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으로 인해 밥값도 뛰어올라 버렸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 밥집에 매달린 앞자리 숫자가 티나게
고쳐진 메뉴판을 보는 기분은 씁쓸함이 묻어난다.
자연스럽게 비싼메뉴엔 시선이 가질 않게 되고 그냥저냥
먹을 만한 적당한 가격대의 메뉴를 선택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사무실 앞에 먹을 만한 곳은 사실 없다.)

사무실 앞에 있는 자주 가는 식당도 역시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힘없는 직장인들이야 찍소리 않하고 한숨 몇 번 내뿜고
올라버린 가격의 밥알을 씹어주면 그날 하루 점심시간은 과거가
되버린다.

어제도 역시 그 식당에 가서 점심을 청하였는데 가격의 변동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좀 지나치게 올린 가격으로 인해 매상이
떨어졌는지, 몇 개의 품목에 대해선 다시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이
눈에 띄었다.

밥 먹으며 막내와 메뉴판에 대해 궁시렁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e님이 살짝 끼어든다.

"뭐 밥 한끼 먹는데 이것저것 따지고 그래. 날 봐.
난 메뉴판 가격 신경 안쓰고 그냥 시키잖아."

평소 얌전하던 막내가 곧바로 클린히트를 날려버린다.

"저희는 돈 내고 밥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데요?"

하루 한끼야 별 감흥이 없지만, 한 달 식대를 계산해보면 분명
차별적인 직원복지인데, 누리는 사람은 그 편안함을 가끔씩
망각하곤 한다.

뱀꼬리 : 일주일에 두 번은 등푸른 생선을 먹어줘야 한다는 부분에선
어이상실을 느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L.SHIN 2008-03-2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이 글이 오르기 직전에 '메피님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 했었거든요. ( -_-)
맨날 보면서도 안 보이면 왜 그렇게 찾는지. 그렇다고 제가 스토커는 아닙니다만.ㅋㅋ

마노아 2008-03-2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락을 싸갖고 다녀야 할 충동을 느끼는 요즘이에요.

푸른신기루 2008-03-28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님이 받는 복지가 뭔가요??
식사에도 직원복지가 있어요?? @_@a

무스탕 2008-03-29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동네 친구랑 점심을 먹는데 해물칼국수가 1인분에 5천원 하던것이 10%나 인상되서 5,500원 하더군요 @.@
아까워서 한 가닥도 남기지 않고 모두 건져먹어고 왔어요..
(그래도 그 집은 맨날 손님이 다글다글하니 신통한 노릇이야..)

Mephistopheles 2008-03-2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님 // 저야 늘 사무실-집-집-사무실을 오가는 바람직한 중년가장이랍니다. (이런 교과서적인 답변)

마노아님 // 식자재 값이 올라버렸기에 도시락을 싸도 매한가지에요. 마님왈 반찬을 뭘 싸줄까 고민할 바에는 차라리 사먹는게 낫지 않을까? 라고 하더군요..

푸른신기루님 // 음..좀 복잡합니다. 원래 이 분이 사무실에서 월급을 받고 일을 하실 계획은 아니였고 그냥저냥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CAD)나 배워보자고 나오기 시작하셨거든요. 소장마마 친구분이고, 그래서 점심값은 어쩌다 보니 사무실에서 나가기 시작했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정식채용, 연봉을 받는 입장이 되버렸죠.(이것도 참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습니다.) 근데 채용 전 식대 제공이 사라지지가 않더군요. 그러니까 그 분은 사무실 출퇴근 시 잡비를 빼면 교통비만 소요되는 상황이라지요. 다른 직원들은 한 달 식대로 5만~6만이 나가는 상황인데요..

무스탕님 // 식자재 값이 올라 음식값 올리는 것도 먹는 장사하는 사람들에겐 그닥 도움이 안될꺼에요. 가격 올린다고 그만큼 본인들이 마진을 보는 건 아니니까요. 재미있는 건 생산을 하는 분들도 역시나 마진이 높아진 건 아니고..결국엔 언제나 그렇듯 중간에서 다 빼먹는거죠.. 음식점이야. 일단 맛있으면 가격이 소폭 오른다 한들 사람들은 꾸준하게 들어올꺼라고 보여집니다.^^

라로 2008-03-2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딸아이가 좋아하는 닭꼬치가 있는데 하나에 천원이에요.
그래서 N군꺼까지 2개를 사오라고 이천원을 줘서 보냈더니
하나에 300원씩 올랐다고 오른것도 모르고 간 아이를 돌려보냈더라구요,,,
저 같으면 이번엔 그냥 줄테니 다음부터는 300원 더 가져오라고 할텐데...

Mephistopheles 2008-03-29 13:12   좋아요 0 | URL
잠정적인 단골고객을 600원에 잃어버린 상술에 상자도 모르는 저질장삿꾼인게죠..^^

웽스북스 2008-03-2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분이 그, 노인을 위한 사무실 논란에 서계시던 그분이신가요?

웽스북스 2008-03-2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분이 그 '이미 한 명으로 충분히 사무실은 손해를 보고 있는데 말이다'의 그 이미 한 명이군요 ㅋㅋ (가서 찾아보고 왔다는)

산사춘 2008-03-30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싸봐야 사천원짜리 먹다가 간만에 시내생활해보니
회사 근처 식당밥 진짜 비싸더라구요.
오륙천원... 등푸른 생선 먹으면... 어후...
사무실 정리되면 나가기 귀찮기도 하고 도시락 싸려구요. 흙흙

Mephistopheles 2008-03-30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 두번째 댓글이 정답이겠죠..??ㅋㅋ
산사춘님 // 제가 다니는 사무실이 서초구라서 땅값도 더럽게 비쌉니다. 그 땅에서 장사하니 본전 뽑을라면 열심히 올려야 겠죠. 등푸른 생선...몸에 좋은 거 누가 모르나요. 돈 안내는 사람이야 일주일에 두 번 부담이 없지만 돈 꼬박꼬박 내고 먹는 사람은 좀 그렇죠. 더더군다나 한밥상에서 누군 돈내고 누군 돈 안내고..빈정상하기까지 한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