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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SE - 할인행사
피터 위어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짐 캐리라는 배우가 있다.
아마도 다른 사람보다는 얼굴근육의 발달이 유난히 월등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자유자재로 이그러지고 우그러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웃기기에 앞서 안
스러운 생각이 들때도 있다. `저렇게까지 해서 돈 벌고 싶냐..'
대답은 물론 `당근이지..저렇게까지 해서 저만큼 번다면 나도 한다' 이다.
가볍고 아무생각없는 그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본다면 아마도 팝콘을 씹고 콜라를
훌쩍거린 기억만이 남아 있고 정작 영화내용은 극장을 나서는 순간 저 멀리 요단
강을 건너버리는 그렇고 그런 킬링타임용 영화에만 출연을 했던 이 배우가 변신을
시도 한다.
아마도 더이상 자신의 자랑스런 얼굴근육이 예전만큼 대중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무언가 다른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전환기의 시점에서 시기적절
하게 `굿 초이스'로써 이 범상치 않은 작품에 출연을 해야만 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루머나 정황추측을 무시하고도 이 영화는 정말 좋다.
만들어진 세계에서 오직 자기자신이 중심이 되어서 돌아가는..그러나 정작 본인은
모르는 쇼프로그램의 시스템속에서 그는 조심스럽고 침착하게 자신의 정체성과 자
아를 찾아 나선다. 찢어져버린 진정한 첫사랑의 추억을 더듬으며 하나의 거짓을
깨버릴때마다 트루먼은 조각난 자신의 자아를 퍼즐 맞추듯이 맞춰나간다.

초라해 보일진 몰라도 완성된 퍼즐 한장을 밑천 삼아 평온하기 그지 없었을 새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보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그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다
`In case I don't see you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못볼지도 모르니까 미리 하죠, 굿 에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불안한 마음으로 TV 앞에 모인 시청자들에게 멋지게 한방을 날리는 트루먼의 마지막
모습... 몇번을 다시 볼때마다 감동하는 사람은 아마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