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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06 : 러쉬 (LUSH) - 국문판 2012.5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지음 / B Media Company / 2013년 3월
평점 :
몇 년 전 마님은 내게 무언가를 던져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샴푸야. 이걸로 머리 감으면 머리카락 잘 안 빠진데..”
샴푸는 샴푼데 액체는 아니고 그렇다고 포장용기에 담겨져 눌러 쓰는 형태도 아니었다. 둥그렇게 생긴 비누 형상에 틴 케이스에 들어있던 물건이었다. 분부대로 머리를 감고 상태를 확인해보니, 머릿결이 영 뻣뻣한 게 기존의 샴푸를 사용했을 때와는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른지라 나는 대뜸 “뭐냐. 향기 나는 빨래 비누를 준 것이더냐?” 란 항의를 했다. 한 대 쳐 맞고 되돌아오는 마님은 말은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비싼 거란 말이야”
이렇게 나는 러쉬를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알게 된 가격에 처음 놀랬고, 물 건너온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 회사 제품들은 일체의 화학성분을 포함하지 않는다 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정말 못생긴 비누덩어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다른 제품군을 만났었다. 샤워 비누, 쉐이빙 크림, 입욕제 등등..
한 가지 공통점은 인위적이지 않은 부담 없는 자연스러운 향을 보유한다는 사실과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더불어 머리카락이 정말 덜 빠지더라는 정도와 제품들의 생김새와는 다르게 비. 싸. 다. 라는 정도였다. 포장지는 볼품없는 기름종이나 투박한 재활용 플라스틱 컵쪼가리에 담아주면서 말이다.
기존의 화장품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제품군과 판매방식에 궁금증이 생긴다. 왜 이럴까
두 번째 만나본 브랜드 잡지에서 이 비누 만드는 회사가 왜 이런 모양새의 물건과 포장용품을 쓰는지 간결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더불어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하는 비누덩어리가 어떤 공정을 거치며 어떤 원료와 재료가 들어가는지, 창업자의 철학은 어떤가 하는 심오한 구석까지 하나하나 파헤쳐 준다. (이 중에 매력적으로 끌리는 부분은 ‘일체의 동물실험을 배제하며 반대한다.’는 사항이다.)
재료 자체를 식물성과 천연재료를 사용하며 공장에서 대량생산 대신 키친이라는 공간에서 작업자들에 의해 하나하나 수작업에 의해 탄생된다는 이야기.(그래서 생긴 게 볼품없고 모양이 들쑥날쑥) 장점만이 아닌 이 브랜드가 가지는 단점까지 남김없이 까발려주는 이야기는 제법 흥미롭다. (전 세계 누구나 공통적인 단점으로 거론된 사항은 매장 직원들의 과도한 친절과 비싼 가격)
흥미롭고 나름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창업자 부부의 괴짜 같은 이력사항등등 잡지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된 매력 있는 브랜드 제품을 써 본 입장으로 지갑이 빵빵하다면 장기적으로 쓰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느낌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