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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TOKY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취향 확실한 레오 까락스, 깨끗하고 귀여운 봉준호, 길잃은 미쉘 공드리....라고 요약해보는 영화.
큰 사건 없이도(물론 까락스편은 큰 사건이 있었다.) 그럭저럭 재밌게 볼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비틀어놓은 영화였다.
타락과 비루함에 대한 레오 까락스의 애정이랄까, 대담함이랄까는 이 영화 <도쿄!>에서도 나타나서 감독의 개성면으로는 최고였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도 가장 재밌게 보았던 것 같다. 일본에 살면서도 일본인들이 너무 싫어서 지하에 숨어살다가 간간히 나와서 일본인들을 괴롭히는 정체불명의 괴남자역의 드니라방의 포스도 절절 끓고, 역시 레오 까락스의 영화에는 드니 라방이 나와야 색깔이 확실해지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외로 코믹하기도 해서 참 괴물같은 영화이면서도 나름 귀엽다.흐흣...
봉준호의 <흔들리는 도쿄>는 가장 일본스러웠다.
주로 일본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일상의 모습들이랄까 그런 모습들이 가장 잘 반영되었던 것 같고,
아마도 같은 아시아사람이라 그런지 감성 역시 딱 일본, 한국 스타일이었달까.
아오이 유우도 예쁘게 나오고, 주인공으로 나왔던 히키코모리 아저씨의 연기도 훌륭했다.
한장 한장 사진같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색채 반짝이는 조명만은 정말 일본 사진같은 느낌이 가득했던 편이었지만, 살짝 공익광고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지. 너무 건전해서 그럴까.
하긴 봉준호 영화가 지금까지는 그닥 삐뚤어진 점은 별로 없었지만서도, "히키코모리 여러분! 세상으로 나오세요!! 사랑은 당신에게 용기를 준답니다!!!"하는 공익광고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거의 결벽증적으로 하얗고 깨끗한 색채들이 참 예쁘더라. 지진같은 사랑도.
미쉘공드리 편이 좀 아쉽기는 한데,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갈팡질팡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래저래 꼬여버리고 친구집에 자기 연인과 빌붙어 사는 여자의 오갈데 없고 쓸모 없어진 자신의 신세에 대한 단상과 그로 인해 아예 가구가 되어버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긴 한데, 초반부와 후반부가 잘 맞물리지가 않아서 어색한 느낌이 든다.
후반부는 미쉘 공드리 영화같은데, 초반부는 그렇지 않다.
초반부의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후반부의 이야기의 아이디어가 갑자기 생각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오히려 초반부를 짧게 줄이고, 이래저래해서 의자가 되어버린 여자를 더 많이 보여주었더라면 괜찮았을 것 같기도....
그래도 한편 한편 아주 떨어지는 편들은 없어서 이게 감독의 내공인가 싶기도 하다.
마감끝나고 처음으로 극장을 찾은건데, 세편 다 나름의 상큼함이 있어서 특별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넋놓고 보았던 것 같다. 특히 봉준호의<흔들리는 도쿄>의 영상들은 너무 너무 예뻐서 이걸 어딘가에 담아놓을수 있다면 담아놓고 싶었다. 또 영화의 프롤로그,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단면적인 도쿄 애니메이션도 귀여웠다.
부탁하지 않아도 이런 영화도 만들어주고.... 일본은, 도쿄는 좋겠다!
제목이 <서울>이었더라면 대체 무슨 얘기가 나왔을까?
p.s. 미쉘공드리의 <아키라와 히로코>에 갑자기 츠마부토 사토시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까메오?.
<아키라와 히로코>에서 히로코로 등장하는 여자는 놀랍게도 스티븐 시걸 딸이란다. 허걱....!!!
그러고보니 어딘가 닮은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