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모양 상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0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작가이지만, 선뜻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어쩌면 너무나도 유명한 그의 아버지의 글과 비교해보기 위한 악취미적인 관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는 영화배우 가족들이 있고, 조상 대대로 각기 다른 예술 분야에서 활약을 펼쳤던 예술가 가족도 있는데,
이 아들과 아버지는 공포소설을 대물림하고 있다.
현대 공포소설에서는 이름처럼이나 왕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스티븐 킹의 아들이 바로 조 힐.
내 어찌 비교하고 싶은 마음이 안들수 있겠나.
하여간, 이런 다소 잔인한 관심으로 보게된 책이었지만, 그의 소설에서 아버지의 그림자는 찾아볼수가 없다.
그들은 둘다 공포소설가이지만, 표현 방식, 문체, 이야기 구조부터 주인공의 설정까지
비슷한 구석은 그다지 찾을수 없다.
이 점이 바로 이 작가 조 힐에게 기대하고 싶어지는 점인 것이다.
 
간혹, 헤비메탈이나 록커들은 악마신봉주의자처럼 보인다.
이것은 대부분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위한 철저한 이미지 마케팅으로
실제로 그렇다 믿고 있는 사람들은 무척 순진한 사람이 되겠다.
닭피를 뒤집어쓰고, 아무 여자나 끌어안으며, 온갖 역겹고 비상식적인 짓을 해도,
그들은 결국 인간이지 악마나 악마신봉주의자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늙그막에는 가족용 리얼리티 쇼도 찍은 오지오스본이 있지 않나.
<하트 모양 상자>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악의 화신 록스타 주다스 코인이다. (이름부터 뭔가 필 오지 않나?)
과격한 짓을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기괴하고 음산한 헤비메탈로 신봉자도 만들었다.
쉰살이 넘어서도 정신 못차리고 젊고 탱탱한 아가씨들을 옆에 끼고사는 전형적인 록커 주다스 코인-
그는 은밀히 스너프 필름이나 정상적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폭력적인 물건들을 수집하는 취미도 가지고 있다.
이런 그에게 유령 양복을 판다는 메일이 왔는데, 어찌 그가 이런 제안을 모르는 척 한단 말이냐.

"죽은 아버지의 복을 팝니다. 유령까지 덤으로 드립니다."
어느 날 누군가 옥션에 내놓은 유령양복을 호기심에 산후
주다스 코인과 그의 스트리퍼 여자친구 조지아는 집안에서 도사리는 유령의 실체를 느끼기 시작한다.
배달되어온 양복을 입은 노인이 음산하게 복도에 멍하니 앉아있질 않나,
그 유령을 본 매니저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하지 않나, 알수 없는 명령에 자신도 모르는 행동을 하게 되질 않나-
잔인하고 폭력적인 호기심에 산 양복 하나가 주다스 코인의 일상을 좀먹을 줄이야!
직접 행동을 하기보다는, 인간의 마음에 파고들어 심리를 조정하는 위협적인 유령의 출현에 잔뜩 겁을 먹은
주다스 코인과 조지아는 유령을 피해, 그리고 유령을 없앨 방법을 찾기 위해 무작정 집으로 부터 도망치는데....
이것이 끝일까?
유령은 그들의 뒤를 집요하게 쫓는다.
 
경악할만한 반전이라던가, 막판에 놀랍게 유령이 등장해 깜짝 놀래키거나 하는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은 초반부터 유령이 등장하고, "너를 죽일거야"라는 유령의 메시지도 초반에 분명히 등장한다.
그런데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볼수 있게 되는 스릴있는 소설인지라,
보는 내내 "아, 잘만들어진 대중성있는 공포소설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며 감탄을 하면서 보았다.
아버지 스티븐 킹과는 달리, 조 힐은 섬세한 묘사보다는 롤러코스터처럼 속도감있는 스릴을 건내준다.
이 점이 이 소설이 젊은 공포소설이라 느끼는 점이 되었다.
빠르고, 정확하며, 으스스한 장면 연출도 더할나위 없고, 군더더기 없으며 결말 또한 명확하고 깔끔하다.
스티븐 킹과 조 힐, 어느쪽이 더 재밌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아버지의 유명세에 눌리지 않고, 또다른 매력으로 독자를 매혹시킬줄 아는 멋진 공포소설 작가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거침없는 속도감과 그림처럼 그려지는 이미지 때문인지,
소설을 읽는 내내 이 소설은 영화화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닐조단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진단다.
아아, 정말 기대가 되는 영화가 아닐수 없다!!!!
 
한여름에 읽기 제격인 멋진 공포 소설.
무덥고 지루한 여름밤도 <하트 모양 상자>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
p.s 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순간순간 등장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에 키득대면서 볼수 있을 것같다.
오지 오스본에서부터 콜드플레이까지-유명한 록커들의 이름들과 노래들이 시시때때로 나타나
왠지 모르게 반가운 기분!
이런 기분은 마치 모르는 동네에서 옛날에 친했던 동창생을 만난, 멀고도 친숙한 기분이랄까. 에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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