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이 많았던 옆 사무실이 3월말에 드디어 나간다고 한다. 아마도 깐깐한
건물주에게 단단히 찍혀서 재계약이 힘든 모양이다. 1년여 넘게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그 업체가 나간다는데에는 나 역시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하고 싶다.

그 사무실이 옆에 있으면서 알게 모르게 받았던 피해.. 배려를 모르는 그들의 만행을
이곳에 기록해 볼까 한다.

사무실이 들어가 있는 건물의 구조는 계단실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사무실이 자리잡
고 있는 구조이다 쉽게 말해 홀형 아파트와 같은 구조이다. 틀린 점이 있다면 화장실
을 각자 사무실 조닝에 집어 넣은 구조가 아닌 엘리베이터 박스 옆에 공용으로 쓰게끔
만든게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처음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했다. 화장실을 공용으로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는 생
각보다 심각했다. 우리보다 2배가 넘는 인원이 상주하는 그 사무실은 번번히 좌변기를
막아버리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건물주의 지적이 뒤따랐으나 그말은 쇠귀에 경을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였나 싶다. 오죽하면 워드로 곱게 써서 주의 사항까지 문에다
붙여 놨지만 그것 역시 별반 효과가 없지 않았나 싶다. 건물주와 그 곳 여사장의 다툼
소리를 들었을 땐 왜 이렇게 뻔뻔한지 이해가 되고도 남았었다. 그 여사장은 자기네들
은 직원은 많지만 모두 외주 업무를 뛰는 관계로 사무실에 상주하는 인원은 극소수라는
주장이였다. 웃기시네.. 난 몇칠 동안 환기를 목적으로 열어놓은 그들의 사무실 내부를
본의 아니게 본 적이 있다. 버글버글한 인원과 시끌시끌한 분위기.. 여사장이 말하는
극소수의 인원이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임을 난 조용히 건물주 아저씨에게 고자질을
했던 기억이 난다. 더더욱 엽기적인 사실은 컴퓨터 청소를 겨울에 밖에 나가서 하면
춥다고 화장실 안에서 먼지를 터는 그들을 보고 나 그냥 포기했던 기억도 난다.

주차장 역시 골치거리였다. 법적인 주차대수는 확보한 건물일지라도 주차확보는 여전히
어느건물이나 안고 있는 골치거리일것이다. 이 건물또한 예외는 아닌지라 각 사무실마다
한대씩 확보 하고 나면 한자리 정도가 비는 걸로 이곳의 주차장도 어느 건물과 마찬가지
로 예외는 아니였다. 하루는 오후 출장 때문에 차를 끌고 온 적이 있었다. 비교적 일찍
왔으나 자리는 꽉 차 있었고 언제나 봐왔던 눈에 익은 차들이 아닌 처음보는 차들이 자
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못보던 차의 유리창에 붙은 전화로 차를 빼달라고 요구를 했으나
202호차라면서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옆의 차에 전화를 했더니 그 차의 차
주역시 202호란다. 결국 주차대수 8대에 5대가 정도의 차가 202호의 차로 밝혀졌으며.
그 어느 누구도 차를 빼준다는 말도 없이 자신들은 그곳에 차를 대는 것이 당당하다는 입
장을 고수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건물주에 고자질 했다. 30분후 약간의 진통
이 있은 후 4대가 빠져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기본 2대의 주차대수를 뻔뻔하게 고
수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다. 소장의 차가 8시경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였다. 앞에는 그 뻔뻔하
기 그지없는 202호의 차가 주차가 되어 있는 상황. 전화를 걸어도 안받아 소장은 사무실로
올라와 차를 빼달라고 했었다. 결과는...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차를 놓고 술을 마시러
가서 차를 지금 못뺀다고 한다. 해결은 역시 난 건물주에게 전화를 걸어 고자질을 했다.
꼭대기층에 살고 있는 건물주는 순식간에 내려와 당장 안빼면 견인시킨다는 선언에 15분만
에 술냄새를 풍기는 차주가 차키를 가지고 달려왔던 일도 있었다.

어느 건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였지만 다음에 말할 내용은 왠만해선 일어날 수 없는 일
이 아닌가 싶다.

사무실들이 입주한 건물들은 점심을 나가서 해결하거나 혹은 배달을 이용한다. 작년 여름때
였다. 날이 더우니 사람들은 입맛이 없을 것이고 밥대신 점심을 시원한 냉면류등으로 해결을
했을 때 일이였다.

식사 후 대부분의 사무실들은 배달 후의 잔유물들(그릇 쟁반 등등)을 사무실 공간이 아닌 공
용부분에 놓는다. 음식물냄새도 냄새지만 배달인들의 신속한 그릇 수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이유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앞의 사무실은 일반인으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만행을 저질렀다.
요즘은 사용빈도가 줄긴 했으나 단독(1인분)으로 음식을 시킨 경우 회수로 인해 들어가는 인
권비의 절약차원에서 일회용 용기로 음식을 배달해 주는 경우가 있다. 그날 마침 더운 날이어
서 외근을 나갔다가 늦게 들어온 직원이 혼자서 냉면을 시켰 먹었었나보다 당연히 음식점에서
는 일회용으로 배달을 했으리라. 그런데 그들은 그 일회용 그릇을 자신들의 쓰레기로 분류하
지 않고 회수해 가는 그릇마냥 복도에다 내다 놓은 것이다. 그것도 먹다 남은 음식과 국물이
찰랑찰랑한 상태로 말이다. 기가 막혀서 가만히 관망을 해보았다. 하루가 지났다. 여전히 자
리를 지키고 있는 그 일회용 그릇은 그대로였다. 이틀이 지났다. 국물의 수위가 조금 낮아졌다
설마 오고가며 조금씩 마시진 않았을 것이고 뜨거운 날씨로 인해 증발을 했으리라. 그대로
5일이 지났다. 국물은 거의 말라 붙었으며 남아있는 면발도 보기 흉하게 팅팅부어서 보기에 영
찝찝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사라질 기미가 안보이기에 결국은 난 그 사무실의 문을 두들겼다.
이건 회수를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쓰레기로 분류를 해야 하는 그릇이 아닌가요? 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그들에게 설명해줘야 했었다.

이뿐만이 아니리라 실내에서 피는 담배로 인해 그 사무실은 문만 열면 썩은냄새가 복도에 진동
을 함에도 불구하고 환기를 목적으로 계단실과 복도에 담배 쩔은 내를 퍼트린 죄...
툭하면 계단실로 나와서 소리를 지르면서 전화통 혹은 싸움을 일삼어 소란을 일삼은 죄....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몇시간을 소진해야 끝이 나지 않을까 싶다.

3월말에 나간다고 하지만 난 그들에게 이말을 하고 싶다.

`형이 말 안듣고 나쁜 짓 하는 애들 패준건만 줄을 세워도 운동장으로 열바퀴다. 그러니까 형이
 좋은 말할때 그냥 조용히 남들에게 피해 안주고 나가라. 형이 다 용서해줄테니까 딴 건물에서는
 그러지 말어라..응...!'

물론 공공의 적 1편에 나온 형사 강철중(설경구씨)의 성대묘사로 말이다.
어떤 의미론 그 사무실은 이 건물에서는 공공의 적이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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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사악하네요 -_-+
우리는 건물에 음식배달 (원칙적으로는) 못 시키구요.
주차비도 한달에 27만원이에요. 달고 보니 별 상관없는 댓글?( 누구한테 옮았나봐요)

하이드 2006-03-1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댓글이라 추천안한게 너무 티나서 다시 들어와 하고나갑니다. 험험

Mephistopheles 2006-03-1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하이드님은 멋쟁이~~~

날개 2006-03-1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옷~ 조용히 고자질에 추천합니다...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6-03-1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날개님...실은 건물주와 좀 친하게 지내다 보니 좋은 점이 많더군요...^^

paviana 2006-03-1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계속 네이버에 들어가서 야구 문자중계 세로고침 누르고 있느라고 일이 안 되요. ㅎㅎ 근데 저건 고자질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확보 같은데요.

Mephistopheles 2006-03-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황을 조금 확대해서 건물주에게 말을 했다면...그건 고자질이겠죠...호호홋...
한국야구 만세~~!!!

mong 2006-03-1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자질쟁이 만세~
=3=3=3

Mephistopheles 2006-03-1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몽님...웬 칭찬~~!!

로드무비 2006-03-14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생생한 리포트.
기자 하면 잘하겠어요. 메피스토님.
그나저나 희한한 사람들 많죠?^^

Mephistopheles 2006-03-1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죠 로드무비님...전 기자...라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서..^^
그래도 감사합니다.
예 배려 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