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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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런 사람을 볼때가 있다.
저녁에 일어난 인상적인 사건 하나를 말하기 위해서, 그날 자신이 왜 기분이 좋지 않았는가부터 설명하려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그 사건이 일어난 순간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한후에
말하고자한 한가지 사건을 그제서야 얘기하는 사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추장스러운 표현력을 싫어하는 나로써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지루하고 피곤한 일이다.
이 책이 딱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필요한 것 불필요한 것 온갖 것들을 쭈욱 늘어놓고,
확실한 표현으로 상대방이 현상을 붙잡도록 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그 늘어놓은 것중 하나를 골라야하는
불편함을 준다.
책의 표현대로 하자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수 없게 "산만하다".

지나치게 노숙해서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인공 오스카(오스카가 적어도 10대초반쯤은 되겠지 생각하면서 봤는데, 겨우 여덟살이다.)를 비롯해 모든 주인공에게 연민의 감정은 커녕 정도 가지 않았고,
엄청난 타이포그라피의 홍수와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마저 군더더기처럼 느껴졌으니
내가 책을 "엄청나게" 대충 읽은게 아닌가 모르겠다.
가끔 책을 읽을 때 이런 이런 장면은 눈에 보여진다면 좋겠다, 또는 이런 이런 장면의 냄새를 맡을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는데
이 책은 지나치게 디테일을 강조한 나머지, 상상력의 빛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 책은 꼭, 말은 많으나, 재밌고 효과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다.
군더더기, 지나치게 친절한 그래서 불친절해지는 감정의 설명과 숨기려 애를 쓸 뿐인 자기연민들,
중요한 사실 하나를 얘기하기까지가 비효율적이었던 책.
사실 읽는 내내 다 읽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지만, 결국 겨우겨우 다 읽고 말았다.
소설속의 엄청난 소음속에서 믿을수 없이 지루하게-.

p.s 특히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존재와 무 놀이(?)는 전위예술을 보는것처럼 정말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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