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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이런 저런 사정으로 EBS에서 편성되는 영화를 등한시 했더니 떡 허니 오늘 좋은 영화 한 편이 걸려버렸다. "그르바비치" 지금 혹시라도 지식채널 e 시즌 3을 탐독하시는 분이라면 대번에 눈에 들어올지도 모를 영화이다.

줄거리
늦었지만... 사랑해, 엄마...
‘엄마’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 그리고 그 비밀의 중심에 서 있는 ‘딸’. 이 곳은 ‘그르바비차’. 보스니아 수도인 사라예보의 한 마을이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의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이 곳에, 독신모인 ‘에스마’는 12살 난 딸 ‘사라’와 함께 살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딸 ‘사라’를 위해, 엄마 ‘에스마’는 항상 바쁘고 힘든 일상을 보낸다. 딸을 먹이려고 얼마 남지 않은 돈을 털어 생선을 사며,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기위해 시내의 한 클럽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온갖 굴욕과 압박을 견뎌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전쟁에서 전사한 ‘전쟁영웅’인 것으로 믿고 있던 딸 ‘사라’는 “전사자 가족에게는 수학여행 경비가 면제 된다”는 말을 기쁘게 전하며, 아버지의 전사 증명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왠지 엄마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놓지 않는데... 딸 ‘사라’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간직한 엄마. 그 괴로운 비밀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망설임 끝에 12년 만에 밝힌 엄마의 진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다. ‘전쟁영웅’의 딸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사라’ 자신은, 사실 보스니아 내전 중에 수용소에서 비인간적으로 집단강간을 당해 태어난 것이다. 그 동안, 존경심과 함께 마음에 품어왔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한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파렴치했던 세르비아 병사들 중 누가 아버지인지도 알지 못한 채 방황하기 시작하는 ‘사라’.
끔찍한 진실을 절대로 알려주고 싶지 않았던 엄마 ‘에스마’는 고통스러웠던 과거와 다시 마주하게 되고, 사랑스런 딸 ‘사라’를 위해 진실을 쫓기 시작한다. 엄마와 딸이 서로를 이해하고 고통을 치유해 가는 긴 시간. 두 모녀는 끔찍했던 전쟁의 과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영화제 소개글. 보스니아 사태 당시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고통을 다룬 영화로, 12세 소녀와 홀어머니가 보스니아 내전의 후유증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미혼모인 에스마는 딸 사라와 함께 사라예보의 그르바비차 지구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가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라는 어느 날 엄마에게 그 증거를 요구하는데, 에스마는 딸의 출생의 비밀 때문에 괴로워한다. 사실 사라는 전쟁 중에 수용소에서 비인간적인 조직적 강간을 당해 생긴 아이였던 것이다. 발칸전쟁의 상처로 고통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보스니아 출신 여성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의 데뷔작이다.
제작노트
세르비아군의 ‘인종 청소 프로젝트’
그 무자비했던 실상을 고발하는 ‘여성’영화!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과거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현재에 영향을 미치며 생활 곳곳에 그 흔적을 어떻게 남기고 있는지를 절묘하게 포착하면서, 전쟁 세대와 후세대의 아픔을 함께 얘기하고 있는 영화 <그르바비차>는 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이 저질렀던 만행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으로 보스니아 여성 2만 명이 조직적으로 강간당했으며, 10만 명이 목숨을 잃었던 과거를 현실과 접목시켜 그때의 고통을 두 배로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특히 세르비아군의 강간은 단순히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스니아 여성에게 세르비아 혈육을 낳게 만들려는 치밀한 ‘인종 청소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던져준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장 큰 상처와 아픔을 숨기면서 살아야만 했던 이들의 모습을 ‘여성’감독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영화가 바로 <그르바비차>이다.
2006 베를린 영화제가 손을 들어준 ‘평화의 영화’
2006년 2월19일 제5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선택은, 또 한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었다. 황금곰상을 놓고 경쟁한 <소립자>,<관타나모로 가는 길>, <오프사이드>등을 포함 19편의 쟁쟁한 작품들을 물리치고, 보스니아 출신 여성 감독이 데뷔작 <그르바비차>로 상을 받는 순간, 많은 영화인들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 선택에 반대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이 작은 영화가 가진 진정성 때문일 터.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에 비해 특히 정치적, 사회적인 색이 짙은 영화제로 유명하다. 이번 역시<그르바비차>를 비롯하여 정치적 문제를 중요하게 다룬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얻었는데, 베를린 영화제로 인해 세계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거론되어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길 바라는 희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제 56회 베를린 영화제는 <그르바비차>에게 황금곰상과 함께 평화 영화상, 에큐메니칼 심사위원상등 3개 부문을 동시에 수여하며, 발칸 전쟁의 어두운 그늘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라예보를 세계적으로 고발 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르바비차>
이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길...
제 5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시상식장에서 무대에 오른 ‘즈바니치’ 감독은 “13년 전 보스니아에서 2만 명의 여성을 강간하고 10만 명을 살해한 ‘라도반 카라지치’와 ‘라트코 믈라디치’가 아직도 유럽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유럽이고 아무도 그들을 잡는데 관심이 없다. 이 작은 영화가 보스니아에 대한 당신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직후 언론들은 보스니아 회교도 인종청소의 주범인 ‘라트코 믈라디치’가 체포되었다, 투항 협상이 진행 중이다,라며 보도기사를 내놓기에 바빴다. 이 영화 <그르바비차>가 베를린에서 수상하지 않았더라면, 유럽 언론들은 13년 전 사건을 다시는 꺼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영화 한편이 그 나라의 여성을 구제시키고, 전쟁의 흔적을 깔끔하게 지울 수는 없겠지만, 전쟁의 참혹한 실태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잠깐의 동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르바비차>는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 영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한 편의 영화, 한 권의 책은 어쩌면 인간이 살아가는 큰 자양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먼 나라 발칸반도의 이야기라고 외면하지 말자.
그들도 이 땅에 살고 있는 같은 인류 같은 사람들이다.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보듬고 사랑해주자.
도꾸리 안경 쓰시고 멋들어진 영화 평론가 고 정영일씨라면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 마디쯤 의미심장하게 날려주지 않으셨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