나라도 이제 시대극이 쏟아지듯 나오고 있지만, 이런 면에서는 상당히 많이 부족한 것 아닐까.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느낌의 영화 <왕의 남자>를 떠올려도 확실히 감정선에서 문제가 많았다.
또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릴수 있었던 왕후의 캐릭터가 희미해서 그저 섹스신을 위한 캐릭터밖에 되지 않아서, 그 점도 문제였던 것 같다. 초반부, 게이성향을 가진 왕과 결혼해 아이를 갖지 못하던 정숙하고 순진했던 왕비가 왕의 호위무사인 홍림에게 빠져들면서, 강인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좀더 설득력있게 말해주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래야 마지막 "살아남아" 군림할 운명에 처하게되는 강인한 여자주인공으로 거듭날수 있지 않을까.
너무나 남자주인공들에만 치중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역시 <왕의 남자>와 비교해보자면, 왕의 남자에서 장녹수역으로 등장했던 강성연 역시 유일한 여자캐릭터였지만, 기생출신인만큼 다소 천박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의 분위기가 훨씬 살았던 것 같다.
송지효-강성연의 연기공력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미비했던 건지, 아니면 시나리오부터 왕후의 캐릭터는 이다지도 설득력 없었던 건지...
아무리 고려시대의 동성애 관계였던 왕과 호위무사의 이야기를 다룬다고는 해도, 결국 호위무사가 왕후를 임신시키기 위하야 이러쿵 저러쿵 쿵덕쿵덕 하게 되면서 결국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게 되었는데도, 여자주인공은 어쩌면 그리도 꿔다놓은 보릿자루같던지.....
<왕의 남자>라던가 작년에 개봉했던 <색,계>와 비교해봤을때도 확연히 좋은 느낌을 가지게 만들 영화는 아니었다.
여배우들의 공력도 그렇지만, 남자배우들의 공력의 차이도 심해서, <쌍화점>의 전체적으로 부족한 연기력 또한 아쉽다.
감우성과 양조위의 쓸쓸하고도 안타까운 듯한 눈빛연기같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되었던 것일지.
광기에 치닫는 왕으로 출연하는 주진모의 연기는 드라마의 젠틀한 남자주인공에서 그다지 많이 벗어나있지 않아서 <왕의 남자>의 정진영만한 미친놈 포스나 <색,계>의 양조위만한 가학적인 포스도 느껴지지 않더라.
유하감독의 이전 영화들을 떠올려봤을 때, 오히려 이런 쪽의 영화가 잘 어울리지 않는 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극의 비정함을 표현하기 보다는 현실의 구질구질한 비정함을 다루는 것이 훨씬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래저래 불만은 많지만, 긴 시간동안 그닥 지루하게 보지는 않았다.
이도저도 아니면 그림이라도 좀 좋았으면 어땠을까.-.,- 베드씬이 하나도 섹시하지가 않다!!!
수위는 <색,계>정도인데, 솔직히 <색,계>도 섹시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어색하게 웃기지는 않았다.
베드씬만 나오면 여기저기서 소리죽여 웃는 소리가 들리는데, 사실 나도 몇번이나 웃을 뻔 했는데 참았다.
조인성이 어찌나 베드씬이 어울리지 않는 배우였는지, 이번에서야 알았다. 그냥 뽀뽀씬만 등장하는 영화나 찍는 것이 나았을듯. (그래도 조인성의 뽀뽀씬들은 간혹 멋진 각도들이 나와주더만....)
다들 은근히 궁금해 할듯한(아닌가???내숭떨지마!!!!) 조인성과 주진모의 베드씬은.......
음....그냥 벗고 뽀뽀만 하던걸...-_-; 어찌나 격히 뽀뽀하시던지 저러다 서로 죽일 것 같더라....
(하긴....예전에 딱한번 게이 야동을 본적이 있는데, 그것도 그리 섹시하지는 않더라. 무슨 헬스장 광고같더라.....;;;;)
어쨌거나 나는 영화를 보면서 누가 공일까...혼자 궁금해했다. 조인성이 공인것같다는 결론...=_=;;;;;;(머릿속이 썩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