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태엽 오렌지 - 할인행사
스탠리 큐브릭 감독, 말콤 맥도웰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고백하건데 두번째 만나게 되는 영화이다.
첫번째는 지나치게 야하다~ 라는 입소문을 통해 영화의 본질을 무시하고 자극적인 시각적 이미지에만 매달렸었다.이해를 하고 싶어도 자막이 없이 봤기 때문에 그 심오한 내용을 알수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1.첫번째 만남
충분히 자극적인 영상이였다. 주인공 알렉스 드 라지와 만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나체가 되버렸고, 강압적이건 합의적이건 그와의 성교는 필수적인 사항이였다. 그리고 세트의 여기저기 보이는 비교적 적나라한 이미지들과 주인공이 감옥으로 들어가게 된 살인사건의 흉기 또한 거대한 남근 조각상이였으니..지금처럼 노골적인 포르노 그래피에 따라갈 수는 없었겠지만, 일반상영을 기준으로 하는 영화치고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적나라했다. 35년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촌스러움과 시대착오적인 면은 언급하지 말자.

도덕적인 관념이 전무한 그들의 일상은 마약이 함유된 우유를 마시면서 발육부진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2.두번째 만남
적나라하게 드라나는 여자의 나체나 얼핏 얼핏 보이는 남자의 성기...자극적이며 폭력적인 영상과 비주얼보다 더 무서운 내용을 안에 담고 있었다. 그 공포의 핵심은 국가라는 단체에서 행하는 교화 프로그램 `루드비코'에 있다. 마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잭 니콜슨이 결국에 뇌의 일부분을 절개하고 온순한 인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처럼 광폭한 주인공 알렉스는 14년 형량의 중압감으로 택한 이 교화프로그램으로 인하여 폭력적이고 음란한 사상은 정신적으로 거세가 되버리는 과정을 겪는다. 약속대로 단 1년의 교화프로그램 이수 후 사회에 복귀되나 그를 맞이했던 사회는 더이상 과거에 자신이 가해자와 지배자의 위치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강요하는 사회로 돌변해 있었다. 그 후, 전체주의적인 이미지의 국가와 그에 반동하는 조직의 사이에 껴버린 주인공은 결국 장기판의 말이라는 이용가치의 개념으로 영화가 끝날때까지 이용당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터에 나와있는 것처럼 강제로 열린 동공 촬영으로 인해 말콤 멕도웰은 일시적인으로 시력상실까지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3.네번 죽는 알렉스...
주인공 알렉스는 이 영화에서 네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심장이 멎고 사지가 뻣뻣해지는 일반적인 죽음의 모습이 아닌, 정신적인 죽음을 잔인하리만큼 네번씩이나 경함하게 된다. 폭력적이고 사회에 비순응적인 모습을 보이는 초반 그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그의 일당들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교도소를 가게 된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교도소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철저하게 분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 `루드비코'교화 프로그램으로 인해 잠재되어 있던 폭력적인 성향마져 제거되버린 후, 사회에 내동댕이쳐지면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써의 급경사의 나락을 맞이하면서 이미 두번째의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후 본능적으로 찾아간 과거 자신의 범죄의 피해자에게 반국가적인 이용가치로써 유린되다 결국 자살이라는 시도를 통해 세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영화 마지막 부분 루드비코 교화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하여 거세게 반발하는 언론과 여론의 무마용으로 본래의 인성을 되찾는 과정에서의 전체주의적인 정부와의 타협에서 마지막 4번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극 초반의 광폭한 모습이 진정 그의 모습이였다면, 그 이후에 오락가락하던 그의 모든 가치관과 이념은 조작 혹은 날조의 의미로 본질의 그는 이미 사라져버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길길히 사회에서 날뛰던 알렉스는 교도소에 입소 후 교도관 앞에서 찍 소리도 못한다.

4.시계태엽속의 오렌지에서의 음악

1)베토벤 교향곡 9번
영화전체의 메인 테마라고 해도 무색하리만큼 이 유명한 클래식 곡은 시종일관 등장한다. 교화프로그램에 의해 가치관과 개념이 바뀌는 알렉스에게 이 음악은 특별하게 작용한다. 폭력적인 그에게 최고의 안식을 주었던 곡이 교화과정을 거친 후 최고의 악몽과 고통을 선사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 베토벤 교향곡은 알렉스에게 평온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악몽과 고통의 전주곡일 뿐.....

2)윌리엄 텔 서곡
레코드 샾에서 마주친 다소 남근 숭배자의 모습을 보이는 두명의 여성과 매우 빠른 속도(?)로 치루는 정사씬에서 이상하리만큼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곡.  주인공의 선정적이며 음란한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역활을 해주고 있다.



이 장면 바로 다음 매우 빠르게 돌리는 베드씬에서 쓰인 음악..

3)위풍당당한 행진
경건하고 위엄있는 이 곡을 범죄와 통제와 업악이 가득한 교도소 내부에서 정부 고위 인사(장관)이 시찰을 할 당시 나왔다는것 자체가 영화속에서 감독이 전체주의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정부를 향해 조소와 비아냥을 느끼게 해준다.



통제, 억압, 감춰져있는 폭력 성향이 다분한 교도소를 방문한 내무부장관의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4)싱잉 인 더 레인
영화 속 최초의 강간강도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주인공 알렉스의 입에서 흥얼흥얼 흘러나온다.
원곡은 진 켈리의 빗속에서의 아름다운 댄스로써 그 면모를 보여주지만, 이 영화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은 무자비하고 잔혹한 범죄의 서곡으로 통용된다.(주인공 역을 맡은 말콤 맥도웰이 유일하게 끝까지 부를 줄 아는 노래여서 이곡이 쓰였다고 한다.)



문제의 그 `싱잉 인 더 레인'  진 켈리의 입장에선 패러디도 아니요 오마주도 아닌 모욕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장면일지도....


선정성과 폭력이라는 강력한 비주얼로 무장한 자극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 보고 살펴보면 그보다 더 무서운 전체주의 국가에서 행하는 인성말살정책의 공포스러움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괴팍스런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의미심장한 주제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그건 아마도 나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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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살때 운이 좋게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지금도 4번에 언급하신 노래를 부르며 잔인한 짓을 서슴치않고 하던 주인공들이 소름끼칠 정도로요
큐브릭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원작을 읽고 다시 보고 싶어서 DVD는 못구하고 우연히 VCD로 구입을 해놨는데 역시 원작을 구해만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관계로 기다리고만 있네요..^^;;
저도 또 보면 안보이던 것들이 더 보이겠죠?

물만두 2006-08-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놓고 아직도 못보고 있으니 영화는 너무 멀군요 ㅡㅡ;;;

moonnight 2006-08-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소문으로만 많이 듣고 아직 못 본 영화예요. 겁나는군요. -_-;;; 메피님 리뷰에 솔깃하여 주문하려 했으나 품절 ㅠㅠ 언젠간 꼭 보고 말테야!

Mephistopheles 2006-08-2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 아마도요..아 그리고 이 타이틀 주문하지 마세요..워너에서 골든라벨로 10월달 출시 예정이라고 하는군요..조금 비싸더라도 퀼리티가 좋은 것으로 구입해보세요...^^
물만두님 // 원 작가가 스탠리 큐브릭에게 대단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연극판에서 두번째로 나오는 남자를 큐브릭 비슷한 사람으로 배역을 잡고 엄청 두둘겨 패는 씬이 나올 정도로요...^^
달밤님 // 10월달 워너에서 골든 라벨로 만나 보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