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효진의 공책
공효진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연예인이 책을 썼다고 한다. 흥, 내가 서점에서 우연찮게 마주쳤던 연예인들의 책은 그리 호감이 가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약관 20대의 나이에 한껏 멋을 부린 사진으로 도배된 ‘자서전’을 보고 기가 막힌 적이 있었다. (아마 그 책의 주인공들 스스로가 손발이 오글오글 거렸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내용은 패션과 인테리어, 아니면 미용과 다이어트 트렌드에 관련된 흔히 눈에 보이는 시각적 이미지를 최대치로 충족시켜 주는 어찌 보면 속이 비어도 한참 비어버린 강정 같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근래는 많이 다양화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의 직종에 맞춘 그 부류의 범주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사상과 철학이 보이는 어느 정도 무게감을 주는 도서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내가 구입을 했던 책은 전무하다.
아마도 리뷰를 쓰는 이 책은 내가 그쪽 직종에 관련된 사람들이 냈던 도서 중엔 최초일 것이다. 이건 다분히 개인적인 호감의 차원을 떠나 요즘 환경관련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내 독서방식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내가 감히 판단하는 배우 공효진은 근래 보기 드문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레벨에 올라서 있는 배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구입한 책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공효진이란 인물에 대해 다른 각도와 다른 시선을 제공해준다. 환경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그녀의 직업군이 가지고 있는 최고 장점인 대중과의 공감을 부담 없이 끌어올려준다. 주제넘게 오버를 한다면 환경이란 골치 아픈 화두를 조금은 편안하고 거북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보인다.
급진적 표현이 난무하는 환경서적은 많이 존재한다. 심각한 상황까지 도달했기에 그 시급함에 강력한 문구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과 갑갑한 현실의 가득함에 숨이 막힌다면 아마도 공효진의 공책은 다급한 현실 속에서 조금은 부드럽게 우리가 직시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가는 시작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

그것도 볼수록 매력 있는 배우 공효진이 한 손엔 강아지를 안고 생글생글 미소 지으며 ‘우리 함께 해요.’ 라며 손을 내미는데 나 같은 아저씨들은 그 손을 덥석 잡고 네! 라고 대답하는 건 인지상정 아닐까. 오해할까봐 미리 실드 치는데 흑심 따윈 없다규.
뱀꼬리 : 소비지향적인 직종에 있는 그녀로써는 이 책은 일종의 모험이고 무리수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용기에 만세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