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로메로 감독이 원조이며 좀비가 주제인 대부분의 고어물들은 제법 잔혹하고 흉물스럽다. 그도 그럴것이 좀비라는 몬스터가 사람들에게 혐오감과 공포를 주기에는 맞춤형 몬스터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형상..혹은 과거에 사람이였던 이 몬스터들은 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 혹은 생화학무기의 유출 등등 시대적인 문제점들이 원인이 되어 되살아나 버린 시체들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영화계에 데뷔를 했었다.혹은 가끔 B급 영화에서는 주술로 인해 부활한 살아있는 시체들의 모습으로도 나타내어진다.

호러영화의 고전명작이 되버린 조지 로메로 감독의 좀비시리즈 3종셋트

처치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하고 머리를 분리해주거나 머리를 박살내주면 그걸로 끝...하지만 무서운 사실은 일단 물리면 전염되버린다는 것...살짝만 물려도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좀비로 재탄생한다는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동양에서는 서양의 좀비의 개념이 "강시"의 개념으로 공포영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을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는 정도이다.(그나마 이제 한물 가서 강시 관련 영화는 나오질 않는다.)

시대가 지나면 몬스터도 업그레이드가 된다고나 할까.
그 과거 조악하고 조잡한 특수분장과 효과로 만들어진 좀비 호러물들의 경우, 그들의 행동은 매우 굼뜨고 거기다가 상당히 느려터졌었다. 거의 굼뱅이 수준이였던 것....
그러나 요즘 리메이크되어서 나오는 좀비호러물(새벽의 저주,랜드 오브 데드)에 출연하는 좀비들을 보면 제법 재빨라졌고 달리는 수준도 거의 육상선수 수준을 능가하게 되버렸다.

전작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요즘 나온 좀비물들..

그리고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은 짙은 사회풍자성을 내포하고 있다.
상실된 인간성과 좀비들에게 둘러싸여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투쟁하는 생존자들의 비굴하면서도 비겁한 모습까지..특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초기 작품에서는 마지막 생존자가 흑인이였으나 결국 좀비토벌대의 오인사격으로 인해 막판 좀비들과 함께 화장되버린다는 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까지 내포되어 있는 짙은 사회성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우중충하고 칙칙함으로 일관적이던 좀비관련 영화들 속에서도 그 빛을 발하는 영화가 하나 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Shaun Of The Dead"라는 영화. 국내 제목으로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로 통용이 되며, 국내산 제목처럼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을 제법 뒤집어 준다. 물론..사지가 절단되고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장면만큼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음에도.....



포스터에서의 유일한 정상인인 "숀"의 표정이 제법 심각하다. 그러나 영화내용은 전혀 심각하지 않다.

줄거리 또한 황당하다. 기존의 좀비영화들은 좀비가 전멸하느냐 아니면 전인류의 좀비화냐가 결론이였으나. 이 영화는 황당하게..좀비와 인간의 공생으로 결론된다.

주인공인 숀 역시...저언혀..심각하지 않고 전언혀 용감하지도 않다. 오히려 비겁,비굴쪽에 가까운 인물이다. 실제생활 역시 그냥저냥 별볼일 없는 직업을 가진 평범한 인물일 뿐이다.



우유부단의 결정체...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 "숀"

거기다 주인공의 옆에는 피해를 주면 줬지 전혀 도움이 안되는 백수친구 하나가 존재하기까지한다. 처해있는 상황또한 암흑 그자체이다. 사랑하는 어머니는 재혼을 하겠다면 남친을 사귀었고...새아버지뻘 되는 그 남친은 주인공 "숀"을 지독히도 싫어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 역시 얼마전 딴 남자에게 빼았긴 상황...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숀과 백수친구 베니...(왼쪽이 베니, 오른쪽이 숀)

이런 지독하면서 별볼일 없는 현실속에서 재앙은 닥쳤고, 그 재앙을 교묘하게 회피한 숀과 그의 일행들의 도피행각으로 이야기는 진행되어 간다.



숀과 베니..그리고 숀의 여자친구와 그녀의 친구..거기다가 여자친구의 현재애인인 남자와 숀의 어머니..

처음 상황을 인식 못하고 우왕좌왕 도망만 다니던 숀의 심리는 "위기를 기회로!!"라는 생각으로 인해 빼앗긴 여친을 다시 쟁취 한다는 엉뚱한 상상과 원수같은 어머니의 남친 제거 작전까지 진행되게 된다. 물론 상상만큼은 완벽하지만 그 결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긴 하지만.



그들이 최종 대피처라고 생각하는 단골 술집으로 가는 길에 좀비무리와 마주친다. 해결방법은 좀비처럼 소리내고 좀비처럼 걸어가기...ㅋㅋㅋㅋ 그런데 이게 좀비들에게 통한다는 것.....

과정은 원하지 않던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빼았긴 애인을 되찾고, 좀비들이 출연하는 TV쇼를 낄낄거리면서 시청하면서 이 포복절도할 고어코미디는 끝을 맺는다. 물론 창고에는 좀비로 돌변한 백수친구를 사육(?)하면서....







영화속의 가장 인상깊던 명장면..술집으로 무사히 대피했지만 술집안에는 이미 좀비로 변한 술집주인이 도사리고 있었다. 랜덤으로 켜지는 쥬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Queen의 "Don't stop me now"에 맞춰 좀비를 구타하는 장면..지나치게 유쾌하다...

분명 그로테스크하고 흉물스러운 좀비가 득시글 거리면서 나오는 영화이지만, 왠만한 코미디를 능가하는 그 재기발랄함에 난 아직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혼자서 낄낄 거리면서 웃게된다.

상황의 재해석, 생각과 발상의 전환. 그 모든것을 이 영화속에 제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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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1-2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재밌을것 같아요. 뉴욕가서 B와 보면 딱 좋겠다는 ㅎㅎㅎ

짱꿀라 2006-11-2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를 가장한 코메디 물 영화라 재미있겠는데요. 근데 너무 근사하게 글을 쓰셨네요. 설명도 잘하시고요. 잘 읽고 갑니다. 내일은 님이 추천해준 영화나 한편 봐야 겠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Mephistopheles 2006-11-2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출현하신 하이드님 // 일단 반갑습니다..덥석..아 B와 함께 보시기에는
아주 적절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보시게 되면 우히히 맘껏 웃으시길..숨어
있는 유머도 제법 많은 영화랍니다..^^
산타님 // 하하..근사하다뇨..글쎄 전 양산박 앞을 지나가는 농민 1의 실력뿐이랍니다..^^ 그리고..이영화 아마 출시 안되었을 껍니다...^^

마노아 2006-11-2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사진 보고 화들짝... 놀랐어요..ㅠ.ㅠ 글은 못 읽고 패쓰..ㅡ.ㅡ;;;;;
간밤 꿈도 사나웠거든요. 아.. 기가 허한가 봐요...;;;;

페일레스 2006-11-26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얼마 안되는 "고어물의 포장을 뒤집어 쓴 코미디 영화" 중 가장 재미있던 건 피터 잭슨이 뉴질랜드 시절 만든 [데드얼라이브]였습니다. 메피님은 이미 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사천억짜리 동인지 [킹콩] 초반부의 섬 장면을 보면서 [데드얼라이브] 초반부가 생각났더랬습니다.

Mephistopheles 2006-11-2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 이거..코미디에요 코미디...ㅋㅋ
페일리스님 // 아....피터잭슨의 데드 얼라이브...저 그거 보면서 대굴대굴 굴러다녔습니다..ㅋㅋ 이 영화도 꼭 구해보시길 페일레스님..많이 구르셔야 할껍니다..^^