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 - Blindn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주제 사라마구 할아방의 첫번째 영화화된 소설이다.
사실 그다지 흥행 작가라고는 할수 없고, 또 작품의 색채또한 영화 장르로 호완되기에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어쨌거나 소재로만 보았을 때는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중에 블록버스터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설정 아닌가.
그렇다고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가 블록버스터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니, 차라리 그랬으면 더 나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라고 말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블록버스터를 벗어난 영화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타켓으로 삼아야하는 관객층을 잡기가 무척 어려운 영화같다. 흥행하지 못한다-에 한표를 걸겠다.
칸느 오프닝에 오른 후, 평단의 평가가 참담했다는 사실을 미리 보고 보았기 때문에, 그닥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너무나도 많은 영화.
개인적으로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가슴을 치며 눈물을 줄줄 흘려가며 보았던 명작부류에 꼽고싶은 책이라, 이걸 영화로 옮긴다면 어찌되었든 간에 실망할수 밖에 없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평가한다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럭저럭 볼만한 정도. (그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단점일 것이다. 딱히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은 없는데, 그렇다고 극도로 싫어할 만한 요소도 별로 없다. 여러모로 어중간하다.)

나는 소설을 보고 내용을 모두 알고 보았기 때문에, 거의 "확인"정도에 가까웠기는 했다.
그래도 원작을 무참히 망쳐놓은 "나는 전설이다"라던가, "미스트"같은 영화들보다는 훨씬 수준있긴 하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것은 보통 다른 영화들에서 기억상실증 환자가 병원에서 깨어날 때 눈앞이 온통 하얘지는 것같은 느낌의 색채를 무척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많이 사용했다기보다는 그냥 전체적으로 다 그렇다.;;;)
전체적으로 입자가 굵은 화질, 영화속의 "백색병"을 컨셉으로 잡은 듯 하얗게 날려찍은 색감들, 그런 면들이 여타 헐리우드 영화들과의 차이점이면서, 낯설게 느껴지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과는 무대가 다르므로, (어디가 배경인지 확실히 등장하지는 않지만, 원작처럼 포르투갈은 아니다.) 다양한 인종들도 등장하는데, 산드라 오가 대통령으로 등장해서 어쩐지 반갑다. (몇씬 등장하지도 않지만;;;)
줄리안 무어는 여전히 줄리안 무어이고, 의외로 악역으로 등장한 가엘 가르시아의 모습은 어색하다.
역시 완전히 못된 놈으로 등장하기에는 악의 포스가 부족하다. 아모레스 페로스에서는 나쁜녀석의 이미지가 꽤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 가엘 가르시아는 어쩐지 완전한 악당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찌질한 동네 깡패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배우 연기는 그럭저럭, 화면이라던가 이미지도 그럭저럭, 그러나 소설에 비하면 한참 모자른 영화였다.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내게 그토록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아마도 주제 사라마구만이 표현할수 있는 정제된 대사의 감동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요즘은 코맥 맥카시가 그 뒤를 잇더라. 이제 세상을 쫌 아는 이 두 노인들의 대사발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는 듯한 "괜찮아"같은 말에서도 눈물이 철철 나버리는 걸 어쩌나.
그런 점을 영화에서는 조금도 맛볼수 없어서 영화가 조금은 실망적이었을런지도 모른다.
완벽하다 생각하는 소설들은 스크린에서 보고싶지 않은 마음이 있긴 하지.
그저 상상속에서의 감동을 간직하고 싶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