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도가니는 쑤기고 온몸이 얻어맞은 듯 합니다..그래도 간만의 산행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오전 10시
예정대로라면 9시30분에 시작..했어야 했지만 일행 중 2명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10시부터
시작.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제법 많다. 아마도 중규모 이상 되는 기업체에서 단체로 금요 산행 일정이 잡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엄청난 무리의 사람들이 한곳에 뭉탱이로 몰려 있는 장면 포착..
코스는 예정대로 서울대쪽에서 출발하여 삼성산 정상인 국기봉을 거친 후, 삼막사를 지나 염불사를 거친 후 안양 쪽으로 하산...예정했던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오전 11시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였기 때문에 별 고생 없이 올라가고 있었지만...국기봉 바로 아래부터 문제의 코스등장...일명 깔딱 고개란다.. 그 후 국기봉 정상까지 뭔 정신으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붕대로 감은 발목은 시큰거리지 몸은 물에 젖은 스폰지...운동부족현상 여실히 증명된 정상등반이였다는....

정상에서의 한컷...혹은 증명사진..??
오후 12시
국기봉에서 내리막길로 삼막사에 들려 사찰 구경....
사찰은 어느 돌아가신 분의 넋을 기리는지 스님이 염불이 울려 퍼지고 있었고, 법전 안에는 눈물 닦는 일단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느 분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곳으로 가셨길....

때마침 풍경까지 울려주는 바람의 고마운 센스~~!
양지바른 사찰 마당에 배 깔고 널브러져 있는 개 팔자 상팔자를 몸소 실천하시는 견공발견...절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오고가는 등산객들에게 매우 매우 처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늬들이 불심을 알어!! 말을 하는 동물이라면 이 대사는 꼭 할 것 같은 움직임...
오후 1시~2시
등산을 해본 사람들은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더 힘들다고 한다.
이제부터 고행시작이다. 이젠 다리가 지멋대로 경련을 일으켜주신다..(몇대 패주니 정상으로 돌아온다.) 내려가는 길에 염불사를 들렸고, 일행하고는 꽤 떨어져 호젓하게 유유자적(말이야 이렇지 무릎과 발목이 쑤셔 죽는 줄 알았다는..)산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
두 번 정도 자빠질 뻔했던걸 무슨 메트릭스 흉내처럼 온몸을 뒤틀며 가까스로 넘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모면할 수 있었다. 산행을 끝내고 안양쪽 관악산 입구에서 홍어회무침과 빈대떡 냉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산행을 마쳤다.
산행 중 섭취한 음식물 : 포카리스웨트 1병, 물 반병, 오이하나 양갱하나..
산행 후 느낀 점 : 난 확실한 운동부족이다.
후유증 : 아직도 온몸이 뻐근...올라가기 바로 직전에 감은 압박붕대의 효과는 제대로 봤다.
얻은 것 : 다량의 내 맘대로 찍은 사진..안양쪽 입구에 대규모의 예술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다시 방문예정)
잃은 것 : 세월의 무상함(나도 한때 등산하면 날라 다닌 적이 있었음), 다량의 수분과 칼로리....
뱀꼬리 : 등산 후 먹는 막걸리는 꿀맛이라는 변함없는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