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쿄잔혹경찰
-주의 : 고어물입니다. 그것도 스플래터 고어물입니다. 수위가 좀 높습니다. 페이퍼의 내용으로만 만족하시고 이런 쪽 영화에 나름 내성이 있는 분들만 호기심을 넘어가실 것을 밝힙니다. 

 

그렇다고 영화에서 가터벨트 까지는.......안나옵니다.

포스터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포스마냥 이 영화는 제목그대로 근 미래 잔혹한 도쿄경찰의 대국민학살극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명박씨가 그렇게 침이 튀도록 부르짖는 '민영화'가 이곳에서도 핵심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대충 줄거리 이야기하자면 포스터에 있는 여배우가 주인공(제일교포2세라고 한다. 대표작으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섬뜩하고 잔혹한 스릴러 '오디션'의 주연배우)이며 어릴 적 눈앞에서 경찰관이였던 아버지가 처참하게 암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역시 복장을 보면 알겠지만 성장하여 그녀도 어엿한 경찰이 되었다. 보통 경찰도 아니다. 엔지니어라고 불리는 흉폭한 뮤턴트를 척살하는 일종의 특수경찰이다. 역시나 한 손에 들고 있는 일본도가 주 무기로써 무 자르듯 사람을 잘라버린다. 얽히고설키는 진행과정에서 결국 엔지니어를 만들어내는 매드사이언티스트를 잡아내고 이 모든 음모의 내막은 결국 고아인 자기를 친딸처럼 키워준 경찰국장이 경찰 민영화 반대 선봉에 선 자기 친아버지를  매드사이언티스트의 아버지를 고용해 제거하고 후환과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암살자를 제거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곤 이런 영화들의 결말과 비슷하게 아버지 복수를 아주 후련하게 피 철철 살점 뚝뚝 뜯어내며 마무리를 짓는다.

그런데 이런 어찌 보면 극소수의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진 심히 컬트스런 영화의 장면장면을 그냥저냥 무심하게 볼 수만은 없다. 앞에서 밝혔듯 경찰의 민영화로 인해 범죄자는 즉결처분을 받아 버리고, 국가의 새로운 권력기구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경찰이 권력의 꼭두각시와 사냥개 역할을 지나칠 정도로 잘해주는 것과 매한가지로 영화 속 민영화된 경찰은 시민을 상대로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한다.  

이런 장면들은 영화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닥치는 대로 불심검문, 행여 의심할만한 꼬투리가 잡힌다면 바로 사살. 이러면서 밝은 목소리로 "민영화된 경찰이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집니다."란 심히 위선적인 선전 문구를 대북방송의 확성기마냥 거리거리 거창하게 울려 퍼진다. 결국 마지막 경찰국장의 최측근이 엔지니어로 전염된 모습에 분개하며 길거리 시민들을 닥치는 대로 땅바닥의 낙옆마냥 잔혹하게 쓸어버리는 모습은 단지 피와 뼈가 튀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살벌하게 보인다.

영화 속에서 간간히 TV 광고를 재미거리 혹은 포인트적인 요소로 끼워 넣어 주는 모습도 제법 심각하게 웃긴다. 아리따운 미녀가 나오는 화장품이나 근사한 자동차선전이 아닌 자살용 손목 긋는 팬시 카터 칼을 여고생이 선전하거나, 할복자살을 권장 하는가 하면, 서슬 퍼런 일본도 선전이 등장한다. 이중 압권은 살해자의 유족들을 상대로 서비스 한다는 원격처형은 닌텐도 화제의 게임기 wii을 등장시켜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자를 마치 게임하듯 처형하는 장면에선 헛웃음이 실실 나온다.

그냥저냥 오락거리로 만든 고어무비 하나에도 분명한 현실반영의 뼛조각들이 부분부분 박혀있는 장면을 목격하며 요즘 세상이 무서워졌다는 걸 간접적으로 실감한다.

2.화피 

 

포스터의 얼굴크기를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견자단 형님이 아니다. 조미와 주신이라는 두 여배우이다.
 

중국영화들의 간판 얼굴들이 확실히 세대교체를 하긴 했나 보다. 나는 아직까지 장만옥, 임청하, 왕조현을 잊을 수 없는 세대인데 요즘 중국영화를 보며 겨우 얼굴을 알아먹는 배우는 견자단과 조미 정도뿐이다.  

이 영화는 중국의 설화집인 "요재지이"의 한 이야기를 각색했다고 한다. 내용은 요괴와 인간의 사랑이며 종국엔 인간의 사랑에 감복한 여우요괴가 자신의 공력을 상징하는 수천 년 묵은 구슬을 이용해 인간들 잘 먹고 잘살게 해준다. 란 이야기로 인간 쪽에서 보면 해피엔딩이고 요괴 쪽에서 보면 세드엔딩인 영화다.

일단 이 영화는 좋게 볼 수밖에 없다. 부부간의 믿음 있는 사랑이야기이며, 배우들의 연기 또한 쏼라쏼라 쭝꾹말이어도 감정이입이 제대로 된다.(물론 자막은 밑에 있다.) 특히 여우요괴 역할을 맡은 주신(저우쒼)이란 배우는 자신의 맡은 배역 성격에 맞게 때론 요염하게 때론 청순하게 진짜 사람 혼을 빼먹는 요괴마냥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견자단이 나오기에 아..그나마 견자단 형님의 액션씬만큼은 건질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본 영화에서 믿었던 형님이 순간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추락하는 어이상실을 목격해버렸다. 그나마 영화 자체를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기에 그의 비중이 적어졌어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천녀유혼, 백발마녀전같은 중국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딩때 천녀유혼이 상영되었을 때 반 녀석들은 극장에서 사진 찍고 난리 났었다지만 요즘은 그런 일 없겠지. 클릭질 한번이면 바로 고해상도의 사진이 짜잔 하고 뜨니..)

3.흑신 




애니메이션이다. 그것도 일전의 페이퍼에서 언급한 적있는 선라이즈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원작자가 한국 사람이다. 제일교포가 아닌 한국출신의 만화가와 작가의 작품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에서 활동했던 만화가가 일본으로 진출해 내놓은 만화를 애니메이션화 하는 것. 한, 미, 일 동시 방영한다는데 일단 여차저차 숙덕숙덕 소곤소곤하게 1편을 보게 되었다. 



재밌다. (일단은.)

세상엔 나와 똑같은 사람이 3명은 있다. 라는 도플갱어의 정의가 생각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리고 마주치게 되면 에누리 없이 그 중 하나는 죽는다. 죽는 자가 서브(SUB)고 살아남는 자는 루트(ROOT)라 명명한다. 주인공 소년의 어머니 역시 어렸을 때 이런 존재를 마주치고 뺑소니차에 비명횡사한다. 그 후 소년의 주변 인물들은 이와 비슷한 이유로 하나씩 사라진다. 우연히 라면집에서 마주친 원신령이라고 명명된 소녀를 통해 이러한 사건에 어떤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면곱배기를 보고 환장하는 원신령이라고 명명되는 그녀..이 표정에 속지 말아라. 이 장면 후 바로 벌어지는 왠 사내와의 1:1 격투신을 보면 표도르는 원펀치 쓰리강냉감이고 크로캅은 떡실신감이다.

단 한 편만을 보고 전부를 판단하긴 뭐하지만 그래도 1편만 본 시점에선 꽤 재미있다. 작화도 부담스럽지 않고 성우들 또한 군더더기 없으며 무엇보다도 원작자의 이름이 한자로 근사하게 찍혀 나온다. 박.성.우, 임.달.영 이라고..

일본에서도 제법 화제를 이끌고 있다고 하니 이왕 진출한 이상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니 프리스트(형민우 저) 라는 한국 만화도 헐리웃에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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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1-02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시사회로 [트랜스 포터 3:라스트 미션] 보고 왔어요. 완전 울트라 멋진 재이슨 스태덤 보느라고 ㅎㅎ

그나저나 저 '화피'는 내용은 정말 땡기는데...중국 영화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저에게도 재미있을 까요? 그래서 작년부터 내내 망설이기만 하고 못봤거든요.

Mephistopheles 2009-01-03 17:33   좋아요 0 | URL
요즘 그 대머리 아저씨...은근 다작을 하시는 것 같던데...메이저 입성이 가능할진 모르겠어요..

깐따삐야 2009-01-03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애니메이션 흑신, 재밌겠는데요. 재밌는 것 좀 보고 싶어요. 최근 영화 선택이 최악이라. -_-

Mephistopheles 2009-01-03 17:33   좋아요 0 | URL
워낙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이래저래 영화평들이나 정보 찾아보며 선별하면 비교적 재미있는 영화 만날 수 있습니다. 전 이미 추천했습니다. 바시르와 왈츠를...하지만 이게 내일까지밖에 안한다죠..서울에서..

웽스북스 2009-01-03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도대체 언제 보시냐고요..

Mephistopheles 2009-01-03 17:34   좋아요 0 | URL
가수 김원준씨가 이런 노랠 불렀었죠...
모두 잠든 후에...

L.SHIN 2009-01-03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쿄잔혹경찰]이라..막부말, 교토의 치안을 담당했던 막강 무사 집단
'신선조'가 문득 떠오르는군요.(웃음)
저 정도 수위라면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호기심이 생깁니다.

Mephistopheles 2009-01-03 17:35   좋아요 0 | URL
신선조야 조금 지나친 애국애족 혹은 무사들의 위기의식으로 뭉쳤다지만..이 영화에서 경찰은 철저히 이익에 따라 움직입니다. 기업이랑 별반 다를바가 없죠.. 꼭....호기심을 넘기는 분이 계시곤 합니다만..영화 다 보시고 절 원망하진 마세용...^^

L.SHIN 2009-01-04 08:26   좋아요 0 | URL
아항~ 이익이라...
원망할 일은 없을겁니다. 메피님 추천 영화는 꽤 괜찮거든요.(웃음)

마늘빵 2009-01-0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배틀스타 갈릭티카> 다 봤어요. ^^ 시즌4 전부 다요. 근데, 아무래도 뒤로 자꾸 끌다보니 앞 시즌 것만 못하더라고요. 시즌0과 1이 제일 재밌었는데. 이제 완결된건가봐요. 지구 찾았으니. 어제는 추천해주신 <이스턴 프라미스> 봤다는. 아저씨 멋지더만요.

Mephistopheles 2009-01-03 17:36   좋아요 0 | URL
시즌별 연계가 되는 미드의 경우 시즌이 넘어갈 수록 용두사미 스타일이 되가는 경우가 제법 많죠.. 그리고 이스턴 프라미스는 제가 아니라 다락방님이 추천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바시르와 왈츠를"추천했었죠..하루밖에 안남았습니다...^^ 놓치면 무진장 후회할껄요??

다락방 2009-01-04 00:54   좋아요 0 | URL
네, 이스턴 프라미스는 저예요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9-01-03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녀검객 이즈미라든가 킬빌에서 우마 서먼과 싸우는 철퇴 든 여고생이 기억에 남던데 도쿄잔혹 경찰도 혹시 그런 히로인이 나오는지 궁금하네요.

Mephistopheles 2009-01-03 18:25   좋아요 0 | URL
일단 주인공이 여성이고요..그리고 엔지니어로 나오는 여성도 두 명 있는데 제 기준으로 미녀들입니다. 물론..한 여성은 한쪽 팔에 거대 카터칼이 달려 있고 또 다른 여성은 가슴에 이빨이 나고 하반신이 변형된채로 나오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