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건너편에 고물상이 하나 있다.
이 곳으로 이사하기 전부터 있었으니까 지금 머물고 있는 건물이 신축이고 하니 아마도 지금
건물보다 더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제법 시끄럽다는 것....
창가의 내 자리에서 살짝 고개만 빼꼼 쳐들어도 아침일찍부터 고물 싣는 소리에 가끔의
고함소리가 제법 분위기 산만해주게 만들어주니 말이다. 거기다가 좁디 좁은 2차선 도로에
왠 트럭들은 그리도 자주 들락달락 거리는지..
어쩌다 거대한 철판같은 고물이라도 싣고 내리다 보면 귀청을 찢는 굉음도 종종 들리기도 한다는...
가뜩이나 연일 야근으로 심신이 예민해진 마당에 곱게 보일리가 전혀 없겠거니와 어쩌다
비정상적인 사람속내를 후벼파는 굉음이라도 내면 사바나의 사자마냥 으르렁 거리기를 수차례....
장점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오직 단점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며 장소로 밖에 인식이 안되었다.
그.러.나.
옛 현인들이 말하길 아무리 극악을 치닫는 사람이나 사물이라도 장점을 찾고 찾아보면 꺼칠하게
털을 곤두세울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했다던가.. 얼마 전 사무실에 뭉탱이로 모여있는 폐지 처분을
하면서 건너편 고물상의 숨어있는 진가을 발견하게 되었다.
A3종이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상 제법 폐지가 많이 나오다 보니 이걸 처리하는 건 사실 곤욕 중에
곤욕이였다. 일부러 사람을 불러 실어가기를 수차례 어쩌다 까칠한 사람이라도 만나면 밖에서
대기 중이신 고귀한 님에게 에너지 소비하면서 묶어서 날라야 하는 것이 지속되는 현실이였다.
우연히 창밖에서 삼삼오오 사람들이 종이 뭉치를 그 고물상에 던져놓고 가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사무실 폐지 문제가 해결되버린 것..
자주 들락달락 거리다 보니 안면도 트고 친분도 쌓이다 보니 이젠 처리하지도 않는
고물(깨진 유리, 혹은 플라스틱류)등도 처리해주는 단계까지 도달해 버렸다는...
또. 그.러.나.
해탈, 혹은 득도의 경지에 도달하는 옛 선인들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싶어도 매일 야근 안하고
도망가는 사람만큼은 절대 곱게 보여지지가 않는다는.......동전의 양면이 있다고 하지만 특정개인을
동전으로 비유하자면 전을 던져 앞면 혹은 뒷면이 아닌 이도저도 아닌 옆면이 까칠하게 세워지는
극악의 단점만이 캐치되니...
득도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일지도...??
뱀꼬리 : 대체 뭔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