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어나자마 접한 뉴스가 하필이면 ‘하우스 푸어’들을 다음 달부터 나라에서 전 방위로 구제해준다는 내용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속칭 하우스 푸어들의 채무압박에서 나라가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 숨통을 터준다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나 보다. 사전채무조정, 프리워크아웃, 원금균등상환, 장기분할상황 등등 무슨 호텔 뷔페 식단 마냥 가지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속칭 빚내서 집 산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한다.

 

냉정하게 따져보자. 하우스 푸어. 다시 말해 은행 빚 내서 집을 산 사람들. 조금 더 비하하면 빚쟁이들이다. 이 사람들이 집을 산 이유나 목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안락한 나와 가족의 보금자리를 생각하여 집을 샀을까? 글쎄다. 지금이야 그런 이유로 집을 샀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무리하게 은행 빚을 내어 주택이나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시세차액을 바라보고 주판알을 튕겼을 것이다. 고금리와 주택담보라는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뻔히 알면서도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목적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액의 이익금이 이런 리스크를 충당하고도 남기 때문에 도박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투자도 고급표현이다. 이건 엄연한 투기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집값의 거품이 신나게 빠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해서 은행 빚으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이 달마다 내는 은행이자에 짓눌려 숨이 막히고 있는 현실이다. 이걸 나라에서 제도적으로 구제해주겠다는 것이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는 것이다.

 

교과서적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해보자. 투자란 무엇인가. 개개인이 금전적 혹은 정신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일부분을 내주고 가까운 혹은 먼 미래를 내다보며 그보다 더 값진 이득을 취하는 행위일 수 있다.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건 투자가 아닌 기부의 행위일 것이다. 엄연히 투자란 자신이 내준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투자가 성공의 보장은 없다. 실패의 경우 엄연히 투자자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해봤자 투자자의 그릇된 상황판단이나 가까운 미래에 급변하는 변동사항을 캐치하지 못한 투자자의 잘못으로 리스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모든 잘못된 결과 역시 투자자가 떠안고 가야 할 사항이란 것이다. 결과물이 달건 쓰건 무조건 삼켜야 하는 사항이 바로 투자다.

 

하우스 푸어는 일종의 투자자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작금의 실태를 보면 단물은 쪽쪽 빨아 먹으며 쓴맛은 절대 보고 싶지 않다는 얌체 같은 속성을 보여준다. 쓴맛이 나올 것이 뻔 한 상황에 난 쓴맛 보기 싫으니 나라에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건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 이대로 가다간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퇴직금을 주식에 투자했다 쫄딱 날려먹은 사람까지 구제해주는 자유 복지주의 공화국으로 지구상 전무후무한 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게 자본주의며 민주주의며 자유국가일까.

 

기백만원이 넘어가는 은행이자가 버거워 못살겠다고요? 그걸 모르셨습니까? 집을 포기하세요. 차를 포기하세요. 그동안 누렸던 가오는 어떡하냐고요? 아직 정신을 못 차리셨군요. 은행에서 날아오는 뻘건 차압딱지가 붙어야 정신을 차리시렵니까. 잡고 있는 걸 좀 놓으세요. 얌체같이 피 같은 세금으로 가오 유지하지 마시고요. 당신은 하우스 푸어가 아니라 실패한 투자자일 뿐입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실패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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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5-0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들이 표를 주니까 신경을 쓰겠지요...

Mephistopheles 2013-05-07 18:53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 보니까 지금껏 정치인들이 그리 생존해왔었죠..

네꼬 2013-05-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속 시원해요!

Mephistopheles 2013-05-07 18:54   좋아요 0 | URL
하지만 현실은 이미 진행중...이라죠.
이걸 기다리며 일부러 대출금 안갚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고 합니다.

야클 2013-05-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우스푸어 in Aladin'도 몇 분 될텐데.... 전 악플이 무서워서 이런 글 못써요. 체구만큼이나 용감하신 메피님... ^^

Mephistopheles 2013-05-07 18:55   좋아요 0 | URL
포탈도 아닌데 설마 포탈같은 악플이 달리겠어요.(미리 선수치기)

노이에자이트 2013-05-0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교수 송호근 씨에 따르면 이미 문민정부 말기에 교수들 사이에 아파트 한 채 더 사려고 은행대출이 유행이었대요.송 씨도 이 대열에 합류했는데 외환위기 때 벼락 맞고 그 후유증을 지금도 겪는다네요.

Mephistopheles 2013-05-10 12:09   좋아요 0 | URL
뿌린대로 거둔다는 아주 좋은 옛말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