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글을 보면 혹은 가끔씩 공개되는 깜찍(?)버젼 사진을 보고 있자면 포니를 연상했습니다.


착.각.이.였.습.니.다.

 

마태우스
술에 취해 들어간 어젯밤, 어느 미녀분의 제보를 받고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 미녀로부터 "바람구두님이 님한테 돌아오래요!"란 말을 들었을 때 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알라딘에서 가장 글을 잘쓰시는 분에게 제가 어떤 항변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님의 글을 읽고나니 과연 그럽디다. 잠시 동안 멍했던 건 꼭 술 탓만은 아니었습니다.. 미사여구를 쓰지 않더라도 이렇듯 글이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멍했고, 글에서 보이는 님의 우정에 멍했습니다.

알라딘에서 보낸 헤아릴 수 없는 좋은 시간들에 비하면, 제가 서재를 등진 사건은 크게 보아 별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물론 여대생님이 문을 닫은 건 제게는 큰일이지요). 당시 저를 휘감았던 분노는 지금 많이 가라앉았고, 그때로 시계를 돌린다 해도 제가 서재문을 닫는 게 과연 옳은 일이었는지 저 자신도 선뜻 대답할 수가 없네요. "난 구조적으로 알라딘을 나갈 수가 없다"고 늘 얘기했고, 다른 분들께 "서재문을 닫지 마세요"라고 호소했던 제 과거를 돌이켜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살다가 열이 받는 건 통일이 안된다든지 사회복지가 열악하다든지 하는 거시적인 것보다는 바로 눈앞에서 어떤 이가 제 발을 밟는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기 마련이고, 저란 놈도 그리 이성적인 놈이 아닌지라 남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해버리곤 한답니다.

제가 나간 건, 그리고 돌아오지 않고 버티는 건 매우 빈약한 논리 위에 서 있습니다. 제가 나간다고 해서 여대생님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악의 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 무의식을 분석해 본다면 저는 제 자신이 뭐라도 되는 양, 다시 말하자면 “나 없이 니들이 잘 살 것 같아?”라는 치기어린 마음에서 서재문을 닫았을 것이고, 조금은 썰렁해진 알라딘을 보면서 “거봐, 내가 뭐랬어?”라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서재문을 닫았을 때 남은 사람이 얼마나 속상한지를 여러번 경험해본 제가 알량한 자존심을 채우려고 계속 밖에 있다는 건 정말 말이 안되겠지요. 제가 나가야 할 이유가 3이라면, 돌아가야 할 이유는 97 정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란 놈이 이성보다는 감성에 더 크게 좌우되는지라 이치에 맞는, 그리고 미녀들이 주로 다니는 좋은 길을 외면하고 어둡고 음습한 길에서 헤맸던 적이 아주 많답니다. 지금의 방황도 아마 그런 연장일텐데요, 이게 다 젊게 살려고 노력하다 정신마저 미숙해진 결과인 듯합니다. 고삐로 통제가 안되는 야생마, 제 안에는 길들여지지 않은 말 한 마리가 들어 있고, 저 자신도 그 녀석을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약속드릴 건, 지금까지의 제가 그 야생마에게 이끌려 다녔다면 이제부터는 그 녀석을 제가 한번 길들여 보겠습니다. 과연 그 녀석을-참고로 백말이고 머리에 뿔도 나 있습니다-언제나 길들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 길들일 수 없는 말은 없고, 말을 완전하게 길들이는 그날이 제가 알라딘에 돌아가는 날이 될 것입니다. 애정어린 편지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꾸벅.

윤기나는 묵색의 털을 가진 야생마가 아닌 뽀얀 상아빛 야생마셨습니다.
딱 떠오르는 노래...그리고 위의 그분의 댓글내용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Владимир Высоцкий (블라지미르 뷔이소스키)
Кони привередливые(야생마)

도처에 절벽이 있다. 가장자리를 따라
나는 내 말을 채찍으로 때리며 달린다.
어쩐지 나는 질식할 것만 같다. 바람을 마시고 안개를 삼킨다.
파멸 앞에서 환희를 느낀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은 내려치는 채찍을 따르지 말아라.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나는 사라지리라... 폭풍이 나를 쓸어버리리.
아침에 눈 위를 썰매를 따라 끌려가리라.
나의 말들아,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달리자.
비록 얼마만이라도, 마지막 안식처에 이르기까지 길을 계속하라!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에게 명령자는- 채찍과 회초리가 아니다.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우리는 성공했어요. 하느님 초청으로 가는 손님이 늦을 수 없어요.
왜 천사들이 저런 흉한 소리로 노래를 부를가요?
내가 통곡할 때, 새종 너는 왜 울고 있느냐?
나는 왜 말에게 썰매를 빨리 끌지 말라고 소리치는가?
말들아, 좀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너희들은 내려치는 채찍을 따르지 말아라.
왜 나에게 이러한 야생마들이 주어졌을까?
끝까지 못 살았고, 나는 마지막까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나는 말들을 노래하리라. 못다한 노래를 부르리라.
절벽 끝에,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어서서...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69046
(페이퍼의 재활용~~~)


공개된 그분의 댓글을 보고 느낌 제 감정을 표현하자면 이 곡이 떠오릅니다.

그대 없이는 못살아
-패티 김-

좋아해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
저 하늘에 태양이 돌고 있는 한 당신을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
밤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는 한 당신을 좋아해

그대 없이는 못살아 나 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사모해 사모해 당신을 사모해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당신을 사모해
사모해 사모해 당신을 사모해
장미꽃이 비오기를 기다리듯이 당신을 사모해
그대없이는 못살아 나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사랑해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이생명 이 마음을 다 바쳐서 당신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영원히 영원히 변함이 없이 당신을 사랑해
그대 없이는 못살아 나 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그대 없이는 못살아 나혼자서는 못살아
헤어져서는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나혼자선 못살아 떠나가면 못살아
아아아아~~

뱀꼬리 : 커밍아웃 한 건 아닙니다..오해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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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2-2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도 정말 안 듣는 말님이에요..아무리 봐도 가서 모셔와야 될거 같아요.

비로그인 2007-02-2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2007-02-2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무관심하면 돌아오실겁니다.

2007-02-22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7-02-2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니가 아니었군요. '그 분' 이셨어요.

2007-02-23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2-2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 파비님이 주축으로 된 미녀특공대를 조직해 보심이....^^
언제나 속삭이시는 분 // Y모님이 부러면 금상첨화일텐데 말입니다..^^
테츠님 //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시면 안되죠..ㅋㅋ
물만두님 // 어머~ 냉정하기도 하셔라~~ 방임주의같아요~~
패밀리 속삭이신 분 // 흥~ 님은 지금 완젼 나몰라패밀리 라는 사실을 아시죠..ㅋㅋ
새벽별님 // "성난만두"버젼 같습니다...만두님 화나면 무섭잖아요..^^
다락방님 // 예...말을 참 안듣는 말분..이십니다..ㅋㅋ
미모로 밀어붙이신다고 속삭이신 분 // 부디~ 그렇게 해주세요..성공만 하시면 님을 열사로 추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