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
에단 호크 지음, 우지현 그림,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에단호크의 소설을 보다보면 에단호크가 보인다. 나만 그럴까? <이토록 뜨거운 순간>에서도 그랬고 <웬즈데이>에서도 그렇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에단 호크와 오버랩된다.
아직도 어린 애같은 남자와 이혼의 상처가 있어 결혼이 두려운 여자가 만나고 또 헤어진다. 헤어지는 여자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남자는 자신을 떠난 여자를 무작정 쫓아가 청혼을 한다. 그래서 이래저래 그들은 결혼을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고, 여러가지 일을 겪게되다는 얘기.
소설로 보기에는 별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웬즈데이>.
책을 보다보면 에단호크가 출연했던 일련의 영화들과 무척 닮아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소설의 주인공 지미 하트속을 에단호크로 바라보게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과거에 얼마나 얽매여 있느냐, 또는 과거에 얼마나 연연해야하느냐.
완전히 잊고 살기도 어렵지만, 완전히 잊고 살아도 불완전하다. 여러가지 과거가 쌓이고 쌓여 자신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미가 사랑하는 크리스티에게 강제적 결혼과 이혼이라는 상처가 없었다면, 지미는 과연 크리스티를 사랑했을까. 그녀의 옛결혼에 미친듯이 질투심을 느끼던 지미이지만, 아마도 그런 과거가 있기 때문에 그가 사랑했던 크리스티가 그가 사랑하는 모습으로 살아있을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불완전한 삶에서, 불완전한 사람들이 만나 그 불완전함마저 끌어안는 것이 사랑이다.
어린시절 지미가 쏘아 전선에 매달린 채 죽음을 기다렸던 붉은 꼬리 매처럼, 불완전하게 죽음을 향해 하루씩 걸어가면서,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게 되겠지만, 이상할 것도, 잘못될 것도 없는 당연한 삶의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에단호크"라는 이름을 뺀다면 무척 실망스러웠을지도 모르는 소설이다. 이전에 보았던 <이토록 뜨거웠던 순간>은 더 괜찮았던 것 같다. 형평성없는 졸렬한 시선이기는 하나, 그가 유명한 배우이고, 또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다보니 어쩔수 없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소설 후반부에 등장했던 어느 노숙자 할아버지의 말이 묘하게 오래 남는다.
남자가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탱탱하고 더 매력있어서가 아니라 젊은 여자가 더 많이 웃기 때문이라는 말.
자기 변호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덜 웃게되었던 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더 웃고, 더 매력적인 나이든 여자가 되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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