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보는 경제일간지가 하나 있다.
집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끊어버린 신문을 사무실에서는 꼬박꼬박 보고 있는 형편이다.
오늘 헤드라인을 보니 이런 글이 써있다.

`한국.. 아시아 경제 트라이앵글에서 빠져있다.'

쉽게 말해 아시아 경제발전의 삼각구도(중국,인도,일본)에서 지금의 경제사정과 성장으로는
끼어들 틈이 없다는 약간의 우울한 기사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부풀리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한다. 그런데 신문을 곱씹어 보니까 이러한 원인만큼은 아주 자알
설명을 해주고 있더라는..그것도 그 헤드라인 기사가 아닌 전반적인 신문의 모든지면에서
여기저기 출몰하는 지경이였다.

몇장을 더 넘기니 외환은행 매각시 금감원 간부 압력행사 어쩌구 저쩌구 구속...기사가 눈에
띤다.

-그럼 그럼 경제인이 합법이 아닌 부당한 방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다 보니 헤드라인 같은
일이 벌어진거지 그럼그럼...-

다음장을 넘기니 서울시 후보로 매우 급하게 출마하신 모 변호사 양반과 모공주님이 악수를
하면서 아주 어색하게 고개를 꺽어 카메라렌즈를 향해 썩은 미소를 날리는 사진이 눈에 들어
왔다.

-그럼 그럼 정치인들의 말바꾸기가 지금의 이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지 그럼그럼..
그나저나 저양반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는 정치를 안한다더니...오늘을 위하여 이런 포석을
놓으신 건가...??-

다음장을 넘기니 부자됩시다 라는 항목으로 판교의 투자에 대해서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럼 그럼 그놈의 투기..우리도 판교관련 일을 조만간 하겠지만 과연 그곳에 세워지는 아파트에
살려고 들어가는 사람이 몇퍼센트나 될까 하는 생각에 과열되고 극심해진 투기로 인해 지금의
이 나라가 이렇게 된거지 그럼그럼...-
추가로 전면을 꽉채운 광고는 모모 상가 투자가치 최고 분양임박..!!! 대문짝만한 글씨..-

기가막히게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분명 헤드라인에선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아시아
경제에 비추어 부각을 시키더니..내가 생각하는 한국경제를 좀먹는 심각한 문제성에 대해서 비판
하기는 커녕 부추키는 기사들이 뒷장부터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반전은 먼곳에 있는게 아니라 아침에 받아보는 몇장의 신문에서도 발견하게 되는 하루가 아닌가
생각된다.

뱀꼬리: 그럼그럼~~ 얼마나 기막한 반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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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잘살면 그만인겨~ 이것이 깔려있는 것 아닐까요.

마태우스 2006-04-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큰 반전의 목격담입니다.
참여정부에 불만이 많은 어느 공무원이 술자리에서 이렇게 핏대를 올립니다.
"작은 정부 만든다더니 공무원 숫자가 오히려 늘고 있어! 이게 뭐야!"
잠시 후, 유학생 피살 사건 얘기를 하던 그 공무원, "우리나라 외교 쪽에 공무원 숫자가 3천이야 3천. 그거 가지고 전세계를 다 상대하는 게 말이나 돼?"

아영엄마 2006-04-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많은 반전 속에서 살 길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얼매나 많은지... 마태우스님의 반전 목격담도 충격적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4-1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앞에 남이야 어찌 되던 말던...을 첨부해도 될 듯 해요..
마태우스님// 뇌속에 뭐가 들어있나 해부해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드는군요
-하니발 메피스토-
아영엄마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몰지각합니다.

승주나무 2006-04-1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은 분명히 충격적이고 공격적이고 치밀한 계산이 있는 법인데, 씁쓸하고 어설픈 반전 덩어리들은 세상의 작품성을 떨어뜨린느 주범이로군요.
매니페스토 님의 글을 보니 경제일간지를 멀리하고 싶은 맘이 생기네요.
(패러디였는데.. 안 통했나^^;;)

Mephistopheles 2006-04-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마지막 통하였는냐..라는 말씀은...
마치 영화 스캔들(배용준,전도연주연)에 나오는 대사 갔군요...
통하였느냐...?? 대답은 통하였소...^^

승주나무 2006-04-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 님//'통' 이야기를 들으니까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50624의 '오호 '통'제라'가 생각나네요. 대학 시절의 좌우명은 단 한 글자, 통(通)이었어요. 아니, 統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