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다. 상대적으로 연약한 여자(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약하다는 의미는 육체적 완력을 말하는 겁니다.)를 대상으로 연쇄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범인이 검거됐다. 뉴스를 통해 들어본 그의 인상착의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과 꽤 잘생긴 인물이라고 한다. 이런 뉴스를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 사건은 이와 비슷했던 사건과는 다르게 범인의 신상정보, 다시 말해 이름 석 자와 얼굴이 공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앙과 조선이 선빵을 날렸고 KBS, SBS가 그 뒤를 따랐다.  

범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다른 선진국의 경우 소위 인간으로써 용서가 안 되는 패륜적인 범죄나 연쇄적인 성범죄자들의 경우 그들의 신상을 공개해 재발과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수치적인 비교로도 이런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재발과 피해자가 줄었다는 결과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이런 범죄자들에게 인권을 지켜주고 유지시켜주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발과 피해자의 발생을 줄일 수만 있다면 분명 공개해야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범죄자와 연결된 인간관계를 형성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시스템의 구축으로 커버가 될 수도 없어 보인다. 절충안이나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양날의 칼 같은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실은 이런 범죄자의 신상 공개에 대해 중앙은 “관행”이란 단어를 썼다. 그러니까 범죄자의 신상공개가 법적인 테두리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말이며 언론사들 자체가 정한 일종의 불문율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불문율을 국내에서 메이저라 불릴 수 있는 양대 언론사를 통해 깨진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과연 그들이 그동안 암암리 지켜왔던 이러한 관행을 깨트리며 그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 인가 라는 것이다. 그것이 앞에서 말한 패륜적 범죄와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자에 국한이 된다면 아무 걱정이 없겠지만 그 이외의 대상에 확대 적용이 되면 어떻게 될까? 중앙이나 조선이라는 언론사의 성향을 보면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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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2-02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그러한 관행을 깨트리며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는 염려스러운 부분이죠.

Mephistopheles 2009-02-02 09:33   좋아요 0 | URL
더군다나 조선이나 중앙이라면......대규모 집회나 시위 후 신문 한면에 사람 얼굴과 이름 나오면서 반정부인물이라고 나올지도 모를 일이죠..설마 그러기야 하겠어 하지만..^^

혜덕화 2009-02-0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범인의 인권 자체 보다는 그와 연결된 가족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 받게 될 그 남자의 아이들, 형제들이 떠오르더군요. 피해자의 가족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범죄자의 인권이라는 것이 과연 합당하기나 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범죄자의 인권은 가려주면서, 없는 사람들의 인권이라는 것은 지켜주고 있는지도 연결되어 떠오릅니다. 돈 없으면 자기 집에서도 쫓겨나는 세상을 향해 <인권>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도 부끄럽네요.

Mephistopheles 2009-02-02 11:23   좋아요 0 | URL
모방범이라는 소설을 봐도 여실히 나오죠. 누명을 쓰고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의 가족이 붕괴되는 모습이요. 여동생은 자살, 아버지는 병원행, 어머니는 떠돌이생활. 이런 생각도 들어요. 법에 관련된 명언 중에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지 말라.' 라고요. 누군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신상이 공개된 시점에서 추후 무죄방면 되더라도 이미 그 사람의 테두리는 붕괴되고 끝장난 상태니까요. 이런 걸로 우리나라가 보상을 제대로 해주는 것도 못봤고요..

창피하죠. 인권인권 들먹이지만 정작 인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매정한게 또 우리나라 현실이니까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우리나라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외국인노동자들. 강남 부자집에서 키우는 개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까.

다락방 2009-02-0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인권이란 것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범죄자의 인권을 자꾸 운운하면서 피해자의 인권이란 것은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어져요.

'이런 범죄자들에게 인권을 지켜주고 유지시켜주는 건 반대하는 입장이다'라는 메피스토님의 의견에 저 역시 공감합니다.

범죄자의 인권을 지켜주다가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특히 성폭행범의 경우엔 더합니다. 저는 연쇄살인범도 그렇지만 쓰레기같은 성폭행범의 인권도 보호해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성폭행을 저지른 이상 인간은 아니지 않나요? 그런사람에게 무슨 인권이 있을까요? 성폭행범이 또다시 성폭행을 저지르는게 도대체, 용납될 수 있는 일인가요?

Mephistopheles 2009-02-02 11:28   좋아요 0 | URL
자자 흥분을 가라앉히고...^^ 일단 성범죄자들에게는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되고 있고요. 간소하게나마 사진은 아니더라도 검찰청인가에 분기별로 신원이 공개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어요. 재범율이 높은 성범죄자들은 '거세'가 어떨까 하고도..(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만). 좀 극단적인 생각이죠.. 그래도 예전에 비해 성범죄자들에 대한 규제와 관리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고 싶습니다.그래도 아직 멀었지만요..

제가 걱정되는 건 이번 사건으로 깨진 관행이 어느 범위까지 확산되는가에 있습니다. 요즘 정국에 반정부 시위,집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구실 붙여 신상이 정보되는 사회까지 안가야 하는데. 요즘 보면 이 마저도 현실화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은 않아보이더군요.

다락방 2009-02-02 11:59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메피스토님.
얼마전에 뉴스에도 나왔듯이 전자발찌 착용한 인간이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까! 자기 집으로 불러들여서 말이죠. 저 역시 거세하거나 두 팔을 자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시려는 의도가 무언지 알고있으나, 제가 인권부분에서 흥분을 하는 바람에 ;;

이리스 2009-02-02 14:19   좋아요 0 | URL
메피님의 걱정도 충분히 일리가 있지만 그정도까지 나가지 않기를 바랄뿐이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성범죄자 천국입니다. 너무나도 관대한 나라지요. 친 동생을 오랜 세월 성폭행한 오빠에게 7년형을 선고하고는 중형이라고 하는 곳인데 말해서 뭐하나요. 이건 무슨 코미디도 아니고..

Mephistopheles 2009-02-02 16:1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발찌를 차놨더니 이젠 집으로 유인하여...무슨 소라게도 아니고..후하..그런 일이 있었군요. 정말이지 인간 말종이군요. 그 인간은 스스로 죄책감 같은 걸 느낄까요..원시적인 법집행이 그냥 떠오르는군요. 교도소에서도 강간범이나 성범죄자는 인간 취급도 못받는다는데 이런 인간들에게나 강력한 법집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리스님:
천국이라는 표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 사회에서 성범죄자는 말도 안되는 떳떳한 모습들을 보이곤 합니다. 이게 단순히 남존여비 유교사상이라고 치부하긴 그래요. 극단적인 조치만이 이런 상황에 반전을 가져올까요 답답한 현실이에요..
저도 설마 그 정도까지 나가진 않겠지 했지만. 1년동안 그들이 해왔던 행동을 보면..안심할 수만은 없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