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에 강릉에 무리를 지어 고건축 답사를 갔던 적이 있다. 여러 고건축물을
접해왔던 나에게 이 객사문이라는 건축물은 즐거운 경험이 아니였나 싶다.

외롭기 그지없게 대문만 남아있는 건축물. 고려시대 지방으로 파견나가는 중앙정부
의 관아들이 묵기 위해 만들어진 객사라는 건물이 이 대문만 황량하게 남은 고건축
물의 실제 정체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대충 만든 듯한 바리케이트와 간단하게 써있
는 건축물의 메뉴얼이 대문만 남은 이 건축물의 외로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대문밖에 안남은 이 부실하기 짝이 없어 보일지 모르는 객사문은 내가 찾고 내가 생
각하는 미의 개념을 잘 나타내주는 고건축이 아닌가 싶다. 서울의 고건축에 의당 있
어야 할 화려한 단청도 없고 높은 채도가 보여주는 화사한 분위기도 없다. 그냥 원목
그 자체의 색을 묵묵히 보여주는 이 소박하지만 강렬한 아름다움은 나를 1시간 넘게
이 대문앞에 붙잡아 놓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주체의 미를 강조하기 위한 어떠한 장식도 허용하지 않은 이 지나치게 소박한 대문은
아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건축이 아닐까 싶다.

소박함을 가장한 웅장함과 치밀함 그리고 정교한 모습 1시간을 넘게 대문을 중앙에
두고 맴맴 돌았던 내가 느낀 객사문의 정체가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뱀꼬리.
직찍을 했던 필림과 사진의 유실로 인해.... 다른분들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360도 전각도에서 보는 이 건축물의 아름다움은 그 각이 1도씩 틀어질 때마
다 매력을 발산한다. 조만간 다시 한번 가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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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3-1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만 봐도 좋은데요?
예전에 김수근 선생의 글을 읽고 종묘도 달리 보고
수안보 어느 절에 가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그가 어딘가요? 자세히 좀.^^

Mephistopheles 2006-03-1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그는 지금 테란과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중인데요...호호홋(농담)



강원도 강릉시 용강동 58-1 입니다.^^


oooiiilll 2006-03-1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릉, 하면 저는 마이앤트메리의 강릉에서,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Mephistopheles 2006-03-1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디트님 처음 뵙겠습니다..
마이앤트메리가 무얼 뜻하는지 몰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음악을 하는 그룹이더군요.
곡 감상하고 다시 이야기 해도 될까요..^^

mong 2006-03-11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창고의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장을 살께~가 생각나요

Mephistopheles 2006-03-11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물 보랬더니 음악이야기하는 두분.....음...아주아주 바람직합니다..^^

로드무비 2006-03-1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친절하시기도.
다음에 강릉 가면 꼭 가볼게요.
우리 가족은 강릉을 속초의 경유지로 알고 있어요.ㅎㅎ

paviana 2006-03-1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그는 테란에게 상대가 안 되지요.ㅋㅋ
전 이런 전문적인 용어를 쓰시는 분들은 다 존경합니다.ㅎㅎ

날개 2006-03-1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으면 봤어도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쳤을텐데...
건축하시는 분들은 역시 보는눈이 틀리군요..^^

2006-03-13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1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잊어먹지 마시고 강릉 가시게 되면 한번 들려보세요..^^
파비님// 있어보이는 척 하는 거랍니다..^^ 존경이라니 당치 않죠..
날개님// 배운 도둑질을...무시는 못하겠죠...ㅋㅋ
하이드님// 엥..?? 30...번이면 뭐 좋은 일 있는 건가요..^^
하이드님도 즐거운 한주 되시길...^^

하이드 2006-03-1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뭐야요, 기껏 서재주인보기로 남겼더니, (나의 사악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껙)
30이내면 5,000원이 들어오고 말고요. 아니,여태 그것도 모르셨단 말이여요?!

Mephistopheles 2006-03-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거였군요..^^ 전 잘 몰라요...^^ 암튼 감사합니다 가르쳐 주셔서..^^
그리고 죄송해용~~ 호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